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의 인간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면서 지켜야 할 원칙들이 어느 때부턴가 조금씩 훼손되기 시작했다. 환경의 파괴는 단지 인간이 자리한 공간의 파괴를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인간도 자연의 한 일부로서 오염의 확산이나 핵의 공포 등과 더불어 조작된 자연, 즉 유전자 조작이나 복제 등에 의한 인간과 자연의 존재방식의 파괴에 다름이 아니다. 자연과 인간은 결코 둘로 분리할 수 없는 하나로서의 유기체이며, 어느 한 쪽이 상처를 입게 되면 다른 한쪽도 같이 깊이 상처를 입게 됨으로서 인간의 모습, 그 존재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나의 작업은 자연과 인간, 삶의 모순과 이에 대한 화해를 갈구하는 작업이며,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인간의 순수함과 건강함을 표현하고자 한다.
순수하고 건강한 자연과 그 안에서 자리하는 인간 내면의 근원적 원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며, 자연 속에서 자연과 동화하며 사는 인간들의 꿈을 그리고자 하는 것이다. (작가노트)
# 김해성의 작품세계
순수 자연과 인간 내면의 근원적 원시성
서양화가 김해성은 하나의 유기체로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조형적 탐구를 끊임없이 시도해 온 작가이다. 그의 작품의 뿌리는 자연 파괴, 나아가 인간 파괴로 이어져 가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방식 파괴다. 이런 참담한 현실 속에서 화면은 근원적 원시성이 숨 쉬는 자연과 인간, 동물에 멈춰 선다.
활짝 핀 꽃과 푸른 나무, 드넓은 들녘, 그리고 그 안에서 자라나는 인간들과 말, 사슴, 새 등이 화사한 색채로 유토피아적 세계를 자아낸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는 ‘자연 속의 인간’을 주제로 인체와 자연과의 조화를 시도하는 색다른 화면을 연출해 왔다. 그는 자연과 인간, 삶의 모순과 이에 대한 화해를 갈구하며, 인간의 순수함과 건강함을 표현해오고 있다. 또 순수하고 건강한 자연과 그 안에서 자리하는 인간 내면의 근원적 원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김해성은 자연과 동화하며 사는 인간들의 꿈을 화면에 몽환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강렬한 색감과 발랄한 리듬감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환하게 열어주는 작업으로 우리에게 익숙했던 김해성, 그의 화면은 중후하고 감성적인 색감변주로 시선을 잡아끄는 힘이 있다. 작품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역동적인 선과 형태, 행위표현으로 색감과 구성의 역설적인 패러독스를 연출, 서사담론이 화면 가득 넘쳐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