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1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Frank Gehry).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 음반 아트 디렉터로 활동했던 그는 오프화이트의 설립자이자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다. 중고 옷들에 ‘PYREX 23’등을 프린트하는 프로젝트 파이렉스 비전으로 패션계의 주목을 끈 그는 명품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를 론칭, 스트리트 패션과 하이엔드 패션을 조합시켰고 새로운 문화를 불러일으켰다.
뿐만 아니다. 빨간 케이블 타이 등으로 나이키의 상징적인 스니커즈를 재디자인한 ‘더 텐(The Ten)’ 프로젝트 등,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패션 정체성을 드러내고, DJ, 영상아트 등을 통해 솟구치는 창의력을 분출해왔다.
패션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자유로운 발상과 새로운 시도로 길거리 패션을 럭셔리 패션의 영역으로 진입시킨 그는 마침내 루이 비통을 이끌며 패션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버질 아블로가 이번엔 전시를 선보인다. 그가 큐레이팅 한 전시 ‘커밍 오브 에이지(COMING OF AGE)’가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Espace Louis Vuitton Seoul)에서 열리고 있다.
‘커밍 오브 에이지’는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 아티스틱 디렉터 버질 아블로가 큐레이팅한 전시다. (사진출처: kr.louisvuitton.com)
‘커밍 오브 에이지’는 그룹 전시로, 로스앤젤레스의 리틀 빅 맨 갤러리(Little Big Man Gallery)에서 시작, 에스파스 루이 비통 베이징, 뮌헨, 도쿄에 이어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로 이어지는 순회전이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18인의 사진작가들이 청소년기에 관한 복합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 Design Jungle
전시에는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중견 및 신예 사진작가 18인이 참여, 계층과 사회 경제, 하위문화(subcultures), 고립과 동료애를 아우르며, 청소년기에 관한 복합적이고 다각화된 관점을 제시하고, 이들의 인격이 형성되는 시기와 그에 대한 낙관적 시선에 초점을 맞춘다.
‘커밍 오브 에이지’ 전시 전경 ⓒ Design Jungle
‘coming of age’라는 전시의 제목에서도 추측할 수 있듯이 이번 전시에서는 성년기로 향하는 청춘들의 복잡하고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저 노는 것이 좋은 꼬마의 천진한 모습부터 친구들과 함께 하는 아이들, 젊음을 나누는 청년들의 모습까지, 때론 순수하고 때론 반항적인 눈빛의 사진 속 주인공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청춘의 시간을 보내며 다가오는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18인의 작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담은 청춘들의 다양한 모습과 감정을 볼 수 있다. ⓒ Design Jungle
흑백사진 속에서 코를 파고 친구와 다정하게 포옹하는 아이의 모습은 고민 없는 아이의 세상, 어린 시절의 따뜻한 기억을, 누군가의 악기는 기타리스트를 꿈꿨던 친구를, 작가의 손길이 더해진 사진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무표정한 얼굴은 모든 규율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젊은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맑은 표정, 방랑 혹은 방황의 눈빛, 우정과 멋, 무언가를 향한 열정 속에는 그들만의 기쁨과 환희, 나름의 고뇌와 아픔도 존재한다.
학교를 배경으로 같은 옷을 입은 하이틴들이 무리로 등장하는 사진도 눈에 띈다. 똑같은 옷을 입고 있지만 이들의 자유로운 표정과 생생한 움직임은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의 컬러만큼이나 선명하다. 루이비통의 2019년 봄여름 캠페인 중 하나였던 ‘스쿨 틴스(School Teens)’의 비하인드 컷들로, 작가 레이몬드 보우다의 작품들이다.
테이블 위에는 전시된 작품들이 프린트되어 있다. 관람객이 마음에 드는 사진을 골라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 Design Jungle
사진 속 청춘들은 여러 배경을 바탕으로 한 작가들만큼이나 다양한 모습들이지만, 이들의 모습은 서로 어우러져 ‘청춘’이라는 하나의 감성을 전한다. 프레임 없이 그 자체로 벽에 붙어있는 사진의 전시 방식은 젊은 청춘들의 뜨겁고 자유로운 몸짓을 더욱 생생하게 전하는 듯하다.
이번 전시는 청춘과 젊음을 다시 바라보게 하고, 그들의 이유 있는 고민과 사색이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것임을 깨닫게 한다. 더불어 전시가 주는 감성은 버질 아블로의 자유로움, 창의력의 원천을 이해시켜주는 열쇠가 되기도 하며, 루이 비통이 그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정신이 무엇인지를 짐작게 한다.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다양한 활동을 살펴볼 수 있다. ⓒ Design Jungle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출판물이 전시되어 있다. ⓒ Design Jungle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Foundation Louis Vuitton)이 소장한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이번 전시 외에도 현대미술 및 동시대 미술 작가에게 영감을 주는 20세기 작품을 소개해 온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활동,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출판물,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건축물 모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자유로우면서도 우아한 모습의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건축물에서 만나는 버질 아블로의 전시를 통해 루이 비통이 추구하는 창조성과 아름다움을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루이 비통 메종 서울 4층에 위치한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에서 4월 26일까지 사전예약을 통해 무료관람 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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