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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미술관_뉴노멀시대] 대중과 작가 모두를 위한 에코락갤러리

2021-05-26

문화예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조금 더 가까이에서 예술을 즐기길 원하지만 여전히 현실에선 벽과 거리가 존재한다. 많은 사람들이 미술작품을 컬렉팅하지만 내 것은 멀리 있고, 전시에 대한 관심은 대부분 블록버스터급 전시나 대형미술관으로 향해 있다.

 

작가들에 대한 관심도 마찬가지다. 대중들은 유명 작가 이외엔 쉽게 접할 방법이 없고, 자신의 취향 및 개성과 어우러지는 좀 더 많은 작가들을 만나길 희망한다.

 

작가들에게도 대중과의 만남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작품을 알리기 위한 적절한 기회와 장소가 그들에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순수미술과 디자인을 포함한 시각예술 전반에 있어 작가들이 좀 더 쉽게 자신의 작품을 알리는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 또, 일반인 관람객들은 어떤 곳에서 좀 더 편안하게 작품에 접근하고 예술을 누릴 수 있을까.

 

곳곳에 숨겨져있는 다양한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특색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이색 미술관들 말이다.

 

이러한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일반적인 갤러리와 달리 특징적인 방식으로 운영된다. 크게 공간이라는 하드웨어, 운영을 위한 소프트웨어, 소재나 장르 등 다양한 주제로 전시를 연출하는 콘텐츠웨어, 특별한 철학을 지닌 운영자(큐레이터)인 휴먼웨어 등 4가지 구성요소를 들 수 있다.

 

이에 디자인정글은 이러한 특징에 부합하는 이색미술관을 찾아 소개하고자 한다. 디자인, 회화, 조각 등의 장르 구분 없이 아트시장의 저변 확대와 미술산업의 성장을 위한 역할을 하는 미술관을 찾아 작가들의 길을 열어주고 미술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그들만의 방식을 전할 예정이다.

 

차별화된 공간을 이끄는 운영자의 이야기부터 운영방식, 갤러리가 선보이는 작품의 특징과 작가와의 관계, 색다른 콘텐츠 등을 알림으로써 대중들의 문화예술 향유와 작가들 및 관련 산업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전달하고자 한다.

 

에코락갤러리 로고

 

 

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에코락(樂)갤러리로, 문화예술에 대한 특별한 마인드와 확신으로 신진작가들을 위한 지원을 펼치고 있는 이색미술관이다. 

 

에코락갤러리의 운영방식 중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국내 최초로 미술품 거래 할부시스템을 도입한 점이다. 누구나 작품을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무이자 할부 시스템으로 최대 60개월까지 무이자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다. 에코락갤러리는 국내 최초로 ‘미술품 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을 출시, 작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이들이 미술품의 실거래가를 조회하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에코락갤러리 장현근 대표

 

 

에코락갤러리의 장현근 대표는 하림그룹 에코캐피탈의 대표이기도 하다. ‘미술품 대중화’를 위해 갤러리를 세우고, 신진 작가들의 작품 판매를 통해 작가들을 지원하며, 장을 보듯 일상에서 예술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에코락갤러리의 이야기를 전한다.

 

에코락갤러리 내부 전경

 

 

어떻게 에코락갤러리를 운영하게 되셨나요?


에코캐피탈은 농업 금융 지원 서비스를 합니다. 신사업을 논의하면서 문화에 적용하고 싶어서 영화에 투자했는데, <부산행>, <연평해전>과 같은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금융과 문화의 결합이 새로운 영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문화예술 투자는 담보 없이도 투자금을 갚지 않는 부실 발생 확률이 적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미술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금감원에 신사업을 신고했더니 신진 화가의 작품 판매를 당부하더군요. 중견 작가들은 이미 경제적 여유가 있으니 젊은 작가를 위한 사업을 하라는 의도였습니다. 

 

기존에 없던 미술품 거래 할부 시스템을 도입하셨죠.


그림 팔아 생활하기 어려운 신진 작가 천 명을 지원한다면 언젠가 위대한 작가가 한 명 정도는 나올 테니 우리가 판매 통로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그래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최대 60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입할 수 있게 만들었죠. 한 달에 커피 한잔 가격만 쓰면 누구나 마음에 드는 그림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고등학생도 그림을 구입할 수 있지요. 우리 갤러리에는 5년 동안 2천여 명의 젊은 작가들이 2만 9천여 점의 작품을 등록하고, 1,171점을 판매했어요.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는 미술계의 이변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최초 미술 할부 금융 서비스를 실시하는 갤러리입니다.

 

구매자가 할부로 작품을 구매하면 작가들에겐 어떤 방식으로 지급되나요?


컬렉터는 작품을 할부로 구매하지만 ‘에코 미술품 할부금융 서비스’를 통해 작가에게는 일시불로 지급합니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면 에코락갤러리가 전시를 하고 고등학생인 컬렉터도 용돈 5만 원씩을 매달 내면 3백만 원짜리 작품도 살 수 있습니다. 그림을 보증한 ‘에코캐피탈’은 작가에게 수수료를 제외한 작품비를 일시불로 지급합니다. 그것도 판매 당일에 즉시 작가에게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는 매년 작가의 작품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주식시장처럼 작품 가치를 관리합니다.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젊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작품 구매에 나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반응이 궁금합니다.


에코락갤러리는 시장 활성화를 위해 구매자에게 최대 60개월의 무이자 할부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덕에 처음으로 미술품을 구매하는 사람과 20~30대 젊은 수집가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그간 오프라인 위주로 이뤄졌던 미술품 거래 시장에도 온라인 거래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에코락갤러리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미술품 거래소' 

 

 

국내 최초로 ‘미술품 거래소’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하셨는데요.


부동산이나 주식 시세처럼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작품 구매 시 고민을 하게 되는 컬렉터와 미술 애호가를 위해 미술품 실거래가를 조회하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품거래소’ 애플리케이션을 대한민국 최초로 출시했습니다. 

 

미술품 실거래가는 작가와 컬렉터, 미술 애호가 등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앱을 다운로드해 확인할 수 있으며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가격 변동 추이와 거래량, 판매금액 순위 등 다양한 지표도 함께 제공합니다.

 

또한 2천여 명의 작가 정보와 전시 경력, 작가 노트 등 아티스트의 히스토리뿐 아니라 분야, 테마, 색상, 금액별로 분류된 2만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큰 특징입니다.

 

투명하게 공개된 부동산 실거래가가 한국 부동산 시장을 일궈냈듯, 미술품 실거래가 조회 시스템 ‘미술품 거래소’가 한국 미술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이를 넘어 세계적인 시장으로 성장하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작가 김보미, <의심하는 도마>, acrylic on canvas, 72.7cm x 70.0cm, 2021

 

 

작가 선정 기준이 있으시다면요?


작가와 작품 선정에 있어 절대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전업 작가라면 누구든지, 어떤 작품이든 간에 판매 등록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에서 스스로 경쟁해서 살아남는 작가가 작품을 팔 수 있는 것입니다. 인상파 작가들도 당대에는 작품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혹평을 받지 않았습니까? 어떤 작품이 미래에 인정을 받을지 누가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갤러리는 예술 표현의 장을 펼칠 뿐이고, 작품이 많이 팔리는 작가에게는 무언가가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십 년 후에는 빅 데이터가 생길 것입니다. 그때는 그 작가의 작품이 왜 인기를 끌었는지 분석할 수 있겠지요. 대중의 판단이 시장의 논리이기에 억지로 시장을 생성하지 않아 좋지요. 작가 스스로 성장하는 시스템으로 누구를 선택할지는 컬렉터가 정하는 겁니다. 

 

에코락갤러리의 운영방식 중 작가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점은 무어라 생각하시나요?


에코락갤러리는 추급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추급권이란 미술품이 재판매되면 원작자가 수익의 일정 비율을 분배 받을 권리를 말합니다. 유럽 국가에서는 추급권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직 추급권이 한국에는 정식으로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갤러리에서는 자발적으로 추급권 계약을 통해 작가에게 일정 몫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법으로 강제하지 않더라도 많은 갤러리가 이에 동참한다면 미술계를 바꿔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K-아트를 키우기 위해서는 일시적 작가 후원이 아닌 원활한 작품 판매 시스템이 절실합니다. 아직은 적자이지만 우리가 돈을 벌게 되면 작가도 더 많은 돈을 벌어 작업에만 몰두하게 되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 최선이자 최고의 후원이 될 것입니다.

 

 

에코락갤러리 내부 전경

 

 

얼마 전 강남에서 고양으로 이전을 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물건을 팔려면 시장에 가야 하고 예술도 팔려면 광장으로 나와야 합니다. 예술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과장을 벗고 쉽고 편하게 우리의 일상 속으로 들어와야 합니다. 장 보러 와서 그림도 보고 예술 속에서 쉴 수도, 그러다 60개월 할부로 좋아하는 그림 한 점 살 수도 있잖아요.

 

그동안 소장자를 기다렸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전략을 펼치기 위해 고양시 삼송 하나로마트로 이전을 결정했습니다. 에코락갤러리 이전으로 인해 그림은 감상하는 것뿐 아니라 소장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고자 했습니다.

 

한국의 퐁텐블로 고양시는 한강과 북한산을 경계로 서울과 인접하여, 바르비죵 화가인 밀레가 거주하며 명화인 <만종>, <이삭줍기>를 탄생시킨 프랑스 중북부의 퐁텐블로와 지리적 유사성이 있으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작가님들이 작업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매년 지역 거주 작가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지역 작가 초정 전시도 기획할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올해는 작가를 2,000명 이상 새롭게 영입하고 싶습니다. 양재화물터미널 부지를 개발할 예정인데, 백화점, 호텔, 컨벤션센터를 유치하게 될 것입니다. 2023년 완공되면 직접 아트페어도 개최할 계획입니다. 미술작품을 다루는 유일한 금융사로서, 시간은 다소 걸리더라도 국제적 미술 거래소의 꿈을 실현하겠습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에코락갤러리(www.ecorockgalle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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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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