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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궁금한 인터뷰] ‘오롯이 쓰고 도로 잘 쓰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 ‘오롯이도로시’ 

2023-01-05

지난해 iF 디자인 어워드와 iENA 국제 발명 대회에서 수상,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국내 브랜드가 있다.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오롯이도로시다. 

오롯이도로시 로고 이미지

 

 

지난 5월 iF 디자인 어워드 키친(Kitchen)/리빙(Living) 부문에서 본상을 수상한 오플로 오브제 수세미(oFleurs Wine glass scourer)는 평범한 주방의 새로운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오브제이자 수세미로, 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디자인 솔루션을 높이 인정받았다. 

 

와인잔, 젖병, 텀블러 등을 편리하게 세척할 수 있는 제품으로, 크리스탈 와인잔이 쉽게 깨지는 문제점을 안전하게 해소시키며 특허를 받은 이 친환경 제품은 민들레, 무궁화, 제비 등 한국 고유의 꽃 이름과 컬러를 적용, K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세계로 알릴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오플로 오브제 수세미

 

 

사람마다 손 크기가 다른 점을 고려해 플렉서블한 입체 패턴을 적용한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완성된 이 제품은 독일 iENA 발명 대회(International Trade Fair Ideas-Inventions-New Products)에서도 은상을 수상했다. iENA는 2022년 73회째를 맞이한 세계적 권위의 발명 대회로, 세계 3대 발명 대회로 손꼽힌다. 

 

2021년 론칭한 오롯이도로시는 오플로 수세미, 포레스트 샤워타월 등 미세 플라스틱 제로 제품을 출시하며 서울시 주관 HI 서울 우수 제품으로 ‘서울어워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롯이도로시가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다. 오롯이도로시의 박정주 대표는 “제품을 기획할 때 환경을 보호하는 것은 기본이며,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에코 디자인 관점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디자인을 통해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오롯이도로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정주 대표와의 인터뷰다. 

 

오롯이도로시 박정주 대표

 

 

오롯이도로시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오롯이도로시는 에코 디자인과 유니버설 디자인을 기반으로 창작하는 디자인 그룹의 브랜드입니다. 지속 가능한 친환경 카테고리에서 위트있고 럭셔리하게 풀어낸 디자인 제품을 제안하며, 2년간의 특허 제품 연구 및 소재 개발 끝에 2021년도부터 자체 생산과 유통을 이어오고 있어요.

 

특별한 홀리데이를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는 ‘오플로 와인잔 스카우러’ 제품과 욕실에서 매일 쓰는 ‘포레스트 샤워타월’ 제품으로 홈&라이프스타일 라인의 감도 높은 제품들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오롯이도로시’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나요?


“오롯이 쓰고 도로 잘 쓰자”라는 슬로건이 담겨 있어요. 오롯이 쓰고 도로 쓸 수 있도록 자연에서 재배되는 천연 소재나 생분해성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제안한다는 ‘이유 있는 고집’이 담겨 있습니다.

 

독일 iENA 국제발명대회, iF 국제디자인어워드에서 수상하셨는데요.


너무나 감사하게도 ‘오플로 와인잔 스카우러’ 제품으로 독일에서 iF디자인 본상과 iENA 발명상 2관왕을 수상했습니다. 오플로는 사람마다 손 크기가 다르다 보니 와인잔을 설거지할 때 와인잔이 깨지거나 손을 다친 경험을 바탕으로 불편한 점을 디자인적으로 해결하고자 개발했던 제품이에요. 

 

세상에 없던 발상으로 새롭게 디자인을 풀어낸 점, 모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친환경 소재라는 점에서 모든 심사위원 분들께 좋은 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오플로 오브제 수세미

 

 

오플로는 어떻게 디자인됐나요? 


많은 분들께서 저에 대해 제가 처음부터 디자인 분야를 전통 코스로 배운 것으로 종종 오해를 하시는데요. 사실 디자인보다 먼저 꿈을 갖고 시작했던 분야는 바로 프랑스 요리였어요. 조리를 전공으로 진학해 졸업한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10대부터 20대까지 많은 시간을 주방에서 보냈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관점으로 디자인을 적용시킬 때 바꿔보고 싶었던 곳은 주 작업장이었던 주방이라는 공간이었고, XD디자인 작업 시 주방에서 사용했던 제품들에 대해 피드백을 나열하는 것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그 중 가장 아이디어가 번뜩였던 것이 바로 와인잔이었어요. 프랑스 요리를 하다 보니 와인잔을 쓸 일도, 세척하고 관리하는 일도 많았기 때문에 개선하고 싶은 점이 한둘이 아니었죠. 오플로의 디자인은 ‘어떻게 하면 깨지지 않고 간편하게 세척할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이었습니다. 

 

기존의 수세미들을 나열하고 평면일 때와 입체적일 때 어떤 작용을 하는지 모델링으로만 테스트해볼 수 없어서 동네 마켓부터 생활용품 전문 상점을 들러 수세미를 종류별로 몽땅 사서 단면을 잘라 보기도 하고 불이기도 하면서 형형색색의 부직포를 가위로 잘라 괴상한 모양까지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지금 보면 너무나 우스꽝스러운 디자인이지만 그때는 대단한 것이 만들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지금의 오플로 디자인으로 정착하기까지 전국 방방 곳곳 다녀보지 않은 생산 공장이 없었고, 버전이 다른 2백 개가 넘는 시제품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친환경 소재까지 적용되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열정적이었고 보람찼던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디자인상과 발명상을 모두 수상하는 이례적인 경험을 하셨는데, 비결이 있으시다면?


두 번의 어워드에서 수상하게 되면서 한 해에 독일에 두 차례 다녀올 기회가 있었습니다. 독일을 방문하게 되면서 독일에서 왜 오롯이도로시 제품들을 선호하게 됐는지 더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예시로 독일에서는 플라스틱 비닐봉지를 구하기란 UFO 찾기보다 힘든 일입니다. 보통 마켓에서 흔하게 볼 수 있던 비닐봉지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독일은 오래전부터 비닐 사용이 금지돼서 작은 시골 마을의 슈퍼마켓에서도 구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매장 어디를 가나 FSC 인증된 패키지, PLA 빨대, 종이 계열의 포장 제품들을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시작된 환경 규제로 깊이 배어 있는 환경 시민 의식이 뿌리부터 잡혀 있었기 때문에 진짜 환경을 위한 고집으로 만든 오롯이도로시 제품들이 빛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신 배경은 무엇인가요?


사실 대단한 배경도, 큰 고민도 없었습니다. 솔직히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도, 친환경 디자인도 아니었다면 생산할 때 좀 더 쉬운 길로 갈 수 있었을 거예요. 단가적인 부분에서도 이윤을 위해 플라스틱을 사용했더라면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 있게 승부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대단한 환경 운동가가 아니더라도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인 책임을 소비자에게 미룬 채 ‘무분별한 환경오염 소재를 사용할 것인가’하는 질문에서 도망치고 싶지 않았어요. 디자인을 배우면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부분도 ‘디자인은 =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였기 때문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소재를 찾기 위해 발품 팔며 다닐 때 사장님들로부터 “세상에 그런 건 없다. 왜 플라스틱을 쓰는지 아느냐”라고 꾸지람을 듣기 일쑤였지만, 환경을 지키는 일이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무작정 도전했던 것 같습니다.

 

오롯이도로시의 제품은 크라우드 펀딩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출시해도 시장에서 팔리지 않으면 생산할 가치가 없는 상품성 제로의 제품입니다. 다행히 크라우드 펀딩에서 3,200%가 넘는 뜨거운 관심을 받을 정도로 현 시대가 원하는 제품이었고, 지속적으로 소비자들이 다시 찾아주고 원하는 제품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하는 디자인 역시 브랜드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포레스트 샤워타월

 

 

‘포레스트 샤워타월’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오플로에 이어 자연에서 재배한 천연 황마를 아름답게 엮어 낸 ‘포레스트 샤워타월’은 기존의 플라스틱 타월을 대체하기 위한 제품이에요. 사용자의 사용성에 따라 4가지 타입으로 디자인됐는데요, 숲속의 기운으로 현대인의 스트레스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 제품이에요. 제품을 받는 순간부터 힐링할 수 있도록 향부터 각질 바디케어에까지 도움을 주도록 만든 제품입니다. 

 

이 제품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일은 도심 속 미세 플라스틱 배출 감소를 넘어 숲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도심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나무들과 숲을 보며 자연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고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저희 고객님들과 함께 작은 부분이지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도심 속 숲을 조성하는 생명의숲 환경 단체에 매년 기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롯이 자연에서 온 소재로 폐기되는 순간까지 하나의 사이클그래피를 그리는 이유도, 친환경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생활 소비재를 중점으로 두고 디자인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구가 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앞장서서 고민하며 소재부터 포장재까지 원유 계의 플라스틱 소재 사용을 지양하려고 고집하고 있습니다. 

 

오롯이도로시 패키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브랜딩이 더해질 수 있도록 항상 오롯이 쓰고 도로 잘 쓰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오롯이도로시 제품들과 함께 쓸 수 있는 연계 제품과 다양한 기업들의 콜라보레이션 제안을 받으며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어요. 

 

현재는 탄소 배출 문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제시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고, 국내에서 배출되는 업사이클링 소재를 기반으로한 뷰티케어 신규 라인 론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오롯이도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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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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