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30
‘언폴드 엑스’는 기술과 예술의 만남을 이끄는 융합예술플랫폼이다. 융합예술 창작지원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언폴드 엑스’는 해당분야의 창작지원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고 융합예술 창작지원을 활성화하고자 하고자 한다.
동시대 기술기반의 예술적 실험을 선보이고, 메타버스라는 창·제작 환경을 진단하며 융합예술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언폴드 엑스’는 전시 ‘디지털 스토리텔러스(Digital Storytellers)’를 통해 대중들에게 우리 삶에 스며든 기술과 예술, 그 둘의 관계 등에 대해 말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러스’는 감독한 최진희 예술감독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새로운 기술과 우리의 경험을 통해 변화된 삶에 대해 말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러스’ 예술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술과 예술, 새롭게 경험하는 예술과 삶에 대해 들어본다.
최진희 예술감독
감독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문화재단 융합예술팀의 예술감독 최진희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의 기술기반예술 지원사업 중 하나인 ‘언폴드엑스’라는 융합예술플랫폼의 프로젝트사업 중에서 올해 전시와 온라인 강연을 기획하고 감독했습니다.
융합예술 창작지원 활성화란 무엇인가요?
서울문화재단은 기술기반예술을 지원하는 융합예술 창작지원사업을 국내에서는 그동안 가장 선구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해오고 있는 기관입니다. 지난 10년간 “다빈치 크리에이티브”라는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사업은 2020년 ‘언폴드엑스’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새롭게 사업을 확장, 개편하며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사업을 확대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의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융합예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추세에 맞추어 지원사업의 비전과 방향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융합예술의 창제작 특징과 이러한 창제작물들의 생산과 소비유형을 분석해보면 기술기반예술영역의 경우 작가가 혼자 제작하기 보다는 협업의 형태로 이루어지며 다른 예술작업에 비해 창제작활동 전반에 비용부분도 크고 아직은 미술관이나 공공프로젝트외의 소비판로가 여의치 않은 관계로 주로 기관들의 지원금과 결과발표전의 형태로 선보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창제작환경에서 기관들의 창작지원은 융합예술분야에서는 너무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봐야하고, 앞으로의 융합예술분야의 생태계가 성장하고 발전해서 어떠한 자생력이 생기기까지는 기관들의 창작지원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융합예술 창작지원 활성화를 위한 공공기관과 기업간의 전례없는 연합체계를 구축하셨습니다. 어떻게 이루어졌나요?
올해 DDP에서의 전시행사의 경우 서울문화재단의 단독행사가 확장돼 지난해 저희 융합예술팀의 ‘다이얼로그엑스’라는 토론 프로젝트를 통해서 국내 융합예술지원 사업기간들 간의 합의됐던 ‘지원사업 기간관의 협업의 중요성‘이라는 담론이 처음으로 실현되는 뜻 깊은 기회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이 함께 참여하며 그간의 한국의 주요 융합예술 지원사업 기관들의 성과를 공유하게 됐습니다.
또한, 제가 융합예술프로젝트 감독으로서 그동안의 국내 융합예술프로젝트 진행에서 아쉽다고 생각했던 두 가지 부분을 포함시켜 준비하게 됐습니다.
기술과 아트의 융합예술 지원사업이 앞으로의 이상적인 진행방향의 한 부분으로 모색해야 할 점은 무엇보다 창제작 프로젝트들에 필요한 연관기술 산업들과의 협업 또한 지원해 줄 수 있어야 이 지원사업 발전의 진정한 내실을 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 이러한 지향점의 첫 출발로 현재 첨단 XR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XR팀을 초청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기술과 아트의 융합예술지원 사업이 글로벌시대에 국제적으로 확장하고 교류되어야 하는 시류에 부합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기술기반의 예술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는 정상급 인지도의 해외작가 3인(팀)을 초청하게 됐습니다. 해외작가들의 굵직한 성과를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는 기회는 일반 관람객들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아트 앤 테크놀로지 융복합 예술작업에 관심 있는 작가들과 지원사업 전문가들에게는 배움과 교류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디지털 스토리텔러스' 전시 전경
이번 전시의 기획 배경은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는 우선 매년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출발해서 이번 선정작가들의 작업 동향의 기본성격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선정 작가들의 특징과 전시 구성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이번 선정작가들의 경우 시각적 웅장함이나 디지털 관련 여러 가지 기술매체들을 활용한 감각적이고 지각적 경험의 유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기 보다는 자신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특정 주제와 문제의식에 초점을 두고 자신들이 궁금하고 문제시하고 있는 주제와 메시지들을 현재 활용 가능한 기술들의 힘을 빌어 어떻게 실험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올해의 선정작가 6명(김나희, 김민아, 모나드, 서울오픈스튜디오, 언메이크랩, 유화수)의 작품을 ‘Digital Storytellers/디지털시대의 이야기꾼들’이라는 전시제목 아래 현 기술혁명시대를 살아가며 경험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의식들의 실험적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작가들이 각자 전달해 보고자 하는 다양한 이야기들 속으로의 탐색경험으로 전시를 구성했습니다.
초청작가들은 어떻게 선정하셨나요?
올해의 6명의 서울문화재단 선정작가들과 함께 ‘디지털 스토리텔러스’라는 전시의 내용을 채우며 풍성하게 해줄 수 있는 참여작가(팀)로는 작년의 기술기반 예술지원사업을 하는 기관들간의 협업의 중요성을 실천하는 의미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입육위작가(홍콩),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에서 권하윤 작가를 초청했고, 유니버설 에브리띵(영국), 로랑그라소 (프랑스), 다츠오 미와지마(일본) 등 디지털아트의 귀감이 될 수 있는 해외작가들을 초청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련기술사업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한다는 시도에서 XR기술팀을 운영하고 있는 LG유플러스를 초청하였습니다.
작가들 선정 기준이 궁금합니다.
국내 공모작가 선정 기준의 경우 프로젝트 계획의 적정성과 타당성부분 40%, 예술창작의 수월성 부분 30%, 기술융합의 참신성 30% 융합예술관련 프로젝트 수행경험 부분 등을 고려해 심의위원들의 심사를 거쳐서 선정합니다.
올해의 해외작가들의 초청기준의 경우는 ‘Digital Storytellers’라는 기획 주제하에서 이러한 전시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수 있는 작가와 작품들이 선정기준이 됐습니다.
전시 전경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에서 어떻게 나열하셨나요?
이들 참여자들의 작품들을 주제면에서 크게 3가지로 구분해 정리해 보았는데요,
I. 환경에 관한 실험적 성찰(김민아, 모나드, 로랑그라소, 권하윤, AT랩)
II. 관계맺음에 관한 이데올로기적 관점에 관한 고찰(김나희, 유화수, 입육위, 유니버설에브리띵)
III. 현재와 미래세계의 종교나 신화, 믿음체계에 관한 질문들(서울오픈스튜디오, 언메이크랩, 다츠오 미와지마)로 나누어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전시로 구성했습니다.
‘전문기관 협업’, ‘기업 협업’ 섹션도 눈에 띕니다. 이 섹션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전문기관의 초청은 국내 융합예술지원 기관들이 배출해 내온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는 의미가 큽니다. DDP라는 공공문화기관 장소에서의 함께 하는 전시는 단순히 미술계의 소수 전문집단의 행사에서 그치지 않고 서울시민에게 그 결과물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공공성의 의의가 있습니다.
‘기업 협업’ 섹션에서 관람객들은 관련기술의 최첨단 현장을 경험해 볼 수 있는데, 그들이 보유한 기술들의 시현을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LG유플러스의 경우를 예로 들어본다면 XR팀이 선보이는 증강현실 AR기술체험이라든지, 메타버스 공연을 통한 메타버스 체험 등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강연
메타버스라는 창제작 환경을 진단하는 온라인 강연 ‘다이얼로그 엑스’가 이루어졌는데요, 강연의 핵심 내용은 무엇이었나요?
‘메타버스 내에서의 예술생태계’라는 주제로 5명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분석과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재준(숙명여자대학교 교수)의 메타버스 내 예술 체험의 확장의 효과, 이광석(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의 메타버스의 가능성과 한계, 김민구(LG유플러스 서비스 인큐베이션 Lab장)의 메타버스 서비스 콘텐츠 개괄 및 산업화, 이성민(주식회사 비빔블 최고기술경영자)의 메타버스 디지털 전시플랫폼 실제 운용사례, Joel Gethin Lewis(Universal Everything Studio의 interactive creative director)의 실재 메타버스 창제작 프로젝트 경험사례들을 온라인 강연형태로 저희 서울문화재단 융합예술팀 Unfold X 공식채널에서 보실 수 있도록 업로드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도 메타버스에 관련한 여러 작품들이 전시됐는데, 위의 강연을 통해 메타버스라는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창제작환경에 관한 중요한 핵심 담론들을 듣고 이해하고 실제로 전시를 통해서 그러한 세계를 직접 체험해본다면 앞으로 펼쳐질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에 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전시 전경
이번 전사의 가장 큰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이번 ‘디지털 스토리텔러스’라는 전시를 통해 새로운 최첨단 기술구현으로 가능해진 메타버스의 신선한 체험과 인공지능의 인간지능과의 간극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인공지능의 인간화에서 파생되는 이슈들을 자각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전시가 시사하는 더 깊은 의미는 기술혁명과 기계작동으로 만들어진 창제작물에 있어 현재의 작가의 저작권에 대한 매우 흥미로운 논쟁의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인데, 이번 전시들로 경험해 본다면 아직은 여전히 작가의 창제작 전 과정의 강력한 개입으로 보여지는 뚜렷한 작가적 존재감을 알 수 있습니다.
작가들의 데이터수집 과정부터 자신들에게 유의미한 데이터의 취사선택의 과정, 그 결과물의 편집과 재창조 과정, 어느 기술을 집중적으로 활용할 것인가의 선택 등등에서 결과물로 보여지는 창제작물이 결국은 작가의 독특한 시그니처 스타일로 나타난다는 사실은 다시 말해 같은 환경에서 같은 주제와 동일 기술들을 제공하더라도 작가들이 제각기 다르게 주어진 주제들을 풀어내 자기화할 것이라는 겁니다.
융합예술의 현주소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융합예술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전망됩니다. 더욱 다양한 기술들의 본격적인 차용이 시작될 것이고 이러한 기술, 기계 사용을 매개로 표현되고 전달되는 또다른 소통의 장이 열리기 시작했다고 봅니다. 앞으로 이러한 현대예술의 융합예술화, 예술활동이 여러 장르를 넘나들고 합성되어 새로운 장르가 탄생되는 다원예술이 우리들을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차원의 다중감각의 경험으로 인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문화재단을 비롯한 국내의 융합예술창제작 지원사업 기관들의 지원이 더욱 의미 있어질 것은 이러한 융합예술의 창제작 활동을 돕는 것이 단순한 예술지원의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의의가 더욱 심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니다. 인간의 인식과 경험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훌륭한 창제작물들의 실험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과학과 철학의 근원적이고 중요한 질문들의 해답을 구하는 탐색과정에 개입하고 그 발전에도 기여한다는 더 깊은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융합예술의 앞으로의 변화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융합예술은 단순히 현대예술의 한부분이 아니라 앞으로는 더욱 그 중요성이 커질 거라고 예상합니다. 현대예술을 대표하고 선도하는 부분이 될 것이며, 더 나아가 머지않아 모든 현대예술은 융합예술화 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융합예술의 지원사업의 성과와 결과가 창제작자들과 관객들에게 바람직하게 선순환 될 수 있도록 관련 사업프로젝트에서 계속해서 더 좋은 전시를 해 나가는 것입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최진희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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