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space perfume
미술

문의요망

마감

2010-02-10 ~ 2010-03-07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ganaart.com/exhibitions/2010-02-10_space-perfume/


space perfume_가나아트 기획팀 박미연

현대 과학의 단계에서 객관성을 담보하는 인간의 고유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문, 성문, 치열 등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인체의 각 부분일 것이다. 물론 이 발현군도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변하거나 현대 의학에 의해 인공적으로 변화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개별 인간을 특징짓고 구별할 수 있는 중요한 인체 특성이다.
이에 반해 인간의 체취는 고유한 특질을 띠고 있기 보다는 환경과 습관 등에 따라서 쉽게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쥐스킨트의 『향수』의 주인공 그르누이가 절대적인 후각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의 체취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괴물로 취급을 받는 것처럼, 인간의 체취는 인간 개개인을 구별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인간임을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인자이다.
인간의 체취는 환경과 습관에 따라 변하기도 하지만, 후각의 예민함과 기억, 경험에 따라 다르게 느끼게 한다. 떼루아와 빈티지가 동일한 와인일지라고 마시는 사람에 따라 그 향과 불러일으키는 정서가 다른 것처럼 인간의 체취도 다른 정서를 환기시키고 상이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도시 공간의 체취는 어떠한가. 인간의 손에 의해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변화하는 도시 공간 역시 산책자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다른 정서와 상이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도시 역시 다르게 경험되고 읽히며 보이는 상대적인 형태와 구조를 가지고 있다.
변화하면서 동시에 그 변화가 다르게 느껴지는 도시는 작가들에게 매력적인 이미지의 대상이 되었다. 도시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이미지 가운데, 에서는 도시를 정감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자칫 상막한 느낌의 거대한 성으로 다가올 수 있는 도시 공간을 따뜻하게 품고 있는 작가들의 시선을 선보이고자 한다.
샤링집을 20년 넘게 운영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고층빌딩 군이나 공장 밀집 지역을 금속판에 그린 뒤 절단하는 방식으로 도시 풍경을 담는 강은구 작가는 차가운 느낌의 금속을 따뜻하고 인간적인 소재로 탈바꿈시킨다. 권인경 작가는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다층적인 시간대가 존재하는 현대 도시 공간을 꼴라쥬 기법으로 표현함으로써 ' 동시다발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 공간을 관조한다. 김승택 작가는 ' 네모지게 서있는 많은 것들이 둥근 지구 위에 실제로 둥글게 서 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력을 발휘하여 작가에게 익숙한 일상과 주변의 공간을 드로잉한다. 류정민 작가는 여행과 산책을 통해 촬영한 수천 장의 사진을 반복적으로 조합함으로써 공간의 섬세한 변화와 확장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인간 우리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박상희 작가는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 중에서 간판의 재료인 시트지를 오리고 붙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도시의 밤 풍경을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정우철 작가는 소시민들이 생활하는 소규모의 상가 건물이나 다세대 주택을 모듈로 하여, 이들의 유목민적인 삶에 애정을 드러낸다. 또한 삶의 애착이 구심력이 되어 커다란 매스를 이루고 있는 삶의 형태를 건물의 군집으로 보여준다.
전에서는 각자 다른 감각으로 공간을 지각하는 작가들의 상이함을 확인하지만, 따뜻한 정감과 섬세한 시선으로 공간을 접근하는 공통된 감각의 취향을 느끼고자 한다.



facebook twi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