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5
Sensation Exhibition Poster(사진제공: 소피스 갤러리)
소피스 갤러리에서 현재 진행 중인 ‘잔류감각 After-sensation’ 展.
9월 2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디자이너이자 설치작가 김진식, 시각디자이너이자 사진작가 이상필, 산업디자이너 성정기, 사진작가 김경태 그리고 사진작가 박신영이 참여한다.
이 다섯 명의 작가들은 디자인과 사진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잔류감각(after-sensation)’이라는 주제로 디자인, 사진, 설치 등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간 디자인과 사진은 사회, 경제적인 변화 속에서 공예적인 요소를 포용하거나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모호한 지점을 형성해왔다.
소수보다 다수를, 특수성보다는 보편성에 의존하는 동시대의 특성에 따라 디자인이 추구해야 할 독창성이 사라지고 유행만 남았다면 디자이너는 사물과 환경의 가치를 어떻게 다시 재조명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들이 남은 요즘, 전시는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해 디자인과 사진의 역할을 고민하는 다섯 작가의 작품을 통해 풀어낸다.
전시 주제인 잔류감각은 자극이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감각을 말한다. 잔상은 우리가 보편적으로 가장 뚜렷이 느낄 수 있는 잔류감각이다.
즉 잔류감각은 즉각적인 감각이 아닌 이미 지나가 버린 후 남은 재편집된 감각이라 할 수 있다.
전시에서 다섯 명의 작가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환경 또는 사물을 일부분 생략하거나, 위치를 재 정렬하고 아주 세밀한 부분을 확대하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잔류감각을 유도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감상자의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을 곤두세우며, 수면 아래로 감춰두었던 감각과 기억들을 환기시킨다.
여기서 감각과 기억들은 그저 알고 있었던 기억과 감각이 아닌 상상력을 동반하거나 무의식 속에 잠재돼 있던 것이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사진, 디자인, 가구, 설치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잔류감각을 탐구한다.
돌의 무게를 촉각적 감각에서 시각적 감각으로 전환하는 김진식, 테라조 바닥에 드러난 돌조각의 단면 이미지를 확대하고 스테인리스 스틸 판에 구현하여 새로운 관찰의 경험을 유도하는 김경태, 자연 풍경의 원경과 눈으로 볼 수 없는 근경을 나란히 제시하며 보는 이의 시각적 감각을 재고하는 박신영, 디자이너의 의도에 따라 감각의 편리와 둔화가 생성되고 소멸하는 지점을 탐구하는 성정기, 세 가지 장면과 세 가지 소리를 들려주며 시각과 청각 사이의 관계를 고찰하는 이상필.
다섯 명의 작가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잔류감각은 관람자를 익숙하지만 낯선 감각으로 이끌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다섯 작가들이 선사하는 잔류감각이 어떠한 새로운 감각과 상상력을 자아내는지 함께 사유해 보자.
김진식, 돌의 무게, 스크레치 스테인리스 스틸, 보령 천연석, 금속 와이어, 18x38x75cm, 18x38x125cm, 18x38x175cm, 23x43x250cm, 2018(사진제공: 소피스 갤러리)
에디터_장규형(ghjang@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