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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디자인 거장들의 유쾌한 아이디어 엿보다!

2021-04-27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두 디자이너의 전시가 10 꼬르소 꼬모 서울에서 펼쳐진다. 바로 아킬레 카스틸리오니(Achille Castiglioni)와 조 콜롬보(Joe Colombo)의 디자인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10 꼬르소 꼬모 서울의 13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는 제품의 통념을 뒤집는 두 거장의 작품들을 통해 이탈리아 디자인의 토대를 살펴볼 수 있다. 

 

‘이탈리안 디자인(Italian design)’ 전시 전경

 

 

폰다지오네 소짜니(Fondazione Sozzani)의 큐레이션과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재단(the Foundation Achille Castiglioni), 조 콜롬보 스튜디오(the Joe Colombo Studio)의 협업으로 진행된 ‘이탈리안 디자인(Italian design)’전에서는 시대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두 디자이너가 남긴 20여 점의 대표작품들이 전시된다. 

 

‘이탈리안 디자인(Italian design)’ 전시 전경

 

 

먼저 아킬레 카스틸리오니의 오브제에 특유의 위트를 가미한 디자인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1944년 밀라노 폴리테크니코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한 그는 둘째 형 피에르 지아코모 카스틸리오니(Pier Giacomo Castiglioni)와 함께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20세기를 대표하는 디자인을 남겼다. 디자이너 특유의 위트가 묻어나는 세련되고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이탈리아 모던 디자인에 업적을 남긴 카스티글리오니 형제의 대표작품이 전시된다. 

 

 

전시장에는 아킬레 카스틸리오니의 대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소한의 재료를 사용해 최대의 효과를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의 감성이 담긴 ‘메짜드로(Mezzadro)’가 전시된다. 메짜드로는 1957년 카스틸리오니 형제가 실용성을 바탕으로 현재까지도 생산되고 있는 Fiat사의 트랙터 의자에 볼트와 너트를 재료로 이용해 만든 캔틸레버 구조의 스툴이다. 그들은 기존의 물건들을 새로운 용도와 함께 창의적인 구조로 조합했다. 독창성, 지능적 실험, 미적 감수성까지 두루 갖춘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일상에서의 섬세한 관찰로 빚어진 우연과 전복의 미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빈티지한 멋과 고급스러움까지 느껴지는 ‘라디오포노그라포 RR126’

 

 

카스틸리오니 형제가 디자인한 ‘라디오포노그라포 RR126’는 실용성에 초점을 두고 어디서든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이탈리아 현지의 목공 장인이 수작업으로 제작하여 한정 수량 생산되며 모듈형 오브제로 측면의 스피커를 본체 위로 쌓아 큐브 모형으로 만들어 연출할 수 있다. 빈티지한 멋과 고급스러움을 갖춘 작품이자, 자유자재로 이동 가능하며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디자인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1967년에 디자인된 스누피 램프는 소셜미디어(SNS)에서 꾸준히 언급될 정도로 핫한 조명이다. 찰스 슐츠(Charles Schulz)의 만화 ‘피너츠(Peanuts)’에 등장하는 강아지 ‘스누피’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 유리, 금속으로 이루어진 헤드와 비스듬한 각도의 지지대는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처럼 주위의 모든 오브제를 가치 있는 쓰임새가 깃든 디자인으로 완성하는 아킬레 카스틸리오니는 이탈리아산업디자인협회인 ADI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였다. 황금콤파스상을 아홉 차례 수상했으며 모든 오리지널 아트 워크가 이탈리아 정부의 문화재로 등록되어 관리되고 있다. 그의 디자인은 단순한 디자인 제품을 넘어 현재 우리 일상의 다방면에 영향을 끼쳤다. 

 

사용자의 편의에 맞게 변형가능한  ‘엘다(ELDA)’

 

 

조 콜롬보의 하이 소사이어티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엘다(ELDA)’도 전시된다. 그의 아내의 이름을 딴 엘다는 이탈리아 모더니즘 가구의 대표작이자 1963년에 디자인된 의자이다. 파이버 글라스와 가죽 소재가 조화를 이룬 360도 회전할 수 있는 구조로 사용자의 편의에 맞게 변형할 수 있다. 조 콜롬보는 의자에 파이버 글라스라는 신소재를 사용해 내구성을 높였는데 당시 매우 앞서간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선보였다. 

 

실용성을 겸비한 기능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튜브 체어(Tube chair)’

 

 

4개의 튜브로 이어진 특이한 모양의 의자 ‘튜브 체어(Tube chair)’도 전시된다. 화려한 색상, 유기적 형태,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모듈 시스템이 적용된 의자이다. 지름이 다른 여러 개의 PVC 실린더를 이용하여 사용자 맘대로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요에 따라 변화하는 실용성을 겸비한 기능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뉴욕 MOMA 미술관과 밀라노 트리에날레 박물관에 영구 소장 되어 있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보여주는 트롤리 ‘바비(Boby)’

 

 

단순히 수납의 기능을 넘어서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을 보여주는 트롤리 ‘바비(Boby)’는 ABS 사출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었다. 견고하며 용도에 따라 다양한 높이로 선택할 수 있다. 공간에 생동감을 더해주는 시각적 아름다움만큼이나 실용적이고 기능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플라스틱 소품은 존재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하다. 

 

‘이탈리안 디자인(Italian design)’ 전시 전경

 

 

세자르 콜롬보(Cesare Colombo)라는 닉네임을 가진 조 콜롬보는 밀라노에 있는 브레라 국립 미술원에서 미술을 공부했으며 1954년까지 폴리테크니코 디 밀라노에서 건축을 공부하였다. 
1962년 밀라노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게 되면서 올루체(Oluce), 카르텔(Kartell) 등 이탈리아 대표 브랜드의 가구, 조명, 인테리어 등을 디자인하며 많은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넘치는 아이디어로 경제성과 기능적인 요소의 조화를 고려한 완성도 높은 디자인들을 선보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디자인이 과학적인 연구에 기초해야 한다는 이성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자동차, 시계, 스키 바인딩, 안경, 에어컨 장치, 알이탈리아(Alitalia)의 기내 서비스 트레이 등을 디자인하였다.

 

10 꼬르소 꼬모 서울 청담점 3층 공간에 마련된 이번 전시는 파티션으로 공간을 구성해 이탈리아 산업 디자인의 발전을 이끈 두 아이콘의 다양한 작품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며 5월 30일까지 진행된다. 

 

글_ 한혜정 객원기자(art06222@naver.com)
사진제공_ 10 꼬르소 꼬모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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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경계를 허무는 생활속 ART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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