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2
[편집자주] 본 기사는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홍익시디 소식지 기자들이 진행하는 인터뷰로, 디자인정글은 대학생 객원기자가 참여하는 인터뷰를 시리즈로 게재할 예정입니다.
강경희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포토그래퍼인 강경희 작가를 인터뷰했다. 강경희 작가는 예술 사진과 상업 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피사체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자연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개성 있는 연출과 아름다운 색감으로 담아내는 강경희 작가의 작업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전한다.
강경희 프로필 사진 ⓒ 금시원
Q. 자신에 대해 소개한다면.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시각디자인과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상업 및 패션 사진을 다루는 스튜디오에서 포토그래퍼 어시스턴트로 총 3년을 근무했고, 현재는 프리랜서 포토그래퍼로 디자인, 음악,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클라이언트와 협업하고 있다. 이미지 기반의 프로젝트 그룹 파일드(Filed)를 공동으로 운영하며 작품 제작 및 전시 기획에 참여했다.
강경희 스튜디오 명함 ⓒ 강경희, 유현선
지난해 10월에 ‘강경희 스튜디오’를 개업하고 1인 사업자가 됐다. 처음으로 명함도 생겼다. 같은 파일드 멤버인 유현선 디자이너가 제작을 맡았는데, 받는 사람마다 다들 멋지다는 반응이라 굉장히 만족스럽다. 섬광, 번개, 불꽃 등 순간적으로 강하게 번쩍이는 빛 혹은 날카롭고 뾰족한 칼의 이미지를 반영한 로고가 특히 마음에 든다.
Q. 대학 시절이 궁금하다.
인생의 전성기라고 표현할 만한 시기가 언제냐고 묻는다면 단연 대학 시절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활기차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실제로도 매사에 열정적인 대학생이라 1학년 반 대표가 된 것부터 시작해서 학생회 행사기획부까지 거의 모든 학교 행사에 참여했다. 소모임 부회장에 이어 다음 해에 바로 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소모임에도 큰 애정을 갖고 있었고, 미술대학 밴드 ‘트라이던트’의 드러머로 OT와 축제 때 공연도 했다.
Q. 시각디자인과 재학 시절, 진로 결정의 계기가 되었거나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특정 수업보다는 시각디자인과 내 소모임 활동이 진로 결정에 큰 계기가 됐다. 입학 직후에는 사진보다는 타이포그래피나 그래픽디자인, 편집디자인에 더 관심이 있었는데 사진 소모임 힙스(HIPS)에 들어가게 되면서 점차 사진 전공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졌다. 학교에서 들을 수 있는 사진 관련 수업은 거의 다 수강했다. 시각디자인과 전공 수업은 기본이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교양 수업, 나중에는 회화과에서 진행하는 사진 수업까지 수강했을 정도로 사진 매체를 다루는 수업을 좋아했다. 다른 과 학생들이 작업을 대하는 태도나,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시각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 시각디자인과 학생들과는 또 다른 지점이 있어서 흥미로웠다.
Q. 활동하던 당시의 힙스 이야기를 듣고 싶다.
당시의 힙스는 사랑이 가득한 소모임이었다고 생각된다. 함께 했던 소모임 선배 및 동기, 후배들이 좋았던 것도 하나의 이유일 수 있겠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에 존재했던 힙스 아카이빙 웹사이트 주소가 ‘I LOVE HIPS’였는데 그만큼 동고동락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매주 수요일마다 하던 회의와 끝나고 다 같이 모여서 찍는 회의 사진, 짝 선배 짝 후배 미션, 사진전 관람, 조명 세미나, 계절마다 떠났던 MT, 크리스마스 파티 등 다양한 활동이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서로의 관계가 돈독했기 때문이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친하게 지낼 정도로.
Q. 지금의 작업관을 구축하는 데 가장 많은 영향을 준 학창 시절의 경험은 무엇인가.
재학 중의 경험보다 휴학 중에 했던 활동이 더 큰 영향을 줬다. 2017년에 상업 사진 스튜디오에서 포토그래퍼 어시스턴트로 일하면서 처음으로 실제 현장에 대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영화 매거진 촬영을 주로 하는 스튜디오라 유명한 영화배우를 촬영할 일이 많았는데 연예인이 있는 현장을 실제로 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됐던 기억이 난다.
또한 같은 해에 친한 친구와 함께 한 달 정도 떠난 유럽 여행에서는 삶의 가치관이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독일 베를린과 카셀. 이렇게 다섯 나라를 여행하면서 아름다운 장면을 두 눈과 필름에 잔뜩 담아왔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유럽을 다녀온 건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다. 물론 지금도 30대 초반으로 젊은 나이지만, 같은 도시를 방문하더라도 그때 느꼈던 것만큼 큰 행복을 느낄 수는 없을 것 같다. 힘들고 지칠 때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기도 하고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이기도 하다.
2017년이 여러모로 인생에 큰 변화가 많았던 해였다. 파일드를 결성한 해이기도 하고 에마논(Emanon)이라는 파티 크루에 합류한 해이기도 하다. 재미있는 행사를 찾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신나게 놀다 보니 어느새 파티 기획까지 하게 됐다. 만나는 사람의 대부분이 학교 사람이었던 나에게 학교 밖의 사람들과도 교류할 기회가 생겼던 경험이었다.
Q. 학창 시절 지금의 파일드 멤버들과 함께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참가했다고 들었는데, 학생 신분으로 전시에 참여하며 느꼈던 소감이 궁금하다.
<Filed: the book of filed images> ⓒ Filed
대학생 때 늘 팀 활동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었다. 그러다 언리미티드 에디션 참가라는 명분이 주어졌고, 동명의 책 <Filed: the book of filed images> 제작을 위해 만든 프로젝트 팀이 바로 파일드다. 언리미티드 에디션 이후로도 계속 같은 팀으로 활동할 계획은 없었는데, 운이 좋게도 팀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주신 분들이 인터뷰나 전시 등 다양한 제안을 해 주셔서 활동을 이어오게 됐다. 어떤 아이디어든지 혼자서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여 널리 알리고 전시해야 또 다른 기회로 연결되고 확장된다는 걸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통해 깨달았다. 그 이후로는 귀찮더라도 꾸준히 인스타그램에 작업 아카이브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디자이너에게 아카이브는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카이브를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아카이브는 지속적으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록하는 행위는 시간이 쌓일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지 않나. 이렇게 말하는 나 역시 아카이브를 실천으로 옮기는 걸 어려워하지만, 내가 참여한 작업을 잘 다듬어 기록해 놓은 걸 볼 때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Q. 올해 강경희 스튜디오를 차렸다. 새롭게 개인 스튜디오를 차리게 된 이야기가 궁금하다.
내 이름을 건 스튜디오를 여는 것이 꿈이라서 실천했다. 처음 사업자등록증이 나왔을 때의 뿌듯함도 잠시, 매우 복잡해진 세금 문제로 바로 사업자등록을 한 걸 후회하기도 했다. 여럿이 함께했던 파일드는 수익 활동이 목적인 그룹이 아니었기에 금전 문제가 생길 일이 크게 없었고,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여 해결하곤 했다. 하지만 1인 사업자는 의지할 곳이 없어 종종 외롭고 힘들었다. 비슷한 직종에 종사하는 친구들과 작업실을 공유하면 어려울 때 서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현재는 5명이 함께 작업실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아무래도 출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스스로 루틴을 정해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어렵다. 학교나 직장을 다닐 때는 지각을 절대 안 하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당장 처리해야 하는 바쁜 업무가 없을 때는 느긋하게 살다 보니 많이 나태해진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이런 여유로운 삶의 방식에서 얻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에 현재에 만족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Q. 최근 몇 년 동안 단체 작업을 많이 진행했다. 단체 작업에서의 역할이 궁금하다.
단체 작업을 할 때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의견만 고집하지 않고 어떤 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인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사소한 것 하나도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모두의 의견을 묻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려고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런지 같이 하는 작업이 확실히 과정도 재밌고 결과도 멋지게 나오곤 한다.
Q. 하나의 사진 작업을 하기 전엔 많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개인 작업을 시작하기 전 고려하는 사항과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단체 작업에서는 모든 과정을 함께 의논하고 각자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맡아서 진행했다면 개인 작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혼자 모든 과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단체 작업을 할 때도 주도해서 일정을 정하거나 역할을 나누며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이끌어가는 편이었기 때문에 개인 작업을 할 때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총괄 비주얼 디렉터 혹은 에디터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 프로젝트의 경우, 포토그래퍼가 그 역할까지 같이 해야 하는 만큼 더 많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어떤 주제로 할 건지, 어디서 촬영할 건지, 누구와 협업할 건지, 어떻게 조명을 설치할 건지 등을 미리 기획한 후 주제 정리와 장소 및 아티스트 섭외, 조명대여 등을 진행한다. 그 외 작업은 프로젝트의 목적이나 성격에 따라 고려해야 할 사항이나 준비 과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일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포토그래퍼에게 디테일 하나까지 놓치지 않는 꼼꼼한 성격만큼이나 중요한 건 뛰어난 임기응변 능력이다. 촬영장은 정말 변수가 많은 곳이라 계획한 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만약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기획자는 어떻게 처리하는 게 가장 현명할지 다양한 요소와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빠르게 판단하고 실행해야 한다.
Q. 전주국제영화제에 〈빠라빠라미따!〉 포스터로 참여했다. 영화 포스터를 기획하는 과정에서의 이야기가 듣고 싶다. 전반적인 작업 과정과 사용한 요소에 대한 설명한다면.
〈빠라빠라미따!〉 포스터 설명을 먼저 하면 좋을 것 같다.
전주국제영화제 〈빠라빠라미따!〉 포스터 ⓒ Filed
모형 사과는 전통적인 정물화의 빛과 구성을 차용하는 형태로 수 십 번 재 촬영됐다. 보통의 사진 작업 과정에서라면 그중 가장 만족스럽게 찍힌 것을 골라 내기 마련이다. ‘가장 먹음직스러운 것’, ‘가장 진짜처럼 찍힌 것’, ‘가장 특성이 잘 드러나는 것’처럼 보기에 좋거나 의도에 걸맞은 사과만이 수십 또는 수백 장의 사진 속에서 추려진다. 그러나 이번 작업에서는 촬영한 모든 사과를 한 화면에 담아 보기로 했다. 굴러가는 사과, 흔들린 사과, 초점 영역을 벗어난 사과들조차 여럿이 모이니 화면을 그럴싸하게 구성한다. 되레 멀뚱히 하나만 찍힌 것보다 더 생동감 넘쳐 보이기도 하다. 힘 있게 쏟아지는 여러 개의 사과 중 하나 정도는 또 다른 우주 어딘가에서 원하는 삶을 살고 있을 노아와 호세를 위한 것이었으면 한다.
정물화에 등장하는 소품 중 가장 대표적인 과일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조형적으로 아름다운 사과를 상징적인 사물로 선택했다. 각자 영화를 관람하고, 참고할 이미지를 기반으로 스케치를 한 뒤 합성을 통해 완성하는 일반적인 포스터 디자인의 과정을 따랐지만 A컷을 선택하기보다 촬영본 전체를 사용했다는 점이 가장 특이했다고 할 수 있다.
Q. 개성이 넘치는 헤어스타일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연출한 〈Colors〉 연작이 인상 깊었는데, 작업 과정에서 특별히 의미를 두었던 부분이나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면.
〈Colors〉 연작 ⓒ 강경희
〈Colors〉는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전부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작업이라 애정이 남다르다. 일반인 분들과 촬영했다는 점이 전반적인 작업 과정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전문 모델이 훨씬 촬영도 수월하고 결과물도 보장될테지만, 매체에 노출된 적이 없거나 빈도가 낮은 신선한 이미지를 원했다. 또, 주제 특성상 ‘평소에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중요해서 함께 작업한 헤어 디자이너님의 실제 손님을 대상으로 섭외를 진행했다.
그래서 협업한 사람들과의 시너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일반인 분들이지만 패션 화보 느낌을 살리기 위해 표정이나 포즈 디렉션에 특히 신경을 썼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촬영장의 분위기가 편안해야 해서 촬영에 들어가기 전 친근하게 대화를 건네는 것으로 시작했던 기억이 난다.
개인의 취향에 맞게 탈색이나 염색을 하고,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추구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각자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고 재미있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매 순간 자라나는 머리카락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헤어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연출하고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했다.
다만 ‘결과물을 어떤 방식으로 대중에게 전달해야 할지’가 상당히 고민이었다. 책으로 엮거나 전시를 여는 방향도 생각해 봤는데, 보이는 방식에 너무 힘을 주다 보면 작업을 발표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가볍지만 가장 접근성이 좋은 인스타그램 게시물로 업로드했다.
Q. 태양, 바다, 산 등의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작업을 하는데, 자연과 사진 작업을 연결 짓는 방식이 궁금하다.
따사로운 햇볕을 마음껏 쬐면서 걷고, 시원한 바다에 풍덩 빠져서 울렁거리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 속 나무와 흙냄새를 맡는 것을 좋아한다. 태양, 바다, 산을 가까이하며 얻는 여유와 해방감 속에서 자유로운 사고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창작에 대한 영감도 떠오르곤 한다.
패션 화보는 의외로 단순하고 눈에 보이는 게 전부라서, 직접 자연 속에 들어가 촬영했을 때 사진에 자연의 에너지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다. 실내 스튜디오가 아닌 야외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공간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확연히 다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어느 축구장이다. 아름다운 야외 촬영지들은 정말 많았지만, 여름에 그늘 한 점 없는 축구장에서 땀 흘리며 촬영한 것을 잊을 수가 없다. 최고의 조명은 자연광이다.
Q.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인 만큼,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잠시 멈춤’의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고 느낀다. 동적인 영상 매체가 아닌, 정적인 사진 매체가 지닌 영향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잠시 멈춤'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에 매우 공감한다. 콘텐츠의 범람으로 유행도 점점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세대 차이를 실감하는 구간이 5년에서 10년 사이였는데 요즘은 2년에서 3년만 지나도 엄청나게 낡아 보이더라.
사진은 오히려 멈춰 있기 때문에 시선을 잡아 두는 힘이 있다. 수많은 연속 이미지를 담는 영상과 달리 사진은 단 한 장의 이미지로 승부를 봐야 한다.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장이 넘는 사진을 촬영하고 그중에서 베스트 컷을 최고 해상도로 전시하는 일이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본다.
Q. 사진가와 관람자의 소통 수단은 이미지라고 생각한다. 작품의 의도나 인상을 전달할 때 특별히 추구하는 방향성과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
사진가로서 색을 통해 인상을 남기려고 노력한다. 사진은 빛의 예술이지만, 사진가의 특성을 담는 것은 색이라고 생각한다. 예전부터 사진 편집 단계에서 톤을 이리저리 만지는 걸 좋아했다.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내 시선과 취향을 섞어 실제로 보이는 것보다 더 멋진 사진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패션포토그래퍼 휴고 콤테(Huge Comte)의 사진은 등장하는 모델의 피부 색조만 봐도 그의 작품인 걸 알 수 있다. 어떤 사진을 보고 어느 작가의 작품인지 파악할 때 나는 그 작가만이 다루는 색의 조합에서 가장 큰 힌트를 얻는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도 내 사진 속 색 조합을 보고 내 것을 알아챌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예술 사진과 상업 사진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예술 사진과 상업 사진의 차이는 학생 때부터 꾸준히 해왔던 고민 중 하나이긴 하다. 하지만 이제는 그 차이를 명확하게 말할 수 있다. 바로 클라이언트의 존재 여부다. 클라이언트가 있으면 상업 사진, 없으면 예술 사진이다. 다시 말해, 상업적 목적을 가진 이미지인지 아닌지에 따라 나뉘는 것이다. 여러 분야가 있겠지만 특히 패션 사진은 예술과 상업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놓여 있어서 매력적이다.
Q. 다음 목표 및 꿈을 듣고 싶다.
세계 일주를 하고 싶다. 언젠가 여유가 된다면 해외의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사람과 풍경을 사진에 담고 싶다.
객원기자_ 손주현, 오다은, 정시윤, 최예주
#예술사진 #상업사진 #사진 #포토그래퍼 #강경희포토그래퍼 #강경희스튜디오 #강경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