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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궁금한 인터뷰] 경험과 기억을 디자인하는 ‘감성플랜’

2023-01-21

직원이 4명밖에 되지 않지만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디자인 기업이 있다. 감성플랜이다. 

 

이들 작품의 특징은 설치물이 지닌 스케일이나 조형성 너머에 담겨있다. 경험과 기억을 다루는 감성플랜의 작품은 작품을 바라보는 개개인의 관람객에게 스토리와 감성을 전달한다. 

 

이러한 그들의 작품은 세계의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며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설치미술작품인 <모멘트캡슐>로 2018 GD(굿디자인)을 비롯, reddot award, IF award, K design award, GDA(German Design Award), Asia Design Prize를 수상했고, <달팽이 가든>으로 2020 IDEA award winner(finalist), 2020 reddot award winner(페어스탠드(fair stands) 및 아웃도어 어뮤즈먼트(outdoor amusements) 부문), 2022 K design award Gold winner를 수상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실내건축을 공부한 후 이탈리아 밀라노 도무스 아카데미에서 디자인으로 미술학 석사과정을 거친 감성플랜의 김희원 대표는 2002년부터 디자인봄이라는 공간디자인 회사를 운영하다 공공디자인, 설치미술, 장소브랜딩 등 작업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2017년 ㈜감성플랜을 설립했다. 

 

감성플랜의 김희원 대표로부터 감성플랜의 디자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감성플랜 김희원 대표

 

 

주로 어떤 디자인 작업을 하시나요?


장소에 대한 브랜딩을 기반으로 테마컨텐츠, 공간디자인, 서비스디자인, 환경조형물, 공공시설물디자인, 제품, 시각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일관된 주제로 공간 전체를 디자인하고 있어요. 디자인으로 장소에 고유성을 찾아주고, 그 장소를 명소화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도착점입니다.

 

‘감성플랜’이라는 이름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나요?


저희 회사의 슬로건은 ‘경험을 디자인하고 기억을 만들어가다’입니다. 그리고 저희 작품들은 관람객의 체험을 유도하고 기억을 공유하면서 완성되어가는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관객들이 직접 타임캡슐을 넣은 박스를 쌓아 만든 <모멘트캡슐>이나 놀이시설로 체험이 가능한 <달팽이가든> 등을 들 수 있죠. 

 

‘감성플랜’이라는 이름은 저희 작품이 사람의 마음에 작용해 여운을 남기고 관객과 감성의 한 부분을 공유하면서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는 저희 회사의 성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세계 3대 디자인상을 모두 수상하셨습니다. 직원이 4명밖에 되지 않는데 수상비결은 무엇인가요?


모든 디자인 과정을 밀도 있게 진행합니다. 많은 인원보다는 응축된 에너지가 필요한 작업이에요. 저희는 디자인과 아트의 경계에서 작업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정교한 디자인 과정을 지나 실시설계과정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위해 끈질기게 파고드는 편입니다. 전체 디자인과 더불어 작게 분해한 한조각의 디테일까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요. 

 

구조적으로는 회사 내부에 적은 인원이지만 근속년수가 10년 이상 된, 호흡이 맞는 각 파트의 멤버들이 주축이 돼 하드웨어의 역할을 해주고, 필요에 따라 외부 전문가의 아웃소싱풀이 이미 구축돼 있어 프로젝트의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팀을 운영,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모멘트캡슐>

 

 

여러 어워드에서의 수상을 통해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모멘트캡슐>은 어떤 작품인가요?


<모멘트캡슐>은 2017년 송도해상케이블카의 개장기념 조형물로 개인의 기억을 담은 타임캡슐을 저장하는 기능을 지닌 설치미술 작품입니다. 2018 GD(굿디자인)을 비롯해 reddot award, IF award, K design award, GDA(German Design Award), Asia Design Prize 등을 수상하며 국내외 어워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경험을 디자인하고 기억을 만들어가다’라는 저희 슬로건처럼 관객들이 개인의 기억을 담은 타임캡슐을 직접 채워가면서 조형물의 형태가 완성되어 갑니다. 송도해변의 모래사장에 찍힌 발자국에서 모티브를 얻어 ‘파도에 지워질 찰나의 순간을 저장한다’라는 개념에서 시작됐는데요, 실제 모멘트캡슐의 단위 모듈은 발사이즈에서 힌트를 얻어 300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 작품은 송도해상케이블카를 연인들의 성지로 만드는 역할과 함께 장소명소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이후 형태를 달리해 2019년에는 충북 제천의 청풍호반케이블카에 2호 모멘트캡슐이 설치됐고, 2022년에는 전남대학교 공과대학의 70주년 기념 조형물로 3호 모멘트캡슐이 설치됐습니다. 올해 제부도 서해랑 케이블카에 제4호 모멘트캡슐이 설치될 예정입니다. 

 

 

<소원의 용>

 

 

2017 GD수상를 수상한 <소원의 용>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소원의 용(Buckrt Dragon)>은 모멘트 캡슐과 같은 시기에 설치된 송도해상케이블카의 개장기념 조형물이에요. 옹벽의 난간 역할을 위해 디자인됐고, 송도의 용왕 설화에서 모티베이션 됐습니다. 

 

157개의 철판을 레이저 커팅해 일정 간격을 두로 용의 형태를 구축, 몸통에는 1만여 개의 홀이 뚫려 있어 소원을 적은 용비늘을 거치할 수 있고, 황금빛 비늘이 몸통에 채워지면서 용의 형상이 변하고 완성돼 갑니다. 

 

 

 

<달팽이가든>

 

 

환경조형물 <달팽이가든(Snail Garden)>에서는 좀 특별한 감성이 느껴지는데요. 


소중했던, 그러나 이제는 지나가버린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마음을 담아 디자인된 작품입니다. 거꾸로 가는 시계를 중심으로 햇살 같은 컬러의 달팽이들이 멈추어 있는 풀밭에 설치돼 있는데요, 이 달팽이들을 종이접기 방식의 다양한 변주로 디자인, 아날로그적 감성을 주었습니다. 찬란했던 순간들이 여전히 진행형으로 존재할 것 같은 그 시간대로 느린 여행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죠. 

 

<비봉산파빌리온>

 

<시의 숲>

 

 

그 외 주요작품인 <비봉산파빌리온>과 <시의 숲>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세요. 


<비봉산파빌리온(Spectra Pavilion)>은 청풍호반케이블카의 두번째 정상에 설치된 작품으로, 비봉산의 장소성을 해석해 봉황의 화려한 컬러와 의미를 빛을 통해 체험할 수 있는 조형물이에요. 

 

<시의 숲>은 2022년 완공된 경남사천시 박재삼 문학거리에 설치된 조형물입니다. 서민의 삶 가장 가까이에서 친숙한 운율로 함께했던 박재삼 시인의 시처럼, 시의 운율이 모여 서민의 벤치가 되고, 숲을 이루고, 시인의 서가 자체가 됐습니다.

 

부산디자인위크 전시부스

 

 

최근 수상작인 부산디자인위크의 전시부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모멘트캡슐>을 오마주해 전시부스로 리디자인 한 작업으로,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추구, ‘Reusable’, ‘transformable’, ‘Zero waist’라는 세가지 키워드를 담고 있어요. 

 

디자인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저희 회사에는 디자인에 관한 세개의 슬로건이 있어요. 첫번째는 ‘좋은 디자인은 스스로 말한다’입니다. 부가 설명을 하지 않아도 프로세스와 스토리가 디자인에 정직하게 드러나는 직관적 디자인을 선호하죠. 

 

두번째는 ‘경험을 디자인하고 기억을 만들어가다’로, 관객과 소통하고 디자인을 통한 경험을 유도하며 그 결과물로써 프로젝트가 완성되기를 바랍니다.

 

세번째는 ‘좋은 디자인은 좋은 에너지를 만든다’예요. 디자인이 만드는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하는데요, 항상 긍정적인 여운을 남기는 디자인을 하고자 노력합니다.  

 

올해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올해는 활동범위를 넓혀 해외 전시에 참여하고, 해외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과 환경이슈에 기여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런칭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감성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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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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