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갤러리 서울에서는 12월 2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신진작가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오은정과 이경하의 2인전을 선보인다. 이 번에 선정된 작가 오은정과 이경하는 도시, 대지, 바다 등의 공간적인 대상을 이용하여 인간 삶의 보편적인 단편들을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신선한 감각으로 표출해내고 있다.
오은정은 2004 년 경희 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여 2008년에 동 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하였으며, 2005년 젊은 작가지원전을 시작으로 활발한 작업 활동을 해나가고 있다. 이경하는 2005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의 서양화과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개인전과 그룹전, 아트페어 등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신예이다.
도시를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처럼 생각하며 관찰해나가는 오은정 작가는 서울에서 접할 수 있는 혼성적 도시의 요소들을 수집 분해하고 재조립하여 자신이 상상하는 새로운 건물로 재 탄생시킨다. 작가는 사진을 찍고 프린트 한 후 오려서 재조합 한 것을 토대로 꼴라쥬 느낌의 페인팅으로 옮겨낸다. 작업 과정에서 작가는 스폰지로 반복적으로 찍어내는 기법을 이용하여 복제된 프린트 이미지의 느낌을 살려내고 도시의 획일적인 이미지를 표현한다. 건물 사이사이에 아이스크림이 녹아 흘러내리는 듯한 액체와 배경에 배치된 형형색색의 장식적 이미지는 인간이 지니는 욕망과 이상을 드러내는 것으로, 흑백으로 표현된 삭막한 도시와 대조시키고 있다. 또한, 건물의 곳곳에는 ‘영아’라는 여성이 등장하는데, 그녀에게는 지친 도시의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작가는 도시의 혼성적인 이미지와 시간의 중첩, 그리고 자신이 살고 싶은 이상향을 조합하여 새로운 도시의 공간을 탄생시키고, 인간의 끊임없는 리모델링에 관한 욕구를 유희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가 이경하는 목탄과 유화 물감이라는 이질적인 재료를 사용하여 공간과 대상을 적절히 배치하여 이상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 물질과 비물질, 영속과 유한 등 끊임없는 대립을 경험하고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다. 작가가 그려내는 공간은 하늘, 대지, 바다 등 자연적인 공간으로, 무한하게 확장되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완결되지 않은 속성을 지닌 목탄 드로잉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선을 긋고 지우는 묘사의 반복을 통해 관념적인 공간을 탄생시키고 있다. 또한, 작가의 공간 위에 묘사된 대상들은 물질적이고 현실적인 것으로, 유한하고 인공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단순한 색감으로 이루어진 유화로 표현하여 시각적으로 공간과 대조되는 구성을 창출해내고 있다. 이처럼 작가의 화면 속에 배치된 배경과 대립은 관객들의 시선 속에서 중화되어 조화로운 삶의 공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