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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번역으로서의 디자인 선보이는 아트&디자인 스튜디오 신유

2024-07-03

‘디자인은 번역이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상업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아트와 디자인에 접근,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창적인 가구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아트&디자인 스튜디오 신유(STUDIO SHINYOO)의 전시가 오는 7월 28일까지 갤러리 느와(GALERIE NOIR)에서 열린다. 

 

 

 

 

신용섭, 유승민 디자이너가 함께 이끄는 스튜디오 신유는 스웨덴의 작은 목공방에서 시작됐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공간, 사람과 자연을 연결해줄 수 있는 작업은 마치 좋은 번역처럼 송신자와 수신자 사이에서 하나의 매개로서 문화적으로, 공간적으로 올바르게 번역하는 일과 같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오브제, 가구, 설치물 공간 등 다양한 매개를 통한 작업을 펼치고 있다. 

 

스튜디오 신유, 유승민과 신용섭

 

 

<LIN 1, 2, 8> 

 

 

2019년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최초 영 앰버서더로 선정되며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2022년 한국 가구 작가 최초로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전시를 진행했고, 2023년 인천공항 박물관 개인전, 2024 프랑스 파리 메종&오브제 등에 참여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갤러리 느와는 디자이너 브랜드 송지오(SONGZIO)의 현대 미술 갤러리로 도산공원에 위치해 있다. 송지오의 송재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 송지오에 대해 “아트 패션을 추구하는 패션 하우스로, 균형과 불균형, 대칭과 비대칭, 빛과 어둠, 곡선과 각, 선형과 비선형, 유한과 무한, 가시와 불가시, 거침과 섬세함, 대담함과 고요함, 고전주의와 전위주의 등의 ‘ORDER DISORDER’, 질서 무질서가 공존하는 이원론을 창작 개념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송지오 컬렉션의 창작 과정, 그리고 젊은 아티스트들 과의 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된 갤러리 느와는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전시를 개최하는 갤러리 공간으로, 지난 5월 문을 열고 개관 기념전으로 드로잉 아티스트 성립의 전시를 열었다. 


송재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 혹은 아티스트가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에 맞춰 자유롭고 유기적으로 운영이 이루어지는 느와에서는 앞으로도 젊고 창의적인 아티스트들과 대중들에게 자극과 영감이 되는 전시를 기획하고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며, “파리 패션 위크에서 컬렉션을 선보이는 송지오 컬렉션을 통한 글로벌화를 추진 중에 있는 송지오는 송지오 옴므, 지제로 등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을 확장하고 있는 등, 라인 별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에 있다. 올해 10월에는 파리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 봄, 오랜 준비 끝에 송지오의 여성복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전시 전경

 

 

이번 전시의 주제는 ‘구성의 해체’로, 스튜디오 신유는 이번 전시를 일종의 무대로 삼고 무대적 연출을 통해 공간에서 풀어낼 수 있는 미학적 가치들의 논의를 가능하게 한다. 공간이 지닌 골격이나 기능적 특징들을 살피면서 이에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고 공간 속 제2의 공간을 창조하며 연출가의 역할을 자처하는 스튜디오 신유는 갤러리 공간뿐 아니라 플래그십 내부를 신유의 색으로 채우며 새로운 규율을 만들어 냄으로써 기존의 전시 맥락을 해체하고 충돌의 지점에서 다시 재구성하는 그들의 예술적 실천을 보여준다. 

 

가구적 오브제에서 확장된 공간의 재현으로 동양과 서양, 흑과 백, 패션과 예술, 상업공간과 갤러리, 안과 밖, 수직과 수평 등의 여러 대비 조건들을 자신들만의 디자인 언어로 고찰하여 작품과 공간의 관계성을 화두로 끌어올리는 스튜디오 신유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체험과 기억을 토대로 경험적 이미지를 재구성, 신유의 세계와 섞이고 파편화된 작품의 일부로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사유를 시도하게 한다. 

 

<해체의 구성>

 

 

1층 중앙에 설치된 메인 작품 <해체의 구성>을 비롯해 여러 개의 구획으로 구성된 3층 전시공간에서는 ‘기둥-보’ 구조라는 근본적 건축 양식이 지닌 보편적인 미학을 탐색, 현대에 풀어놓은 작업 ‘LIN COLLECTION’ <LIN 1>, 입체적 조형을 해체해 평면이라는 2차원에 재구성하는 <PLANE SERIES> 등이 전시된다. 

 

평면 작품과 한지 기둥과 먹으로 작업한 조형적 오브제는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스튜디오 신유의 신작으로, 새로운 작업들이 기존의 작품 활동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다. 

 

전시 전경

 

 

전시장 내 테이블 위에는 스튜디오 신유의 철학 책과 사진집이 놓여있고, 벽면엔 약 5년간 스튜디오 신유가 그려온 스케치의 일부가 걸려있다. 의자에 앉아 천천히 살펴보면 신유의 철학을 조금씩 느낄 수 있다. 

 

스튜디오 신유, 유승민과 신용섭

 

 

스튜디오 신유로부터 신유의 이야기와 이번 전시에 대해 들었다. 

 

Q. ‘디자인은 번역이다’라는 철학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 


좋은 번역은 무엇일까요? 저희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다른 문화권에서도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입니다. 문화적(공간적)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서양의 작품이 동양에서 공감 받을 수 있어야 하며, 동양의 작품이 서양에서 공감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다른 시간대에서도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 입니다. 역사적(시간적) 차이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작품이 현대에서 공감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두 가지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선 번역하고자 하는 작품의 문화적, 역사적 요소들과 번역을 소비할 수신자의 문화적, 역사적 요소들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다른 문화권,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이 작품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좋은 번역과 좋은 디자인은 닮아 있습니다.

 

Q. 2022년 한국 가구 작가 최초로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전시를 개최했는데.


저희의 시그니처 작품인 린 컬렉션과 당시 새로 디자인했던 시류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운송 과정에 문제가 있어 최초에 계획했던 모든 작품이 전시되진 못했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특히, 린 컬렉션의 경우 많은 외국인들이 그리스 시대의 파르테논 신전이나 서양 문화권의 건축물을 떠올리며 흥미를 보였습니다. 구조적으론 익숙한 미감이지만, 그 와중에 동양적 포인트들이 현대적으로 잘 섞여 있는 것 같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전시 전경

 

 

Q. 이번 전시는 어떻게 개최하게 됐나.


송지오 플래그십 갤러리 느와가 완공되기 전에 연락을 받았습니다. 완공 전 3D 이미지를 미리 받아봤을 때 공간의 무드와 톤이 스튜디오 신유가 추구하는 무드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서양적 모더니즘과 동양적 우아함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송지오의 철학과 스튜디오 신유의 철학 사이에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몇 번의 미팅을 거치면서 송지오 측과 함께 전시를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에는 3F 갤러리 공간에 대해서만 제안을 주셨지만, 공간 방문 후 1F 컬렉션 공간에도 전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송지오 측에 1F 전시 시안을 제작해 보여드렸고, 이후 흔쾌히 수락해 주셨기에 본격적으로 전시를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LIN 1>

 

 

Q. 전시의 주제가 ‘구성의 해체’ 인데.


이번 ‘구성의 해체’전은 스튜디오 신유가 그동안 작품을 통해 드러냈던 미학적 가치들과 메시지를 해체하여 평면적으로, 조형적으로, 건축적으로 재구성한 전시입니다. 스튜디오 신유는 항상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양 극단의 문화는 서로 충돌하며 해체와 구성을 반복합니다. 스튜디오 신유는 해체와 구성이 반복되는 지점들을 포착하고, 과정으로서의 작업을 지향해왔습니다. 양 극단의 문화는 대비되는 여러 요소들을 대변하기도 합니다.


‘구성의 해체’전에서 전시는 해체로 종결되지 않고, 구성과 해체가 반복됩니다. 구성과 해체의 주체이자 객체는 스튜디오 신유와 그 작품들이며, 자아이자 타아이고, 특수성이자 보편성이며, 흑과 백이자 동양이자 서양이기도 합니다.

 

전시 전경

 

<해체의 구성>

 

 

Q. 일반 전시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공간을 전시의 배경으로 사용하지 않고, 그 자체로 전시가 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점입니다.

 

Q. 전시 관람의 포인트는.


이번 전시는 스튜디오 신유에게 익숙한 분들에겐 친절한 전시지만, 저희가 낯선 분들에겐 어려울 수 있는 전시입니다. 때문에 전시장에 마련된 텍스트들과 작품들을 살펴보시고, 한 번 더 전시장을 훑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처음에 보지 못했던 여러 맥락들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그들의 반응을 보고 싶어요. 유럽을 넘어, 동남아, 미국과 중동에서도 스튜디오 신유의 작업을 ‘아름답다’고 생각할지 궁금해요. 그리고 그들이 저희의 작업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느낄지 알고 싶습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스튜디오 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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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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