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아르코미술관 주제기획전-재활용 주식회사
기타
1,000원 (노인 및 장애인 무료) * 교육프로그램 별도
마감
2007-06-08 ~ 2007-07-25
○ 전시기간 : 2007. 6. 8~7. 25
○ 전시장소 : 아르코미술관 전관 (제 1, 2 전시실)
○ 전시관람 : 11:00 a.m. ~ 8:00 p.m. (매주 월요일 휴관)
○ 관람료 : 1,000원 (노인 및 장애인 무료) * 교육프로그램 별도
○ 전시설명 : 전시기간 중 주중 오후 2시, 4시 총 2회, 주말 오후 2시, 4시, 6시
○ 참여작가: 고원, 박용석, sasa[44], 사성비, 신현중, 유영호, 이미경, 이윤경, 정재철, 홍경택
“재활용 주식회사”전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재활용의 순환, 흐름을 이야기하는 전시이다. 일상과 예술이 서로를 재활용함으로써 야기하는 무형의 가치를 판매하는 회사로서, 관객이 전시를 관람 후,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작가의 작품과 상호 교류한 경험이 유머와 아이디어가 가득 찬 일상으로 재유통 되도록 하고자 하는 전시이다. 그래서 초대작가들(고원, 박용석, sasa[44], 사성비, 신현중, 유영호, 이미경, 이윤경, 정재철, 홍경택)과 함께 일상과 예술의 경계에 대해 지금의 조형어휘로, 다시 물음을 제기하며 “선택, 수집, 소유, 소비, 재생산”의 과정에서 나오는 현상들의 다양한 경로를 추적해보고자 한다.
[전시공간 연출 및 작가 작품 설명]
- 미술관 외부 -
관객은 아르코미술관 매표소(유영호)에서 기존의 티켓형식의 일회용 종이 대신 속이 빈 상자와 비닐백을 입장권으로 받는다. 관객은 재활용 주식회사의 생산 라인들을 이동하는 동안, 신체의 감각을 최대한으로 열고 확장시켜 반응하면서 얻은 영감을 빈 상자에 넣어서 일상에 순환시킨다.
외부공간에서 제1전시실 - 재활용 제1라인(엮음) - 으로 들어가는 통로에는 사람이 한명 들어갈 정도 크기의 빨간색 우편 부스가 3개 놓여 있다. 빨간색 우편 부스에는 신현중이 세계 각지를 돌면서 수집한 코카콜라 캔과 지난 전시에서 관객들이 상상과 염원이 담긴 엽서들이 담겨 있다. 미술관 안쪽에는 우체국 사무소가 설치되어 있는데, 관객들은 이곳에서 받은 우편엽서에 각자의 소망을 적어 작가에게 보낸다. 작가는 이 우편엽서에 일일이 답을 해 다시 관객에게 돌려준다.
- 제1전시실 -
재활용 제1라인으로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긴 복도공간에는 정재철이 오랜 기간 수집한 액자들이 공간을 따라 하나의 띠를 형성하고 있다. 액자 안 이미지들은 작가가 직접 실크로드를 이동과 그 과정에서 전달한 폐현수막의 활용을 보여준다. 실크로드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에서 버려진 폐현수막을 수집, 세탁, 포장하여 중국, 인도 파키스탄, 네팔의 지역민에게 전달하고 그들의 일상에서 그것이 활용되는 모습을 다시 수집한다.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통한 폐현수막의 이동 경로를 보면서 하나의 사물이 다른 문화, 제도의 틀 안에서 어떻게 유통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 공간에 만들어진 좁고 어두운 통로를 지나면 박용석이 철거지역을 돌면서 수집한 400여개의 전구들이 바닥에 틈 없이 촘촘히 깔려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 전구들이 빛을 내며 환하게 비추는 공간은 존재하나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기념’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형광등의 수명이 다하여 꺼짐으로써 ‘사라지는’ 것에 의해 변화되는 공간을 체험케 한다. 또한 박용석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tv의 채널을 돌리는 와중에 보이는 찍찍거리며 순간 발생하는 빈 공간을 포착하여 존재하지만 스쳐 지나거나 사라지는 것을 확인시켜준다. 채널과 채널의 사이공간을 활용하여 ‘사’, ‘랑’, ‘합’, ‘니’, ‘다’라는 일생에서 하이라이트적인 단어를 소리로 입힘으로써 생명을 불어넣는다.
반대편에는 sasa[44]가 국민가수 조용필을 작업의 시발점으로 삼아, 시대적 사회적 맥락을 작가 고유의 치밀한 조사와 편집증적 수집 방식을 통해 ‘조용필 아카이브’를 구축한다. 짙은 초록색으로 칠해진 벽면에는 최초로 조용필을 소재로 회화를 그린 작가 이동기의 조용필 인물화가 걸려있고, 이를 중심으로 주변에는 ‘조용필 아카이브’에서 선택된 조용필의 인상적인 이미지들이 배치된다. 박물관에서 볼 수 있을 법한 고전적인 수제 금장 액자 안에 넣어져 있는 이미지들은 우리 시대의 단면을 드러내는 묘한 힘을 발휘한다.
- 제2전시실 -
미술관 외벽의 오르막길을 통해 제2전시실 입구에 곧장 다다르면, 재활용 제2라인의 문이 나온다. 사성비의 b 브랜드 로고 디자인은 인터넷을 통하여 잘 알려진 유명 브랜드를 선택하고 그 로고 안에 있는 ‘b’만을 수집하여 새로운 b를 만들어내는 작업이다. 마치 백화점의 고급 숍 쇼윈도우를 연상시키는 공간에는 사성비 브랜드의 신발, 옷, 가방이 진열되어 있다. 유년기 인형놀이에서 발전된 이 작업은 기존 브랜드의 인터넷 싸이트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아날로그적으로 오리고 붙여서 실제 우리가 착용 할 수 있는 사이즈로 만든다. 여기에는 알파벳 ‘b'나 옷, 가방, 신발이 보여주는 형태의 반복과 증식을 통해 비고정적인 또 다른 대상을 생성시킨다.
제2전시실 - 재활용 제2라인 - 의 공간은 높이 140cm의 담장으로 구획이 나눠진다. 오래전 집집마다 놓인 담장이 낮아서 서로 담을 사이로 소통하는 열린 공간을 형성하고 있었던 점에서 착안하여 아이디어가 서로 교류하면서 섞이는 형태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미경은 실제 자신의 거실에서 사용하는 일상 용품들을 유머와 위트를 더해 미술관 전시실에 가져다 놓는다. 이를 통해 우리 미술관에는 현재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멋들어진 라운지를 만들어 놓았다. 라운지에 놓인 가구들은 이미경의 선택과 활용에 의해서 실제의 기능이 전이된 것인데, 전시 공간 내에서 이들은 관객과 작가의 선택에 의해 일상용품과 미술오브제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상황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곳은 “시인 고원과 함께하는 시낭송”과 같은 워크숍이 진행되는가 하면 고원의 문학작품들 읽는 고원의 작업을 위한(?) 감상실로도 기능한다.
담장을 옆으로 한 벽면에는 시인 고원이 만든 “시”, “시”, “하”, “다”라는 제목의 작품이 설치된다. 벽면에는 작가가 70년대에 수집한 잡지 ‘라이프’, ‘자이트’의 표지가 각각 24점씩 배치되어 있고 그 각각의 중앙에는 고원의 구체시가 한 점 들어앉아 전체를 또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변화시킨다. 그리고 맞은편 담장은 작가의 책장이 짜여져 있는데, 여기는 그동안 작가가 해온 다양한 구체시 작업들을 만날 수 있게 되어 있다. 구체시와 관련된 고원의 자료들은 미술관에서 읽거나 무료로 가져갈 수 있다.
담장을 따라 걷다보면, 어두운 공간이 나오고 뚜껑이 없는 두 대의 그랜드 피아노를 발견하게 된다. 속이 다 드러난 피아노에 연결된 무수히 많은 수직의 줄들은 다시 허공을 좌우로 가로지르면 막을 만든다. 작곡가 이윤경은 관객의 움직임을 모아서 음악을 구성한다. 관객이 일정 공간을 지나가면 그곳에 설치되어 있는 센서가 작동하여 줄이 흔들리고 그것이 소리를 만든다. 관객은 자신의 움직임이 음악으로 재생산되는 상황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빈틈없이 꽉 채워진 캔버스 회화로 잘 알려진 홍경택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캔버스 그림이 기대되는 자리에는 숨막히듯 벽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