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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나무 경’ 통해 인간의 삶 말하다, 조각가 전항섭

2024-07-12

‘타고난 이야기 재주꾼’이라 불리는 조각가 전항섭의 전시가 오는 10월 9일까지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아트리안 컬피뮤지엄에서 열린다. 

 

아트리안 컬피뮤지엄은 총 4층 규모의 건물에 수장고(지하 1층), 카페테리아(1층), 전시장(2층), 박물관(3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 천 점에 이르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곳이다. 개관을 앞두고 있는 아트리안 컬피뮤지엄의 초대전으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나무가 말하기를’로, 전항섭 작가는 나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전하며, 나무에 다시 생명을 입히는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시 전경

 

 

돌과 나무 등의 재료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펼쳐온 전항섭 작가는 캔버스를 배경으로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있는 헤엄치는 나무 물고기 작업을 선보였었다. ‘물고기의 낙원’뿐 아니라 그는 한글을 주제로 평면조각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연의 재료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온 전항섭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번 전시에서 전항섭 작가는 나무를 소재로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토속적이며 소박한 느낌의 나무 작품들은 따뜻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신비로움과 웅장함을 통해 경건함을 자아낸다. 

 

<나무經2013-나무 속의 방Ⅱ>, 44×27×103cm, 장미목+단풍나무

 

<나무經2014-飛心>, 10×32×155cm, 박달나무

 

<나무經2004-나무가 꾸는 꿈Ⅱ>, 30×30×75cm, 박달나무

 

 

수많은 나무와 마주하면서 나무를 만지고 다듬고 깎아내는 동안 그는 나무와의 대화를 이끌어 냈다. 그 과정을 통해 그는 나무가 통한 깨달음과 나무가 주는 교훈을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한다. 작품들의 제목은 모두 ‘나무 경(經)’ 시리즈다.

 

전항섭 작가는 세종이야기미술관이 후원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세종이야기미술관은 작품을 통해다양한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전항섭 작가를 후원하고 있으며, 무궁무진한 콘텐츠가 담긴 그의 작품을 선보이는 콜라보 전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국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인간의 인생사를 다양한 기법을 통해 표현해온 전항섭 작가가 이 나무 작품들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 관람객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전항섭 작가로부터 이번 전시에 대해 들었다. 

 

전항섭 작가

 

 

Q. 어떤 작품들을 선보이나. 
지난 30여 년간 나무를 사용해 작업을 해왔다. 초기부터 ‘나무 경’ 시리즈의 작업을 해왔고, 2011년부터는 ‘피쉬 파라다이스’ 시리즈를 작업해왔다. 그중 이번 전시에서는 나무 작업을 통해 얻은 메시지를 전하는 ‘나무 경’ 작품들 총 22점을 선보인다.  

 

Q. 이번 전시 주제 ‘나무가 말하기를’에 대해 설명한다면.


전시는 우리 삶에 대한 이야기, 삶이 지닌 애환에 대해 말한다. 우리 삶에는 희망, 욕망, 기쁨, 행복, 슬픔, 고통 등 여러가지 감정이 있다. 그중 우리의 욕망을 어떻게 승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 바탕은 사랑이다. 사랑을 배경으로 그 위에서 삼라만상에 대한 이야기를 각 작품을 통해 하나씩 볼 수 있도록 작품을 구성했다. 

 

이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2013년 작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무속의 방’이라는 주제로 40여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의 이야기는 나무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벌레에서 시작된다. 애벌레의 상태에서 나무 속의 방으로 들어가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것, 나무 속의 방에서 고치가 되고 다양한 종의 곤충이 되어 밖으로 나오는 것은 모두 사랑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이야기와 배경이 이번 전시의 바탕이 된다. 

 

전시 전경

 

 

Q. 이전 작업 ‘피쉬 파라다이스’와의 연관성은. 


하나의 흐름이다. 90년대 작업의 주제가 음양, 화합 등에 관한 것이었다면, 2000년대에 들어서는 삶과 죽음이 한 몸이라는 것에 대해 작업을 했다. 2010년도에 들어서는 꾸준히 영생하는 삶, 모든 진리를 행함에 존재하는 영생에 대해 ‘피쉬 파라다이스’를 통해 말했다. 

 

‘피쉬 파라다이스’ 시리즈는 색채를 활용한 평면을 배경으로 물고기를 얹혀낸 작업이었다. 드로잉의 개념으로 평면조각을 이루어 냈던 작업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자체가 낙원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작업이었다. 결국은 우리가 살아있는 이 곳이 천국이라는 메시지를 주고자 했다.

 

‘나무 경’ 시리즈는 그 이전부터 꾸준히 해왔던 작업으로 조각가인 나의 ‘본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무 경’ 시리즈를 통해 그동안 작업을 통해 말해온 이야기 중 인간의 희로애락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전쟁, 파멸, 고통, 승화의 과정에서 우리가 어떻게 삶을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무 경’이라는 타이틀로 엮어보았다. 그간의 작업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으로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나무經2020-聲>, 22×14×70cm, 박달나무

 

<나무經2000-연인>, 12×40×78cm, 박달나무

 

<나무經2013-나무 속의 방>, 17×20×50cm, 박달나무

 

<나무經2004-日出>, 10×26×83cm, 호두나무

 

<나무經2018-SoulⅡ>, 21×32×182cm, 박달나무

 


Q. 관람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나무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나무가 가진 특유의 물성에 대해 경험해 보실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거기에 더해 작품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작품을 잘 들여다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문학인들과 함께 하는 ‘피쉬 파라다이스’ 소품전을 준비하고 있다. 8월중순경 전시를 개최하고자 기획 중이다. 또한, 300호 이상의 대형 ‘피쉬 파라다이스’ 시리즈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작업에 있어서는 규모가 있는 나무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2미터 이상의 스케일이 있는 ‘나무 경’ 시리즈를 대규모 전시공간에서 선보이는 것이 새로운 계획이자 목표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전항섭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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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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