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30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전시를 접하며 아트를 경험하고 있지만 여전히 예술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예술은 어떻게 접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가까운 것이 될 수도 있고 먼 것이 될 수도 있다.
생활 속에서 좀 더 가까이 예술을 공감하며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 브랜드가 있다. 예술과 디자인의 조각을 모아 일상에서 예술을 실천하고자 하는 라이프앤콜렉트(life&COLLECT)다.
라이프앤콜렉트는 섬유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윤두리 디자이너와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박혜지 디자이너로 구성된 디자인 콜렉티브다.
라이프앤콜렉트의 양면 모듈액자
이들은 각각 패션 디자이너와 미술관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도 늘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보고자 하는 의지를 굳혀왔다. 그러다 박혜지 디자이너의 여행 사진을 시작으로 첫 제품을 만들었고, 브랜드를 론칭하며 작가들의 창작물을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아트테리어 상품들을 출시했다.
실생활에서 아트를 향유하며 개인의 취향까지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라이프앤콜렉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라이프앤콜렉트 박혜지 대표, 윤두리 디자이너
‘라이프앤콜렉트’의 의미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삶을 뜻하는 ‘life’와 모으다를 뜻하는 ‘collect’가 만나 만들어진 라이프앤콜렉트(life&COLLECT)는 예술과 디자인의 조각을 모아 일상에서 ‘생활의 예술'을 실천하겠다 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이름이에요.
두 분이 언제, 어떻게 브랜드를 론칭하게 되셨나요?
저(박혜지)는 미술관 큐레이터로, 윤두리 디자이너는 패션 회사 디자이너로 각자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항상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해보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어요. 그러던 중 제가 찍은 여행 사진을 인테리어에 사용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분위기에 따라 양면으로 돌려가며 사용할 수 있는 양면 모듈 액자와 커튼, 가림막, 테이블 보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패브릭 포스터 제품이 탄생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작가들의 순수 창작물을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트테리어 상품들로 재탄생 시키고자 하는 저희 브랜드의 방향성을 꾸준히 지켜나가고 있어요.
브랜드 철학은 무엇인가요?
‘The art of Living, 생활의 예술을 실천합니다’예요. 미술, 디자인, 사진, 음악, 패션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생활 속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예술품으로 제작해 예술의 진정한 가치를 알리고자 합니다.
루이스웨인 '고양이를 그린 사랑의 화가'전
라이프앤콜렉트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그림을 물건 위에 프린팅하는 기존의 아트 굿즈가 아닌, 작품에 대한 저희만의 새로운 해석이 더해졌다는 점이 라이프앤콜렉트만이 가진 차별점이라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라이프앤콜렉트의 활동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라이프앤콜렉트의 활동을 두 가지로 나누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 명화를 활용한 아트테리어 상품을 제작해 미술관 아트샵 상품군을 다양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실제로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했던 앙리 마티스전, 현대백화점 문화홀에서 진행했던 루이스 웨인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중인 합스부르크 왕가의 미술품 등 오리지널 라이센스를 가지고 기념품으로만 기능하는 아트 상품이 아닌 실생활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아트굿즈를 제작합니다.
두 번째는 작품을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신진 작가님들과의 협업이에요. 평면에서 존재했던 작가님들의 작품에 라이프앤콜렉트만의 상상력을 더해 아트 상품으로 제작합니다. 아이디어 단계부터 투자, 제작, 유통까지 작가님들의 작품이 예술을 사랑하고 소비하는 많은 분들의 일상에 녹아들 수 있게 제작하고 소개하는 것이 저희가 하는 또 다른 활동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루이스웨인 '고양이를 그린 사랑의 화가'전
앙리 마티스 '라이프 앤 조이'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전
아티스트 발굴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희 둘 다 작가분들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에 작품이 마음에 들면 직접 연락을 드려 협업을 제안하고 있어요. 아트페어나 일러스트페어, 공예페어와 같이 신진 작가분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 공간도 열심히 다니며 라이프앤콜렉트와 뜻을 같이하는 작가분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순수미술에만 제한을 두지 않고 브랜드, 뮤지션, 인플루언서 등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티스트분들이라면 꾸준히 활동을 지켜보고 제안을 하는 편이에요.
어떤 제품들을 선보이시나요?
작가님들과 협업을 하다 보니 대표작을 활용한 제품들을 많이 선보이게 돼요. 앙리 마티스의 대표작 <한 다발>에서 영감을 얻은 패브릭 오브제, 루이스웨인의 고양이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퍼 액자와 퍼 핸드폰 액세서리,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전에서는 왕실의 공예품에서 영감을 얻은 헤어 액세서리, 핸드폰 액세서리 등 현대 생활과 관련된 모든 곳에 아트를 접목해 제품을 제작합니다.
양면 모듈액자
대표상품인 양면 모듈 액자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처음에는 같은 공간의 다른 시간대 사진을 양면으로 보여 주기 위해 양면형 모듈 액자를 제작했어요. 액자 판매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연출방식을 고민하게 됐는데요. 특히 아트샵에서 전시와 관련된 엽서, 티켓, 스티커들로 액자를 채우는 연출 방식이 반응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한 가지의 그림을 꽉 차게 넣는 액자 형태보다 각자의 취향을 담아 자유롭게 구성하는 콜라주 보드로 많이 사용하시는 것 같아요. 특히, 네 컷 사진과 폴라로이드를 넣어 연출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프레임이 가볍고 분리가 편해 쉽게 내부 이미지를 바꿀 수 있어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 찾으시는 것 같아요.
루이스웨인 '고양이를 그린 사랑의 화가'전
디자인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저희는 자매와 같을 정도로 친한 사이다 보니 하루 종일 자유롭게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한계를 짓지 않는 상상력과 거침없는 추진력으로 ‘이렇게 하면 재밌을 것 같은데 만들어 볼까?’하면 아트 상품 샘플을 며칠 안에 만들어내요.
예를 들면, ‘고양이 작가’로 불리는 루이스 웨인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고양이 꼬리 그립톡’은 핸드폰에 장식용 꼬리를 달아주는 제품으로, 실용적 기능보다 고양이를 순수하게 애정한 작가의 의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볼 수 있어요. 고양이 꼬리 그립톡의 디자인도 노란 치즈 고양이, 고등어, 턱시도 등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의 무늬 중 선택할 수 있게 제작했습니다. 작가의 의도에 깊게 공감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게 되는 거죠.
저희 제품은 실생활에 사용하는 제품들이다 보니 출시 전에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내구성에 신경 써서 퀄리티 좋은 아트 상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도 저희 브랜드의 자존심이기도 합니다.
브랜드의 목표 및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박혜지) 미술관 벽에 걸려있는 그림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진 경험이 누구에게나 한 번 쯤은 있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마찬가지였는데 아주 작은 계기들로 인해 미술관이 편안하고 재밌는 공간이 되었어요. 미술관 바닥에 엎드려서 그림을 모사하는 아이들을 봤던 기억, 미술관 밖에서 작품을 본 기억, 작품을 직접 만져본 경험, 작품을 만든 작가들을 우연히 만난 이런 작은 계기들이 조금씩 쌓여 더 이상 그림을 두려워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라이프앤콜렉트가 이런 저의 경험들과 소망이 녹아든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The art of Living, 생활의 예술'이라는 브랜드 철학 그대로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전파하는 브랜드가 되었으면 합니다.
(윤두리) 지금은 저희가 함께 작업하고 싶은 작가님들께 먼저 협업 제안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는 저희의 재밌는 상상력과 탄탄한 제품력을 기반으로 자신의 작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에 선보이고 싶은 작가님들이 먼저 찾아오게 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라이프앤콜렉트는 명화 위주의 아트테리어 제품군을 많이 보여드렸는데요, 앞으로 신진작가들과 적극적으로 콜라보 제품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12월 런칭을 목표로 홍소이 작가님의 일러스트 작품과 라이프앤콜렉트의 아이디어를 결합한 패브릭 시계를 개발하고 있어요. 내년 2월에는 ’2023 서울리빙페어(SLDF)’에 참가해 라이프앤콜렉트의 일상 속 사용할 수 있는 예술을 직접 선보이고자 합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라이프앤콜렉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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