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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평화의 목소리 전하는 셰퍼드 페어리의 작품 세계 

2022-08-01

사회적인 메시지, 평화의 목소리를 작품을 통해 내는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의 작품은 예술을 넘어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를 잡았고,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로 꼽히게 됐다. 그를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하게 한 것은 2008년 미국 대선후보였던 버락 오바마의 초상화 포스터 <희망 HOPE>으로, 이 작품은 오바마 캠프에서 공식적으로 승인하며 선거 포스터로 전례 없는 강력한 아이콘이 됐다. 

 

셰퍼드 페어리의 전시가 롯데뮤지엄에서 열린다. ⓒ Design Jungle

 

 

셰퍼드 페어리의 국내 최대 규모 전시가 롯데뮤지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셰퍼드 페어리의 대규모 기획 전시로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총 470여 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전시의 제목은 <셰퍼드 페어리, 행동하라! EYES OPEN, MINDS OPEN>. 이는 셰퍼드 페어리가 평소 자주 사용했던 문구로, 그의 세상을 바꾸는 예술의 외침이기도 하다.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 2022 COURTESY OF SHEPARD FAIREYOBEY GIANT ART INC. (사진제공: 롯데뮤지엄)

 

 

셰퍼드 페어리는 권위와 관습에 저항한 개념적 메시지와 반복적인 이미지로 미국 시각 문화를 대표한다. 

 

1970년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태어나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 대학시절 스케이트보드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티커를 제작, 티셔츠와 스케이트보드 등 다양한 곳에 붙이고 스케이트보더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기 시작한 것이 작업의 시초가 됐다. 셰퍼드 페어리는 펑크 록과 스케이트보드 문화, 힙합, 그래피티 등 거리예술과 펑크의 DIY(do-it-yourself) 정신에 큰 영향을 받았고, 현재 로스엔젤레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작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시예술을 기반으로 광고, 선전 그래픽과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해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펼친 그는 환경, 인권 등과 같은 사회, 경제를 넘나드는 주제로 강렬한 프로파간다적 색채와 텍스트를 결합한 화면을 구성하는데, 강렬한 시각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이러한 구성은 대중에게 강렬한 이미지를 안겨주었고, 그는 다양한 장르와 양식의 결합을 통해 21세기 시각 미술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전시에서는 ‘오베이 자이언트’ 캠페인 초기 시리즈를 비롯,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제작한 신작들을 선보인다. 

 

전시는 총 8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selected Early Works 네 스스로 해라 DO IT YOUR SELF’에서는 셰퍼드 페어리의 예술적 초석이 된 그래픽 작품들은 한 자리에 전시한다. 그는 펑크 정신에 영향을 받은 예술적 철학과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예술적 메시지를 스스로 구축했다. 오베이 아이콘 초상과 바바라 크루거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오베이 레드 박스 로고, 별 모양 아이콘 오베이 스타와 같은 대표적 아이콘 등 그의 시각적 레퍼토리를 구성한 요소들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 전경 ⓒ Design Jungle

 

 

‘당신이 마주한 모든 이미지에 의문을 가져라’에서는 그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주제로 시각화한 포스터 140여 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원색의 색감, 단순 명료한 구성에 메시지를 결합한 강렬한 그래픽 스타일은 그의 의견을 직설적으로 담아낸다. 유명인들의 초상화를 비롯해 평등, 반전, 인권, 환경, 반-자본주의를 주제로 하는 작품들이 전시된다. 

 

‘힘과 평등’은 셰퍼드 페어리가 작품에 담는 메시지와 철학을 살펴볼 수 있는 섹션이다. 다양한 인종의 여성을 주제로 사회적 제도 안에서 발생하는 불평등과 차별을 표현하고, 평등, 평화, 정의와 같은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한다. 

 

전시 전경 ⓒ Design Jungle

 

 

‘눈을 떠라, 마음을 열어’에서는 예술가로서 철학과 신념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셰퍼드 페어리의 신작들을 관람할 수 있다. 30년간의 작품생활을 이어오며 자신의 신념을 내포하는 작품들을 새롭게 재구성해 작업을 발전시켜온 그의 신작들은 문화, 정치, 환경에 관련된 주제와 인물들을 소재로 한다. 

 

‘희망’은 버락 오바마의 초상을 그린 포스터 작업이기도 하다. 대중에게 그의 이름을 확실히 알리게 된 작품으로, 2009년 런던 디자인 뮤지엄 브릿 인슈어런스 디자인 어워즈에서 올해의 디자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그에게 영향을 준 장 미쉘 바스키아, 앤디 워홀, 로버트 라우센버그, 마틴 루터 킹, 노암 촘스키 등의 독창적 도상도 전시된다. 

 

전시 전경 ⓒ Design Jungle

 

 

‘생각을 시작하라’에서 작가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대중에게 질문을 던진다.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의 연장선상에서 여러가지 도상이 결합된 <위기> 시리즈가 전시된다. 지구보존, 지구위기, 글로벌 워닝 등의 경고 문구가 삽입된 환경 시리즈와 함께 전쟁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도 전달한다. 

 

 

전시 전경 ⓒ Design Jungle

 

 

‘레볼루션즈’는 레코드 커버를 기반으로 펑크 록, 뉴웨이브, 재즈, 힙합 등 다양한 음악이 주는 영감을 담은 시리즈로, 뮤지션의 메시지에 대한 셰퍼드 페어리의 생각, 음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에너지와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OBEY, 우리는 여전히 이곳에 있다’는 좀 특별한 공간으로 꾸며진다. 셰퍼드 페어리의 30년간의 예술세계를 담아낸 공간으로 전시공간은 작품의 근간이 된 장소인 스케이트 보드장으로 변신한다. 이곳에는 작가가 직접 제작한 스케이트보드 시리즈 40여 점과 작업실에서 옮겨온 스튜디오 소품이 최초로 전시되며 현장에서 직접 제작, 밝은 미래로 향해 가자는 내용을 담은 벽화 <Peace in bloom>도 볼 수 있다. 

 

그의 작품에는 비둘기, 장미, 연꽃, 지구, 천사 등의 이미지가 등장한다. 상징적인 개념과 의미가 담긴 이러한 도상들은 그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독창적인 그의 작품세계를 완성해낸다. 

 

성수동 피치스 도원, Obey Giant, 2022 2022 COURTESY OF SHEPARD FAIREYOBEY GIANT ART INC. (사진제공: 롯데뮤지엄)

 

강남 도산대로, Rise Above Rose Shackle, 2022 2022 COURTESY OF SHEPARD FAIREYOBEY GIANT ART INC. (사진제공: 롯데뮤지엄)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한국을 직접 방문, 희망과 환경을 주제로 석촌호수,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몰, 성동구, 강남구 도산대로 등 서울 시내 건물 5곳에 직접 벽화를 작업하고 이를 최초로 공개한다. 이는 ‘MAKE ART FOR A BETTER WORLD’라는 제목의 캠페인으로 지구보존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특히 거리는 그의 작업의 근원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장소로, 작가는 이러한 측면에서 거리의 작업들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7월 30일(토)에는 작가로부터 직접 작품 세계를 들어볼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가 마련된다. 전시는 7월 29일부터 11월 6일까지 열리며 관람료는 성인 19,000원이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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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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