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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journey of clowns - 최현승展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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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2013-09-25 ~ 2013-10-01


전시행사 홈페이지
www.noamgallery.com

The journey of clowns
최현승展 / CHOIHYUNSEUNG / 崔鉉昇 / sculpture
 
 
 
2013_0925 ▶ 2013_1001
 
 


최현승_Lollipop unicycle-souvenir_폴리에스테르, 에폭시, 페인트_142×124×14cm×2_2013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
 
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6
 
www.noamgallery.com
 


최현승 조각의 또 하나의 정점頂點 - 롤리팝 외발자전거를 탄 광대들 ● 매끄럽게 주조한 부조에 깔끔하게 채색된 두 광대. 이들은 서커스의 전형이자 기본이라 할 기예인 외발자전거를 타고 저글링등 다양한 볼거리를 반복적인 이미지로 취하고 있다. 하나는 흔히 피에로로 불리는 익숙한 얼굴이고, 다른 하나는 노래 한곡으로 근자에 폭발적인 반향을 이루었던 잘 알려진 ' 이시대의 또 다른 광대' 의 얼굴이다. ● 이렇게 이번 개인전의 중심을 이루는 작품은 외발자전거, 롤리팝, 그리고 광대라는 요소가 어울린 직조(織造)와 그 이면에 밴 이야기와 상징, 아울러 실리콘 재료를 이용한 무한증식, 다양한 채색과 같은 기법이나 다양한 재료를 다루는 방식을 통해 조각가 최현승이 지나온 조형의 ' 여정' 의 한 구간을 정리해 보여준다. ● 자전거는 작가가 오랫동안 지속해온 소재이다. 개화기에 도입된 혁신적인 교통수단 또는 운송수단으로서 신문명의 한 상징으로 시작되어, 소상공인과 서민의 생계를 지탱해주던 소중한 재산이자 소년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던 시절을 거치고, 여가를 대표하는 아이콘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가, 이제는 라이프스타일이나 패션의 한 코드로서 마니아를 두기에 이른 것이 자전거이다. ● 그러한 만큼 자전거는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우리 근현대 문화사를 함축하고 상징하는 의미 있는 일상의 사물이다. 그 자전거를 20년 동안 붙잡고 온 작가의 작품에 자전거의 그러한 문화적 함의의 변천이 들어있지 않을 리 없다. 그래서 거기에는 그가 조각을 공부하고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던 시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우리 조각 전개의 일면이 담겨 있다.


 


최현승_Lollipop unicycle-twirl_폴리에스테르, 에폭시, 페인트_142×124×14cm×2_2013

쇠를 두드리고 용접하거나 주조하는 것이 대세였던 분위기로부터, 오브제의 사용이 점진적으로 대담해지고 산업용 재료를 사용하거나 부드러운 조각의 경향을 보이기도 하며, 설치와 뉴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유입되는 시기를 거쳐, 근자의 키치나 팝아트적 성향이 이르는 우리 조각의 20년 전후간의 관심과 모색이 조각가 최현승 작업의 여정에도 잘 담겨 있음을 보게 된다. ● 그러한 점에서 보면, 최현승에게 전시는 조각은 무엇이며, 무엇일 수 있는가라는 현대조각의 끝없는 물음을 자신의 작업을 통해 실험하고 반추해온 여정의 집적, 혹은 정점(頂點)들의 연속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하다. ● 막대사탕 롤리팝. 달콤하고 경쾌한, 그래서 무겁지 않고 유쾌한 대중문화의 한 속성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우리에게는 전쟁 이후 들어온 미국문화의 또 하나의 상징물이다. 그 사탕이 작가의 작품에 들어온 것은 몇 해 전 일이다. 그는 그 때 세발자전거의 바퀴와 몸체를 꽈배기 무늬가 있는 색색의 롤리팝으로 바꾸어 놓았다. 비록 몇 해 되지는 않았지만 그 무렵은 작가의 작업 여정에서 매우 큰 전환이 만들어진 시기라 해야 할 듯하다.


 
최현승_Lollipop unicycle-juggling_폴리에스테르, 에폭시, 페인트_142×124×14cm×2_2013

이전까지 자전거는 작가가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진 재료와 다양한 조형방식을 실험하는 노정에서 조각이라는 장르 자체의 내부를 향한 물음을 매개하는 역할이 컸다고 할 수 있었다. 이는 말하자면 모더니즘 미술이 지향했던 바와 궤를 가까이 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전시회의 작품들은 ' 외양' 과 ' 정서' 에서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 롤리팝 자전거가 등장했던 2011년의 전시를 보면, 두루마리 휴지걸이와도 같은 기능을 가진 자전거 바퀴, 인쇄용 롤러처럼 무한한 반복이미지를 찍어내는 자전거 바퀴, 색연필의 말린 종이를 풀어 만든 것처럼 보이는 자전거, 그리고 그 이전부터 볼 수 있던 달고나와 그 찍기용 틀을 닮은 자전거 등 다양한 형식과 그만큼의 다변적인 조형적 물음을 제기할 수 있을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었다. ● 그리고 그 제목들을 보아도, 여행이나 여정 같은 작가가 이전에 보여주었던 자전거 본연의 속성, 혹은 상징체계와 여전히 연관되어 있음으로써, 지난 시간의 작품과 연속성을 일정 부분 유지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하지만 낯설지 않은 현대적 조형 개념들이 깔끔한 이미지나 마감과 결합됨으로써, 소위 전유(專有)나 패스티쉬 같은 탈모더니즘적인 태도가 여러 관점에서 의도된 작품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


 
최현승_Lollipop unicycle-soap bubble_폴리에스테르, 에폭시, 페인트_142×124×14cm×2_2013 

 


최현승_Lollipop unicycle-aura_폴리에스테르, 에폭시, 페인트_142×124×14cm×2_2013

그런 한편으로, 각각의 작품군들은 20c 조각이 자신을 향해 제기했던 물음들의 한 가지 정도와 연결되어 있음도 볼 수 있다. 즉, 제각기 조각이라는 장르가 가진 근본적인 조형적 물음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 작품들은 최근 미술의 제작태도와 모습을 보임으로써 작가의 관심과 제작방향이 이전과는 사뭇 달라지고 있음을 확인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다. ● 이번 전시는 그 가운데 가장 팝아트적인 매무새를 가졌던 롤리팝으로 변형된 자전거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거기에 두 광대를 등장시킴으로써 본격적인 팝아트 작품을 보여준다. 어찌 보면 조금 촌스럽기도 하고 어찌 보면 그 바스스 부서지는 경쾌함으로 마음 한구석에 흥청거리고픈 묘한 떨림을 일으키기도 하는, 그래서 가장 팝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막대사탕. 그에 더하여 오랫동안 대중문화의 상징이 되어왔던 피에로와 순식간에 코리안 팝뮤직의 상징이 된 가수의 결합이다. ● 광대는 그 속성으로 인해 많은 미술가의 소재가 되어왔고, 요즘도 많은 작품 속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대상이다. 그러고 보면 피에로는 유머와 색채를 특징으로 하는 코리안 팝에 잘 어울리는 대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 역시 한 사람의 광대일수도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해학과 그 이면의 페이소스로 한바탕 펼쳐지는 광대의 무대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전시장에서 대다수 미술가의 삶을 반영하는 적합한 투사물이 되어주기도 할 것이다. ● 거기에 우상이 되어버린 대중문화의 ' 광대' 의 결합과 대비는 경쾌하고 화려한 대중문화와 그 이미지의 이면, 혹은 거칠고 투박하게 두드리고 용접된 최현승 초기의 금속 조각(彫刻)이 근자에는 점차 매끈하고 반짝이는 우레탄페인팅의 옷을 입고 화사한 웃음을 던지기에 이르러 조각이라는 장르를 통해 거쳐 온 자기 정의와 정체성 찾기의 여정을 함께 생각하게 해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최현승 조각의 또 하나의 정점(頂點)이다. ■ 박정구


 
최현승_Our clown_폴리에스테르, 에폭시, 페인트_40.5×221×15cm_2013 


 
최현승_Lollipop trycycle specimen_에폭시, 포멕스, 롤리팝_105×182×5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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