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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서울리빙디자인페어 ‘디자이너스 초이스’_ 김혜진, 종킴 디자이너

2022-03-07

‘제27회 서울리빙디자인페어’가 2022년 2월 23일(수)부터 27(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올해 27회를 맞이하는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국내 최대 규모 리빙 전시로 한국 리빙 산업을 선도하는 브랜드와 소비자들의 좋은 동반자로 함께 성장하며 국내 라이프스타일 전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리빙페어 전경 (사진제공: SLDF 2022)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국내외 인테리어 제품의 신제품 발표 및 홍보의 장을 마련하여 다양한 제품을 한데 모아 전시하는 동시에 관련 정보가 활발하게 오가는 교류의 장으로 평가받으며 국내 리빙디자인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 

 

팬데믹 이후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점점 주거 공간에 대한 투자가 높아지며 국내 홈퍼니싱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홈퍼니싱 시장은 2023년에는 1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인테리어, 리모델링 산업까지 포함할 경우 약 4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2022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외 브랜드들을 한데 모아 대중들에게 선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주거 공간을 넘어 근무, 취미생활 등 확장된 역할을 하게 된 집의 개념을 새롭게 조명하고,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선보이고자 하는 리빙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및 기업, 디자이너를 2022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하이라이트 전시로, 동시대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한 해의 주요 트렌드 키워드를 발견하고 리빙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하는 기획전시 ‘디자이너스 초이스 Designers’ Choice’를 방문하고 김혜진 디자이너와 종킴 디자이너를 만나서, 그들이 말하고 싶은 공간 디자인과 코로나 시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디자이너스 초이스 - 김혜진 디자이너 <Walden 2022> , 사진 제공  studio HJRK Photo by 최용준, Yong Joon Choi

 

 

예술과 문화에 대한 인문학적 이해와 새로운 시각으로 섬세하게 공간을 연출하는 김혜진 디자이너는 하이엔드 레지던스, 레스토랑, 클리닉, 오피스 등 다양한 공간에 고객의 취향과 니즈를 고유의 색깔로 감도 있게 풀어내며 가구와 예술품 큐레이션으로 전체적인 조화로움을 이끈다. 

 

김혜진 디자이너는 2022 서울리빙디자인페어의 디자이너스 초이스에서 ‘몰입’을 주제로 월든의 호숫가 오두막을 전시장에 구현하고자 한다. <Walden 2022>는 거리(distance)라는 단어가 이토록 익숙했던 적이 있었는지 질문한다. 물리적인 뜻의 이 단어가 우리의 삶을 낯설게 만든 배경은 잠시 잊고 지금 우리에게 또 다른 의미의 거리두기가 필요하지는 않을까.

 

19세기 미국 사상가인 소로우(Henri David Thoreau)가 도시를 떠나 월든 호숫가의 숲에 홀로 살며 의도적으로 사회와 거리를 둔 것은 세상의 이치와 개인의 삶에 대한 깨달음을 얻기 위함이었다. 소로우는 “각자가 ‘자기 자신의 고유한 길’을 조심스럽게 찾아내 그 길을 갔으면” 했다. 내가 스스로 나답게 살아가는 힘은, 혼란과 자극의 홍수로부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내면의 목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일 때 비로소 얻어진다. 시대는 변하고, 위기는 늘 새롭다. 그렇기에 우리 인생에 대한 답은 외부가 아닌, 바로 내 안에 있다. 


김혜진 Hye-Jin Ris Kim (studio HJRK)
김혜진은 미국 일리노이 Northwestern University에서 미술사학을, 프랑스 파리 École Camondo에서 실내건축과 제품 디자인을 전공했다. 광고대행사 Cheil Worldwide, 미술품 경매회사 Christie’s와 파리의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India Mahdavi를 거친 후, 서울에서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studio HJRK를 설립했다. 고객이 접하는 매일의 디자인에 변주를 주고자 studio HJRK 산하 브랜드 Collection Voyageuse를 최근 새롭게 소개하며 스튜디오의 감성과 영감을 인테리어 오브제와 가구에 담아낸다.

 

Q. 이번 리빙 페어의 월든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특히 거리두기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춰서, 공간 경험을 디자인하셨는데 그 부분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부탁드립니다.

 

처음 의도는 ‘거리’라는 단어에서 시작했습니다. 거리라는 단어에는 많은 의미와 뜻이 있다고 생각해서 평소에도 많이 생각했는데 특히 서로의 관계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서 생각하였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서 제한이 생기고 숫자적으로 거리가 표현되고 부정적으로만 그려지고 있는데 그러한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이러한 계기를 통해서 거리가 관계에 있어서 주는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리두기를 통해서 스스로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고, 내 마음의 방향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고 싶었습니다. 

 

Q.  이번 리빙 페어의 월든 작품에 대한 소감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제가 인문학을 공부한 배경이 있는데 인테리어를 하는 과정에 있어서 이 배경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평소에 클라이언트들을 통해서 풀 수 있는 컨셉이 아니라 전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디자인이기에 저에게 굉장히 좋은 기회였습니다. 많은 대중과 소통하고, 바로 바로 피드백도 오고, 관람하시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반응할 수 있어서 매우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Q. 이 작품이 Studio HJRK에서 추구하고 있는 가치와 제공하고자 하는 경험 부분의 어떠한 부분을 대표하고 있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희는 디자인이 시각적인 것을 넘어서서 문화이자 생활 방식이자 자신의 철학이 녹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어떤 취향을 찾아서 그것을 발전시키고 자신의 공간에 녹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클라이언트를 만날 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색깔, 개성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접할 때 예쁜 것이 아니라 배경이 있고, 스토리텔링이 뒷받침 된 것이라면 더욱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Collection Voyageuse는 어떤 브랜드이고 어떤 콜렉션이며 어떠한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전시가 좋았던 이유처럼 인테리어 디자인을 했을 때 제가 상대하는 디자이너의 고객의 범위가 굉장히 좁은데, 디자인도 공유를 했을 때 더 즐겁다고 생각합니다. 제 브랜드를 더 많은 사람들하고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브랜드이고, 인테리어에서 설계일을 할 때와는 다르게 조금 더 자유롭게 스타일이나 창구가 필요했습니다. 제가 여행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여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내가 일상에서 보는 모든 것들이 시각적인 여행이라고 생각하면서 내가 평상시에 일상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다양하게 재밌는 작업을 해보자라는 생각에서 이름을 붙였습니다. 

 

Q.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문학적인 배경을 녹여내실 생각인가요?


디자인 스타일이 각자의 배경과 성향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은 항상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러한 배경이 있을 때 내가 작품을 모르더라도 그것을 고민하거나 공감할 수 있는 어떤 코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코드가 있었을 때, 인문학이란 것이 거창한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코로나 시대 이후의 공간 디자인, 인테리어, 가구 디자인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하시나요? 다른 영 디자이너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보여지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회인 것 같습니다. 기획을 할 때에 누구나 보여주는 것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남들이 보는 나보다는 내가 보는 나, 내 안에 있는 나에게 집중하자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관계가 거리를 두게 됨에 따라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서 집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여겨집니다.  내 삶을 만들어가는 공간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유행을 쫓기보다는 개성을 가지고 다양한 취향을 발전시키는 인테리어 디자인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디자이너스 초이스 - 종킴 디자이너 <Con-sol-ation> , 사진 제공 Jongkim design studio Photo by PHOTO BY Sim studio

 

 

공간 디자인을 통해 브랜드의 철학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상쇄하는 공간전략디자이너 종킴은 표상적인 형태를 넘어서는 공간의 아이덴티티 정립을 통한 브랜드의 상업적 성공을 핵심으로 한다. 

 

이번 디자이너스 초이스에서 종킴은 고립의 시대, 코로나가 불러온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했다. <Con-sol-ation>이라는 제목의 본 기획전은 오프라인에서 실제 ‘공간’을 매개로 소통하는 이가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흐려지는 변화의 시대에 한시적 유행이 투영되어 설계 의도와 다르게 변화되거나 소실되는 공간들을 보며 공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에 매진할 때 느낀 ‘고독’, ‘고립’, ’단절감’, ’불안’ 등의 감정에 대해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한 시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그 위로가 출발하는 ‘공감’이라는 감정을 전시로 풀어내고자 했다. 

 

공간 콘셉트:
깜깜한 세상, 그 안에 놓인 의자 하나. 의자에 앉아 눈을 감으면 ‘고립’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시끌벅적한 음악이 흐른다. 어두운 세상과 대조되는 타인의 SNS 속 축제 같은 삶과의 괴리를 이 방에 들어온 당신과 함께 느끼고 싶다.
가보지 않은 길을 구하고 있는 지금 나의 모습에서 낯선 도시 파리에 막 도착한 열여섯 살 내가 보인다.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걷는 것처럼 막막한 느낌, 눈앞에 펼쳐진 모든 것이 도전이고 과제였지만 정면 돌파하던 시절의 용기, 그 치열하고도 아름다웠던 날들. 이 공간에서 그때의 나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힘을 얻는다. 나는 믿는다. 진정한 위로(consolation)는 ‘함께(con) 하나(sol)’가 되는 공감에서 시작해 ‘함께(con) 해결(solve)’을 모색하는 힘을 얻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 공간에서 당신도 새로운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종킴 Jong KIM
프랑스의 디자인 스쿨 에콜 카몽도 École Camondo Paris에서 공간 · 제품 디자인을 석사 수석 졸업 후 2016년부터 종킴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공간디자인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구호 한남 플래그십 스토어, 다양한 브랜드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설화수 스파, 그리고 국내외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쉽 스토어 등을 디자인하며 공간의 단순한 형태를 넘어서는 스토어 아이덴티티 정립을 통한 브랜드의 상업적 성공에 핵심을 두고 있다.

 

Q. 이번 리빙 페어의 consolation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이 작품을 하게 되신 계기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일을 하며 잘된 작품들을 올리다 보니까 괴리감이 들고 자기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품을 보시면 저랑 팀원들이 함께 그린 그림들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프로젝트가 사회로 나오지 못하거나,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오픈을 해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모든 디자이너가 마음 아픈 현실입니다. 모든 디자이너가 일을 할 때면 굉장히 고독하고 괴로운 이런 감정을 느낀다고 생각하는데요, 디자이너들에게 공감을 주고 위로를 주는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Q. consolation 작품을 하시면서 특별히 신경써서 디자인하신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요? 


적은 면적이어서 어떻게 두 공간으로 분리할지에 대해서 고민이 매우 많았습니다. 한쪽은 빛이 많이 나오고 한쪽은 빛이 없게 하고, 스모그라는 효과를 주어서 작은 공간이 더욱 단절되어 있고, 외부와는 다른 세상과 다른 공간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선정한 무니크라는 마감재가 페인트가 아니고 공간에서 깊이감을 주는 마감재이다 보니까 공간의 무한함에 대해서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Q. 기존의 Jongkim design studio의 방향과 이번 작품은 어떠한 연결이 있을까요?


저희 회사의 프로젝트는 밝고 우아한 경험을 많이 이야기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디자이너들의 노력과 열정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우리 힘냅시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자기 반성 또는 같이 힘을 주고자 하는 구성을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작품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 스튜디오나 제 이름 보다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하고자 하였습니다. 

 

Q. 스스로를 공간 전략 디자이너라고 하시는데 어떠한 의미인가요?


예쁜 것만 보고 자라고,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아도, 전공자들 보다도 아름다운 것 이쁜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시대입니다. 디자인 전공을 한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더해서 브랜드의 핵심 가치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전략적으로 제공하고 분석해야 디자인이 더 의미가 있고 가치있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Q. 코로나 시대 이후의 디자인에 대해서 다른 영 디자이너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16살 파리를 처음 갔을 때 막막했었는데 지금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이 상황이 맞는지, 메타 버스가 맞는지, 온라인이 맞는지 계속 맞는 길을 찾아서 헤매이는 느낌이 드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때상황과 같이 꾸준히 할 일을 하고 열심히 하며 노력하면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글_ 손민정 객원기자(smj91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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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밀라노 공대에서 (Politecnico di Milano)에서 제품 서비스 시스템 디자인을 전공 후 서비스 디자인,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이롭게 만들 디자인의 힘을 믿고, 늘 새로운 디자인을 찾아서 길을 나설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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