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6
조각가 신년식(38세)이 갤러리 비원(GALLERY b’ONE)에서 세 번째 개인전(2012. 8. 13 ~ 9. 1)을 연다.
신년식은 오늘날의 젊은 작가들 가운데 드물게 목조(木彫)라는 전통적인 조각 기법의 현대적 이행을 모색하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신년식은 자신의 나무 조각을 끌질이나 체인톱질과 같은 작가의 개성이 이입된 ‘주관적인 손맛’에 의해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규격화된 모델의 설계와 기계에 의한 재단 및 결합으로 이어지는 ‘객관적인 공정’으로 구성하려 한다. 이는 신년식의 작가적인 지향이 목조의 전통적인 계보를 잇기보다는, 현대 사회의 몰개성적인 양태를 목조의 어휘 속에 수용함으로써 현대 미술의 장(場)에서 목조의 영역을 새로이 확장하는 데 놓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전의 두 번의 개인전에서 신년식은 철거된 한옥의 대들보나 산업용 합판 등 일상에서 구체적인 쓰임새를 지닌 나무들을 수집한 뒤, 그들의 표면에 누적된 갖가지 ‘손맛’를 말끔히 제거하여 그 나무를 원재료에 가까운 상태로 만들고자 했다. 미술사학자 진휘연 교수는 이러한 신년식의 성향을 ‘요즘 작가들과 달리 소통의 문제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을 뿐 아니라, 오브제를 원재료화 하는 등 시간의 흐름에 역행하는 특이한 태도’ 라고 정의 내리고, 그의 작품이 ‘특정한 사조나 어떠한 담론으로부터 자유로운’ 성격을 띤다고 평했다. 이번 개인전에서 신년식은 이러한 ‘특이한’ 태도를 더욱 극단화시켜, 프랭크 스텔라나 도널드 저드와 같은 미니멀리스트들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몰개성적 형태와 색채를 선보인다. 큐레이터 최흥철은 신년식 작품의 이와 같은 특징을 ‘초현실주의와 모더니즘에 대한 묵시적 저항’이라 규정지으며, 아르테 포베라나 미니멀리즘과 같은 미술 사조에서 신년식의 작품을 논할 수 있는 시사점을 찾고자 했다.
이처럼 신년식의 작품은 전 세대(世代)의 미술 사조인 모더니즘에 고착되어 갈수록 입지를 잃어가는 목조라는 조각 기법을 갱신시켜, 그것이 모더니즘 이후의 미술 현상과도 거리낌 없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미술형식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리하여 목조가 현대 미술의 장(場)도 여전히 주목받을 수 있는 조각 기법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전시제목 THE BANDS
참여작가 신 년 식 SHEEN, NYONCHIC
전시장소 Gallery b’ONE (갤러리 비원)
전시기간 2012. 8.13 월요일(5pm) ~ 9. 1 토요일
문 의 갤러리 비원 02. 732. 1273
웹사이트 www.gallerybeo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