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HEROES 展
참여작가: 알타임죠(Artime Joe)
일정: 2015. 10. 24 - 11. 14
장소: FIFTY FIFTY(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3번지)
문의: 02. 543. 5965
PROLOGUE
만화책을 들고 길을 걸었던 소년, 오락실에 모여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 눈을 반짝이던 아이들, 헐렁한 힙합바지를 입고 춤을 추는 무리. 작가는 언제나 그곳 어딘가에 있었고 그것들을 통해 답답한 숨을 트이곤 했다. 아무도 그러한 행동에 힘을 실어주지 않았지만, 학교에서 공부할 때보다 만화 속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쳤을 때, 게임 속 내 캐릭터가 앞을 향해 달려갈 때, 영화 속 광선 검이 멋지게 활약할 때, 무엇보다 몰입할 수 있었고 즐거울 수 있었다. 90년대의 일본 만화, 게임, 할리우드 영화, 흑인 음악 들은 작가 알타임죠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이러한 문화들은 2001년 처음 그라피티를 시작한 이래로 현재까지 그의 작업의 뿌리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문화들을 하나의 캔버스에 담고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라 할 수 있다.
알타임죠의 두 번째 개인전 에서는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고 선망했던 만화, 게임, 영화, 음악의 주인공들에 현재의 문화-패션, 키덜트, 힙합 등-를 접목한 작업들을 소개한다. 작가의 작품 속에선 드래곤볼의 무천도사가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슈프림 로고가 박힌 롱보드를 타거나, 스누피의 주인공 찰리 채플린이 스프레이를 들고 그라피티를 하고 있다. 이들을 받치고 있는 배경엔 각기 다양한 문구들이 쓰여 있는데 이는 힙합 음악의 한 구절이거나,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쓰여진 단어들이다. 작가는 그라피티의 다양한 레터스타일을 통해 문자로부터 시작된 그라피티를 보여주며, 그라피티의 드립핑 기법(물감이 흘러내리는 듯한 효과)을 사용하여 자신의 색을 입힌다.
작가는 동떨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화이트 큐브 갤러리와 뉴욕 길거리의 거친 그라피티 이미지를 접목하기도 하는데, 이때의 그라피티 요소들은 부분적인 작품에서부터 벽에 자연스럽게 그려진 낙서까지, 공간을 전체적으로 아우른다. 더하여 다양한 작가들과의 협업 작품을 진행하면서 전시의 재미를 더 한다. 이우식 작가와의 오브제, 포토그래퍼 로타(Rotta), 오중석, 이태경 작가와의 사진, 아티스트 그룹 패브리커(Fabrikr)와의 입체설치, 트웰브 닷(Twelve dot) 작가와의 아트토이 작업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 작품들은 또 다른 시선의 ‘히어로즈’를 표현한다. 그 외에 김건주 작가의 실크스크린, 성낙진, 소경섭 작가와 함께한 그래픽, 킬드런(Kildren) 작가와의 대형 회화 작업이 더해지면서 전시는 더욱 풍성해질 예정이다.
만화책을 보거나 오락실에 가는 것만으로도 문제아가 되었던 시절. 공부와 반대편에 있어 배척되던 ‘불량한 문화’들은 이번 전시로 하여금 새로운 예술로 거듭난다. 소년이었던 작가가 그러한 문화들을 갈망할 때 어른들은 만화책을 압수하고 오락실을 금지하며 그것들의 통로를 막아버렸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 시절 답답한 마음을 해소해줄 수 있었던 건 바로 그 ‘불량한 문화’들 뿐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영웅이 되어주었던 90년대 대중문화의 아이콘들을 오늘 무대에 올리고 새롭게 소개한다. 그 시절 자신을 대신하여 꿈을 꾸고 자신의 소망을 이루어주었던 영웅들을 말이다.
ARTIST INTRODUCTION
알타임죠(Artime Joe) | Graffiti Writer / Stick Up Kids / JNJ Crew
알타임죠(Artime Joe)는 제이앤제이(JNJ CREW)와 국제적인 그라피티 크루 스틱업키즈(Stick Up Kids) 소속의 그라피티 작가이다. 2001년부터 그라피티 작업을 시작하였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독일, 벨기에, 스페인, 네덜란드, 일본, 홍콩 등 해외 각지에서 그라피티 프로젝트들을 진행해왔다. 2013년 재미갤러리에서의 첫 개인전 이후로 갤러리를 포함한 다양한 공간에서 남다를 그라피티 작업들을 공개해왔고 패션, 음반, 뮤직비디오 등 여러 장르의 작업을 통해 그라피티를 알리고 있다.
작가는 90년대에 유입된 일본 만화와 게임, 할리우드 영화, 흑인음악 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과거부터 현세대까지의 문화를 그라피티로 표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세대의 문화를 대변하고 하위문화의 가치를 증명하며, 젊은 세대의 공감과 환호를 끌어낸다. 현재 알타임죠 작가는 각종 전시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 뮤직비디오와 패션 필름 작업 등의 여러 활동을 전개 중이다.
아직 한국에서는 그라피티 작가라는 표현이 많이 생소하지만, 이는 그를 이야기하는 데 있어 가장 명료한 표현이다. 십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라피티 작가로서 본인의 자리를 확고히 정립해왔던 그에게, 그라피티란 삶에서 가장 소중하고 바꿀 수 없는 첫 번째이자 그를 작가로 살게 해준 친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