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5
갤러리는 아티스트의 작품을 관람하는 곳이지만 공간에 따라 작품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공간 속 전시 작품들을 보면서 예술을 감상하는 방식을 깨닫게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국제갤러리 K1 외관, Courtesy of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는 예술작품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적 영감을 주는 곳이다. 세계적인 현대미술작가부터 국내의 유망한 젊은 작가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작품 전시를 통해 대중들에게 현대미술을 알렸고, 국내의 작가들을 해외에 진출시키며 아시아에서 주목받는 화랑이 됐다. 국내외 미술계에 영향을 미친 국제갤러리의 이현숙 회장은 영국의 저명한 현대미술지 <아트리뷰(ArtReview)>에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파워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국내외의 현대미술작가들을 소개하며 미술계의 흐름을 보여준 국제갤러리의 전시는 국제갤러리에 대한 특별한 느낌을 갖게 했다. 이 특유의 세련된 감성은 공간과도 이어진다. 문화의 요충지 삼청동 중심부에 위치한 국제갤러리는 총 세 개의 전시장을 비롯한 공간을 통해 문화예술적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국제갤러리 K1이 <월페이퍼> '디자인 어워즈 2021' '최고의 문화 공간 부문'에 선정됐다.
1982년 이현숙 회장이 설립, 인사동에서 시작한 국제갤러리는 1987년 K1을 신축 이전했고, 2007년 K2, 2012년 K3, 2018년 부산점을 개관했으며, 지난 2020년에는 2여 년간의 보수 공사를 마친 후 K1을 재개관했다. ‘갤러리의 역사’라 할 수 있는 이곳은 전시공간과 문화공간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고, 영국의 유명 건축·디자인 잡지 <월페이퍼(Wallpaper)> ‘디자인 어워즈 2021(Design Awards 2021)’에서 ‘최고의 문화 공간 부문(Best Cultural Draw)’에 선정됐다.
<월페이퍼> ‘디자인 어워즈’의 ‘최고의 문화 공간 부문’은 동시대의 문화적 흐름을 반영하고 선도하는 전 세계 다양한 공간들을 대상으로 선정하며, 국제갤러리 K1은 “전시공간, 카페 및 레스토랑, 웰니스 센터 등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예술을 경험하는 공간과 방식에 대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라고 평가받았다.
국제갤러리 K1 1층 카페, Courtesy of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K1은 전시공간을 비롯해 카페, 레스토랑 및 웰니스센터 공간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1층에 위치한 ‘카페(Cafe @ The Restaurant)’에 들어서면 벽면에 설치된 그래픽 작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영나 디자이너의 벽화 작업 <Tracing 4-1>과 <Tracing 6-1>으로 심플한 공간 속에서 시각적 즐거움을 높인다. 카페의 설계 및 공간 디자인은 아워스튜디오의 작업이다.
국제갤러리 K1 2층 더 레스토랑, Courtest of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K1 2층 더 레스토랑, Courtesy of TeoYang Studio, 사진: 심윤석,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층에는 파인다이닝 ‘더 레스토랑(The Restaurant)’이 있다. 디자인과 현대미술, 미식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양태오 디자이너의 감각적인 디자인, 양혜규 작가의 설치 작업 <솔 르윗 뒤집기-22배로 확장되고 다시 돌려진, 열린 기하학적 구조물 2-2, 1-1>을 함께 만날 수 있다.
국제갤러리 K1 3층 웰니스 K, Courtesy of TeoYang Studio, 사진: 심윤석,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3층은 웰니스 공간 ‘웰니스 K(Wellness K)’가 마련돼 있다. 예술이 전하는 영감을 나누고 심신의 여유를 제공하는 곳으로, 공간 곳곳에 설치된 작품들을 감상하며 운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작가들의 작품은 2층 복도와 2층과 3층을 연결하는 계단에도 설치돼 있어 전체의 공간은 마치 ‘세심하게 큐레이팅 된 컬렉터의 집’ 같은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2층과 3층, 지하 1층의 가구 및 조명을 통해 고유한 개성을 선보인 태오양 스튜디오의 대표 양태오 디자이너는 공간 디자인에 대해 예술작품들과 함께 사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끌고 싶었다고 한다.
국제갤러리 K1 2층 복도, Courtest of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K1 2~3층 계단, Courtest of Kukje Gallery, 사진: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건축물의 구조와 함께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자연의 풍경 또한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월페이퍼>는 "건물의 구조는 프랭크 게리(Frank Gehry)의 건축을 환기하는 유리 파사드가 직선의 두 개의 구조물 사이에 껴 있는 형태로, 건물 내부에 열린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삼청동 풍경을 시야에 한눈에 담을 수 있도록 공간을 구분하는 벽면을 최소화한 점에서 마치 선견지명이 있었던 듯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선정에 대해 국제갤러리 송보영 부사장은 "K1의 레노베이션을 통해 주변 외부 환경과 긴밀한 소통을 시도했다. 특히나 요즘같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가 난무한 시대에 일종의 위로가 되리라고 믿는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를 진정으로 위안해 주는 것은 결국 예술과 자연인 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미래에 대한 복합문화공간 K1의 운영 전략과 비전으로 그는 "미술은 시각적인 것을 초월한다. 다분야적 통합(multidisciplinary integration)이 하루가 다르게 더욱 절실해지는 요즘, 시대의 흐름을 정확히 직시할 뿐만 아니라 앞을 내다보는 국제갤러리만의 행보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미셸 오토니엘, <Rose of the Louvre>, 2020, Mirrored glass, stainless steel, 77 x 120 x 120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O thoniel Studio,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제니 홀저, <STATEMENT redacted>(detail), 2015, LED sign with blue, green, and red diodes, ⓒ 2015 Jenny Holzer, ARS, 사진: Collin LaFleche,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K1에서는 프랑스의 현대미술가 장-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의 전시 ‘NEW WORKS’를, K2와 K3에서는 미국의 현대미술가 제니 홀저(Jenny Holzer)의 전시 ‘IT’S CRUCIAL TO HAVE AN ACTIVE FANTASY LIFE’를 1월 31일까지 선보인다.
혼란한 세상에서도 변하지 않는 아름다움의 진리를 전하는 장-미셸 오토니엘과 언어를 다양한 방식으로 설치해 역사적 정치적 불의를 고찰하는 제니 홀저의 작품 감상과 함께 공간을 통해 예술을 감상하는 새로운 방식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_ 국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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