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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궁금한 인터뷰] 도시락의 의미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레토릭

2022-11-02

도시락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누군가를 위해 도시락을 싸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좋게 담기도 하면서 마음과 정성을 표현한다.  

 

레토릭은 이런 도시락에 주목하는 브랜드다. 음식을 싸는 행위 뿐 아니라 문화까지 생각하는 레토릭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 더했다. 바로 환경이다. 

 

레토릭의 도시락 키트

 

 

도시락 문화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해오던 레토릭의 양소화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갖게 된 환경에 대한 경각심, 환경에 대한 염려 등으로 친환경 신소재로 이루어진 도시락 키트를 디자인했다. 레토릭의 도시락 키트는 미니멀한 형태로 기본에 충실하지만 과감한 패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최근 레토릭은 자신과 환경을 살리는 강력한 매개체로써 도시락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일상 속 작은 실천들을 통해 자신을 챙기는 삶을 구현하길 희망하면서 DDP에서 전시 ‘도시락 RE:BOOT-나를 챙기는 삶’을 개최하기도 했다. 

 

‘도시락 RE:BOOT-나를 챙기는 삶’ 전시 포스터

 

 

11월 8일까지 DDP 뮤지엄 3층 둘레길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RE:LOAD, RE:THINK, RE:PERCEIVE, RE:VIVE 등 총 4개 섹션으로 구성, 도시락에 담는 음식에 대한 의미를 지우고 생존적 관점에서 다시 채우며, 나에게 중요한 가치와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사람들의 리얼 라이프가 담겨진 도시락을 보며 우리 삶의 다양성에 대한 재인식을 실행하고자 한다. 이로써 일상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음식 먹기라는 과정을 통해 삶과 주변을 회복하는 메시지를 나눈다. 

 

‘일상 속 심미성, 창의’의 정신으로 친환경 경험 디자인 연구, 영상 및 웹사이트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디자인을 통한 높은 감수성과 자기효능감 구현을 목표로 하는 디자인 그룹 레토릭의 디자인 이야기를 양소화 대표로부터 들어본다. 

 

레토릭 양소화 대표

 

 

레토릭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레토릭은 나와 나의 일상을 위한, 더 나아가 주변 환경을 위한, 하루하루 멋지게 살아가는 방식을 제안하는 브랜드입니다. 

 

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섬유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후 프랑스 국립 미술학교에서 오랜 기간 동안 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귀국 후 다양한 분야의 그래픽, 공간, 건축, 제품 등 디자인 및 문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항상 아쉬웠던 것은 실용성과 심미성 그리고 환경 같은 사회적 의미 사이의 간극이었어요. 

 

예쁜 쓰레기가 아닌 우리의 삶 안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게 존재하고, 더불어 독창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멋지게 구현할 수 있으며 환경을 위한 의미 있는 제품들을 레토릭을 통해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레토릭을 론칭하게 되셨나요?


레토릭 브랜드 론칭 준비를 2년 정도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2021년 창업진흥원 예비창업패키지에 높은 성적으로 선정이 되는 좋은 기회가 있었고,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창업을 하고 이후 브랜드를 본격적으로 론칭하게 됐습니다.

 

‘레토릭’은 어떤 의미인가요? 


레토릭(Rhetoric)은 수사학이라는 의미입니다. 현대에 미사여구로 폄하되긴 하지만 과거 문자가 없던 시절 설득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이어요. 결국 레토릭은 같은 말이라도 더 좋게, 멋지게 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순간들이지만, 밥을 한끼 먹더라도 대충 먹기 보다는 좀 더 아름답고 멋지게 그 순간을 만들어주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레토릭을 회사 이름이자 브랜드 네임으로 정하게 됐어요. 

 

레토릭의 도시락 키트

 

 

레토릭의 대표 제품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코로나 이후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확산되었는데요, 여기서 저희가 주목한 것은 도시락이었어요. 혼밥, 용기내 등의 신조어들로 '도시락'의 의미가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로웨이스트 실천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환경적 실천을 유도하는 매력적인 제품이 필요하다고 생각됐고, 저희는 매일매일 사용하고 싶고 SNS에 정말 자랑하고 싶은 특별한 도시락 키트를 저희 첫 아이템으로 개발했습니다. 

 

도시락엔 한국 전통 찬합의 모듈적 기능과 미니멀리즘 미학을 담았고, 소재는 친환경 옥수수 PLA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제작했습니다. 보자기는 전통 조각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감각적인 패턴으로 디자인했고, 소재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재생 섬유로 제작했습니다. 

 

저희 도시락 키트의 챠밍 포인트를 말씀드리자면 첫 번째로 친환경 신소재, 두 번째로 우수하고 감각적인 디자인, 세 번째로는 너무 예뻐서 갖고 싶고, 매일 사용하고 싶고 환경을 위한 실천을 너무 하고 싶도록 하는 강한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결국 가성비 보다는 디성비(디자인이 구매 기준)에 집중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레토릭의 도시락 키트

 

 

개발 과정에서의 핵심적 포인트는 무엇이었나요?


도시락이라는 하드웨어적 요소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도시락 문화’에도 주목했습니다. 도시락은 보통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싸기도 하지만, 또 도시락 안에 내용물을 보면 각 나라의 음식 문화를 볼 수 있는데요.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도시락으로 식사하면서 볼 수 있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뜻이에요. 도시락이 가진 ‘문화’도 고려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디자인은 확장성을 가진 기본에 충실한 타임리스한 디자인을 생각했어요. 

 

거기다 소재는 옥수수 PLA, 페트병 재생 섬유 같은 친환경 신소재를 적극 도입했습니다. 여기에 다른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지만, 환경을 생각한다면 추가하지 않는 편이 좋아 기본을 방향으로 삼았습니다. 왜냐하면 기능을 추가하면 결국 다른 재료와 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이죠. 

 

도시락 키트의 하드웨어적 형태는 상당히 미니멀하지만, 컬러나 패턴 디자인은 과감하게 적용했습니다. 초기에 디자인 스튜디오 오디너리피플과 브랜딩을 진행했었어요. 로고 아이덴티티뿐만 아니라 패턴디자인도 같이 진행했었는데, 오디너리피플이 전개한 파격적인 패턴 그래픽 디자인이 꽤 반응이 좋았습니다. 

 

DDP 디자인페어 콜라보레이션을 로앤김과 진행한 커트러리세트는 올해 베스트디자인워어드(서울시장상)를 수상했습니다. 이렇게 저희는 현재까지 다양한 디자이너들과의 협업과 실험을 통해 디자인을 다각화하고 있습니다. 

 

 

 

보자기에 한국적 컬러와 기호를 재해석한 패턴디자인을 적용했다. 

 

 

디자인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인 형태를 가지되 그 안에 무한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확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저희 도시락 키트 같은 경우도 기본 도형 디자인이지만 컬러나 패턴을 다양하게 변주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파리 메종오브제에 참가하면서 한국디자인진흥원 요청으로 주최측 VIP 답례품 도시락 키트를 제작했어요. ,보자기에 한국적 컬러와 기호를 재해석한 패턴디자인을 적용했는데 프랑스 현지에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이렇게 사각형의 보자기 같은 기본 프레임을 두고 다양한 맥락 그리고 문화를 담을 수 있는 확장성을 저희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전시 전경

 

 

이번에 전시를 선보이게 되셨는데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레토릭 론칭 전에 도시락 문화에 대한 스터디를 지속적으로 했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가 터지고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생겼고, 우리의 식생활 습관이 나를 포함한 우리, 그리고 나아가 환경에까지 해로운 영향을 끼치지 않았는가에 대한 염려와 걱정에서부터 본격적인 전시 기획을 하게 됐어요. 이 모든 것이 어쩌면 레토릭이 나오기까지 선행됐던 탐구와 연구의 결과물인 것이죠. 그러다 지난 5월 서울디자인재단 오픈큐레이팅 전시 공모가 있어서 이 내용을 가지고 지원했는데 선정이 됐고, DDP 둘레길갤러리에서 대규모로 전시를 하게 되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전시는 도시락이라는 일상적인 오브제를 환경적 가치로 재조명·재탐구해 디자인 콘텐츠의 현재와 미래적 가치를 반영하고, 전시를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교육·체험적인 활동을 적극 독려하는 다양한 콘텐츠와 매체를 연출하는 공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시의 제목 ‘도시락 RE:BOOR-나를 챙기는 삶’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 터지고 오랫동안 환경을 가꾸고 살리고자 했던 그동안의 노력들이 무색해졌고, 우리의 몸과 마음까지 갉아 먹혔는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한치 앞을 모르는 세상에서 어쩌면 나를 살리기 위한 일상의 작은 실천들이 우리와 환경 모두를 살리는 강력한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환경과 나는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레토릭은 도시락에 주목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음식 먹기를 통해 환경을 살리는 강력한 매개체로 도시락을 바라보았어요. 오롯이 나를 위해 정성스럽게 만든 도시락을 통해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더 나아가 나를 둘러싼 환경을 돌아보게끔 합니다. 환경을 챙기는 것이 곧 자신을 챙기는 행위임을 다 같이 공감하고, 일상의 실천들을 통해 나를 챙기는 삶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전시 전경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나를 위해 정성스럽게 만든 도시락을 통해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더 나아가 나를 둘러싼 환경을 돌아보게끔 하는 데에 전시의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환경을 챙기는 것이 곧 자신을 챙기는 행위임을 함께 공감하고, 일상의 작은 실천들을 통해 나를 챙기는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자 했습니다.

 

DDP 디자인페어 런칭관

 

DDP 디자인페어 콜라보레이션 베스트어워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10월에는 서울디자인재단 오픈큐레이팅과 DDP디자인페어 론칭과 콜라보레이션 베스트어워드 이렇게 3개의 전시를 DDP에서 진행했어요. 브랜드 스토리텔링 그리고 제품 전시가 DDP내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어서 다양한 고객과의 만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파리 메종오브제를 통해 프랑스 파리 퐁피두 현대미술관에 입점하게 됐고 에르메스,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과도 협업을 논의 중입니다. 아마 하반기 마지막에는 유럽 쪽 진출을 세팅하게 될 것 같습니다. 

 

내년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까지 진출하고자 합니다. 해외 지원 사업과 글로벌 펀딩으로 미주, 아시아 시장을 진출하고 다양한 해외 전시 참가를 통하여 서유럽과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고자 합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레토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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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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