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14
브랜드 컨설팅은 브랜드의 네이밍부터 이미지 구축까지, 브랜드에 대한 총체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기업이나 제품 홍보를 위한 작업뿐 아니라 문화와 역사적 이슈 등 사회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할 때에도 브랜드 컨설팅은 힘을 발휘한다.
싱가포르의 브랜드 컨설팅 스튜디오 썸웨어엘스의 홈페이지 이미지 (사진출처: somewhere-else.co)
싱가포르의 브랜드 컨설팅 스튜디오 썸웨어엘스(Somewhere Else)는 작지만 특별한 기업문화로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브랜드 컨설팅을 선보이고 있다. ‘듣고, 인정하고, 배려하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이들은 브랜드와 대중 간의 대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썸웨어엘스 스튜디오의 홈페이지. 브랜드와 대중의 소통을 이끄는 디자인을 목표로 한다. (사진출처: somewhere-else.co)
썸웨어엘스 스튜디오를 나타내는 단어는 ‘따뜻함’과 ‘명료함’ 그리고 ‘창조적인 용기’다. 고객들의 말에 무조건 따르기보다 고객과 팀이 되어 함께 일하는 이들은 고객이 원하는 바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경험을 녹여낸 디자인으로 답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이러한 배경엔 위계질서 대신 수평 구조를 지향하는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 팀원 모두가 동등한 발언권을 갖고 자신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도출과 발전을 이뤄낸다.
브랜드 오딧, 로드맵, 실행, 유지 관리 등을 통해 브랜드의 미래를 예측하는 이들은 자유로운 소통과 젊은 감각으로 여행, 음식, 미용, 건강, 미디어까지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 컨설팅을 선보이고 있다.
썸웨어엘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Yong Ng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Yong Ng interview
스튜디오 이름 ‘Somewhere Else’는 어떤 의미인가요?
모든 사람들은 더 좋은 곳에 머물기를 꿈꾸지만, 종종 그곳이 어디인지는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습니다. 저희는 그러한 곳을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Business) 그들을 그들이 원하는 곳으로 데려가고자 합니다. 사람들을 원하는 곳으로 데려가는 곳이라는 뜻으로 ‘Somewhere Else’라 이름을 지었습니다.
스튜디오 전경. 썸웨어엘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디자인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전달하는 것이고, 비즈니스적 측면에서는 사람들을 존중하고, 컨설턴트로서 더 나은 통찰력으로 비즈니스를 실질적으로 도와 그들이 고객과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디자인 현장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싱가포르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고객들에게 최고의 디자인을 제공하는 좋은 다자이너들이 많습니다. 과거에는 좋은 디자인이 소수에 의해서만 인정받았지만, 지난 10년간 고객의 취향도 함께 발전했고, 더 좋은 그래픽 디자인들이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앞으로는 지금보다 발전 속도가 더 빨라질 거라 생각됩니다.
스튜디오가 곧 10년 차에 접어드는데,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기를 바라시나요?
여러 해 동안 다양한 계획과 생각이 있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내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진 않았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해외 비즈니스와의 관계를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자 합니다. 디자인정글과의 만남이 그 첫 단추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반가워요, 한국!
최수희 디자이너가 경험한 썸웨어엘스
썸웨어엘스에는 한국인 디자이너도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최수희 디자이너는 싱가포르가 아닌 한국에서 썸웨어엘스를 접하고 지원했다. 그는 언어의 장벽 속에서도 소통을 위해 귀 기울이는 회사, 워라벨이 잘 지켜지는 회사의 문화 속에서 만들어지는 높은 성과들에 대해 ‘공생’을 위한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싱가포르에서 썸웨어엘스만의 특별한 문화를 경험하고 있는 최수희 디자이너가 전하는 썸웨어엘스의 이야기다.
어떻게 썸웨어엘스에 입사하게 되셨나요?
한국에서 해외 디자인 스튜디오들을 서핑하던 중 ‘Somewhere Else’ 홈페이지를 우연히 발견했는데요, 유니크한 일러스트와 유머러스한 회사소개가 신선해 기억에 많이 남았었어요. 무엇보다 프로젝트가 실험적이고 제가 평소 좋아하는 디자인 스타일이어서, 추후 해외 취업을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이력서를 보내게 되었어요. 처음부터 한국에서 바로 채용된 것은 아니고요, 친구를 만날 겸 싱가포르에 방문했을 때 다시 연락을 취해 인터뷰를 한 후 채용이 확정되었어요. 아직 서툰 영어실력으로 헤쳐 나가야 할 관문이 많지만, 회사 문화가 좋아서 행복하게 일하고 있습니다.
썸웨어엘스 스튜디오 전경
어떤 문화가 가장 좋으셨나요?
무엇보다 제가 가장 놀라웠던 문화는 한국에서는 모든 디자이너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과 삶의 균형, 워라벨(Work & Life Balance)이 정말 잘 지켜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입사 후 서로의 목표에 대해 팀원들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저를 제외한 모든 팀원들이 이 밸런스에 대해 언급했어요.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죠.
한국도 변화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디자인 업계에서 워라벨은 아직도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들리는데요, 개인의 삶을 유지하면서도 시간 내에 높은 업무 성과를 내는 팀원들을 보면서 전체적으로 퍼져있는 한국 디자인 업계의 비정상적인 프로세스와 쉼을 죄악시하는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다시 바라보게 되었어요.
워라벨을 유지하면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회사에서는 불필요한 업무 로드를 줄이고, 모든 팀원이 동등하게 의견을 내지만, 모든 의견을 수렴하기보다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선택해 일을 진행하는 것이 워라벨의 실현을 가능하게 하는 키 같아요. 저 또한 기존의 일했던 관습들을 버리고 ‘어떻게 하면 같은 시간 내에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싱가포르의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문화를 갖고 있나요?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싱가포르도 한국만큼 불이 꺼지지 않는 나라 중 하나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제가 말씀드린 부분은 저희 회사의 문화이고요, 싱가포르 전체의 기업 문화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에요.
썸웨어엘스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으로 다양한 비영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사진출처: www.instagram.com/somewhereelse.co)
썸웨어엘스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다면요?
또 다른 썸웨어엘스의 독특한 문화이기도 한데요, ‘공생에 관한 노력’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저희 스튜디오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인데요, 사실 저는 ‘회사가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까’에만 집중하고 있던 터라, 처음엔 이런 비영리적인 프로젝트가 의아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 또한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커뮤니티가 저와는 별개의 것이 아니며 함께 공생하는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회사에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실험적인 브랜딩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어요. 디자이너에겐 참 좋은 기회죠. 그만큼 좋은 디자인을 뽑아내고 싶어요. 업무를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동시에 생기고요. 앞으로 디자인과 영어 실력 모두 발전시켜서 회사의 훌륭한 문화 안에서 좋은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썸웨어엘스의 디자인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이어집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Somewhere Else(somewhere-else.co), Creative Director Yong Ng, 디자이너 최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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