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의 전시를 포함하여 모든 종류의 전시 행위는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커뮤니케이션 행위가 다른 사람 즉 전시장에서 작품을 관람하는 관람자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아마도 그 작품은 하나의 표현에 불과한 것이 되어 버릴 것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현대미술이 점점 난해해지고 작품의 해석을 오로지 관람자의 몫으로 돌리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우리에게 전시장은 여전히 불편하고 친절하지 않으며 소통에
무관심해 보이는 장소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 지점에서 본 전시는 젊은 작가 10인(일현 트래블 그랜트 2009 수상자)과 함께 동시대 미술관이
해결해야 할 관람객과의 새로운 대화법을 모색해 보고자 수상한 전시를 시도해보고자 한다.
첫 번째로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자와 작품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작품과 관람자만이 놓여져 있는
상황을 연출한다. 이는 전시장의 모든 작품을 한번에 공개하지 않고 한 작품당 머물러야 하는 최소한의
시간(이 시간은 객관적인 지표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작품을 한번 관찰 할 수 있는 시간으로 한다.)을
설정하여 오직 작품과 나와의 일대일 관계를 형성하여 몰입하게 만들어 준다.
두 번째로는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작가노트를 각색한 대본에 의해 작가의 의도가 생생한 목소리로
전달된다. 이는 도록이나 전시장 벽면에 들어서 있는 텍스트와는 달리 주관적인 관람객의 다양한 반응을
살펴보고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 것이다. 이 방식은 기존에 많은 미술관들이 관람객과의
여러 대화법을모색색하고자 하였던 오디오 가이드나 전시와 관련된 일정 컨텐츠를 체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좀 더 적극적인 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함에 있다.
또한 이 시도는 1990년대 이후 미술관을 포함하는 국제적 뮤지엄 분야에서 강조 되어 온 해석의 기능과
개념에 대한 이야기이며, 해석의 목적이 곧 관람자와의 소통을 의미하며, 해석의 지평을 넓힐수록
관람자와의 직접적인 소통과 체험에 깊숙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