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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와로 노래하는 화가, 장정웅의 ‘그림짓기’
기타 마감

2005-06-29 ~ 2005-07-05



+ 일시: 6월 29일(수)~7월 5일(화)
+ 장소: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 문의: (02) 736-1020

망와 화가 장정웅이 지난 40여 년 그림인생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개인전을 연다. 우리나라 전통소재로 그림을 그리는 한국화가들이 많지만 ‘망와’를 주제로 하는 화가는 그가 유일하다.
[望(망)], [바래기], [지킴이의 노래] 등 그의 망와 시리즈는 한지 위에 혼합재료를 이용, 황(黃), 청(靑), 백(白), 적(赤), 흑(黑) 오방색으로 채색하여 그 빛이 곱고 화사한 것이 특징. 중앙에 배치한 망와를 중심으로 구성의 골격을 세운 후, 뚜렷한 원색으로 분할한 색면 위에 서로 연관이 없는 듯한 다양한 이미지를 배치하였다. 한지 위로 살며시 들어나는 빗살무늬는 그의 숨은 기법이라고. 그의 그림을 들여다 보면 망와의 다양한 모양새와 표정이 재미있다. 더불어 십장생, 꽃과 동물, 항아리, 한복 저고리 등 따로 또는 한데 모여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소정 변관식으로부터 그림을 배우던 학생시절 작품을 비롯, 피난 갔던 외가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바다’, 타고난 방랑자의 기질로 그려간 ‘산과 계곡’ 등 그의 대표작 70 여 점이 전시되며, 새로워진 2005년 망와 시리즈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가 이번 전시를 ‘그림짓기’라고 부른 것은 집을 짓고, 글을 지으며 살아가는 자신의 일상이야기를 담아 화집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화집에서는 그의 초기작품부터 현재의 망와 시리즈가 나오기까지 다양하게 시도한 작품뿐만 아니라 그림쟁이가 된 사연 등 그가 직접 써 내려 간 수필, 시 등을 엿 볼 수 있다.










망와의 그리게 된 계기와 그 매력..
망와는 산수화를 그리기 위해 여행을 다니는 중 우연히 발견했다. 꼼꼼히 살펴보니, 단순한 귀면(鬼面)뿐만 아니라 기호, 양반 모습, 동물 등 많은 문양들이 있었다. 그 당시 와공(瓦工)들이 직접 손으로 빚으며 만든 그 모양새 역시 현대적이었으니 기막힐 노릇이었다.
그래서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지금의 작품의 주제가 된 것이다. 망와는 우리의 생활, 감정, 신앙 등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망와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望(망)’이란 ‘바란다’라는 것인데, 이는 잡귀, 화재를 물리치는 것을 뛰어 넘어 그 집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염원을 표현한 것을 일컫는다.



그림쟁이로 만든 인생의 좌표..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공부를 썩 잘했기에 목회자로 키우려는 부모님의 기대가 컸다. 그럴 때마다 공부보다는 화집이나 미술전집을 뒤져 한국화를 모방하여 그리는 데에 전념을 했다. 어쩌면 나의 꿈과 다른 미래를 강요하는 부모님에 대한 반항심이 아니었을까 생각하곤 한다. 초등학교 때 집안 어른들과 가까이 지내던 원경선 선생(지금의 풀무원 창립자)의 집에 심부름을 가게 되었다. 어여쁜 친구의 집이기도 했던 그 날은 무척 마음도 설렜다. 하지만 그도 잠시. 집에 들어선 순간 큰 충격을 받았다.

‘현관에 걸려 있는 작은 액자 하나. 색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서도 무수한 색을 지난 그림, 단아하고 단정한 터치로 자연에 그리고 사물에 생명을 불어 넣은 그림 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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