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0
부산에 자리한 무사이는 몇 십 석의 관객을 위한 스크린을 통해 일반 영화관과는 조금 다른 ‘보는 방식’을 제안하는 공간이다. 독립영화관이자 독립서점으로, 다양한 종류의 영화와 책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하는 이곳은 새로운 관점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생각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책과 영화의 효용의 가치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회복’을 제공하는 공간. 무사이는 이렇게 정의될 수 있겠다. 무사이의 최용석 이사는 이러한 공간의 의미를 ‘무사이’라는 이름으로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는 생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책과 영화를 매개체로 삼은 그는 그리스어로 ‘생각을 불러일으키다’라는 어원을 지니고 있는 ‘무사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우리동네문화놀이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지닌 무사이는 독립영화관이면서 독립책방이자 비건쌀빵을 판매하는 문화공간이다. 무사이의 최용석 구성원이 처음 무사이를 연 것은 자신이 사는 마을에 책방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작은 책방으로 시작된 무사이는 영화관과 카페로 공간을 확장했고, 10대시절 책방 속 풍경에 큰 감흥을 얻었던 그의 막연한 상상이 현재 부산을 대표하는 나아가 우리나라 독립영화관을 대표하는 장소로 완성이 된 셈이다.
무사이로 향하는 계단
최용석 이사는 자신을 소개할 때 ‘구성원’이라는 말을 쓴다. ‘문화예술사’인 그는 문화는 위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고, 그러한 철학을 내부 구성원의 명칭에도 담아냈다. 그는 무사이의 대표 구성원 중 한 사람이다.
무사이에는 총 4개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독립영화관과 독립서점으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커뮤니티를 위한 장소, 그리고 특별한 비건쌀빵과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이곳에서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몸과 마음을 채울 수 있다.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문화놀이터 무사이의 이야기를 최용석 구성원으로부터 들었다.
무사이 최용석 이사. 그는 무사이의 구성원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Q. 영화와 책을 함께 선보이고 있는데, 두 장르를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자기이해와 발견이라는 화두를 늘 마음에 두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영감과 동기를 얻는지 늘 자기를 궁금해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삶의 회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과 영화는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주는 효용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책과 영화는 온전히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행위입니다. 타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임으로서 역설적으로 자기가 보입니다. 책과 영화를 통해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과 그런 시간을 보내는 시간의 짝패인 공간을 선사하고 싶었습니다.
무사이의 독립영화관
무사이의 독립서점
Q. 무사이에는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각 공간은 어떻게 운영되나.
무사이는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독립영화관에서는 평소에 접하기 어렵거나 아쉽게 관람 기회를 놓친 독립영화를 주로 상영합니다. 월1회 정도 기획상영회도 가집니다. 장르는 특정하지 않습니다. 분기에 1번 정도 감독이나 배우와의 만남을 시도하는 GV가 열립니다.
또다른 공간은 독립서점입니다.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큐레이션해서 전시, 추천합니다. 특정한 베스트셀러 보다는 작가의 풋풋하지만 진지한 그 느낌과 생각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월1회 또는 분기 1회 작가와의 북토크를 진행합니다. 독립영화관과 독립책방에서 월1회 음악정기 공연도 진행 합니다.
모임방은 책모임이나 커뮤니티모임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비건쌀빵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책과 영화가 자신을 돌보는 도움을 주 듯 건강하고 맛있는 쌀빵은 몸을 돌보는 일을 합니다. 문화와 빵은 마음과 몸을 돌본다는 그 속성이 잘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임방
사유지
카페
카페에서 선보이는 특별한 비건빵
Q. 책은 주로 어떤 기준으로 큐레이션 하나.
특별히 큐레이션 기준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작가 개인의 얘기를 담고 있거나, 입고를 희망하는 독립출판물은 대부분 선보이려고 합니다.
Q. 특별히 인기가 좋은 장르가 있다면.
무사이책방을 찾으시는 분들이 특별히 선호하는 책을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책은 독자의 감정에 따라 취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인기가 좋은 책을 굳이 생각해본다면 작가와의 만남을 통한 북토크의 도서들 인 것 같습니다.
무사이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된다.
Q. 영화는 어떻게 선정하나.
무사이의 영화 프로그래밍 역시 책과 유사한 구조를 가집니다. 사실 독립영화들은 대형영화관에서 상영할 기회를 받지 못하거나 상영기간이 매우 짧은 슬픈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영요청이 있거나 눈여겨 두었던 배급사의 영화를 요청해 프로그래밍 하고 있습니다.
독립영화 역시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가 하고 싶은 일을 가만히 듣는 행위와 다르지 않아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영화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시시한 영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총 몇 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나. 가장 반응이 좋았던 영화는 무엇인가.
총 편수는 대략 1천편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상영했던 모든 영화에 관객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독립영화로 만들어졌던 오세연 감독의 성덕과 권하정/김아현 감독의 <듣보인간의 생존신고>라는 영화가 가장 반응이 좋았습니다. 자신의 좋아하는 일과 대상에 대해 덕질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상 다큐멘터리입니다.
Q.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독일 영화 감독 크리스티안페촐트의 <바바라>라는 영화였습니다. 슬픈 전쟁 속에서 운명처럼 얽히고 섥힌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내용도 좋았지만 유명하고 작품성 있는 영화를 처음으로 부산의 아주 작은 영화관에서 소개하게 되어 감개무량 했습니다.
독립영화관에서 진행된 프로그램 모습
Q. 무사이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자신을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무언가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무사이가 누군가의 하루를 힘 나게 해드렸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일입니다. 옆집 삼겹살 가게도, 앞집 피자가게도 유사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사이는 책과 영화가 매개일 뿐입니다. 무사이에 오면 조금 더 힘 내서 살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을 드렸으면 합니다.
Q. 무사이가 어떤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나.
책, 영화, 문화를 통해 하루를 힘 나게 해주는 공간, 자기이해와 발견의 기쁨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25년도에는 무사이의 어원처럼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사유지(개인책방 프로젝트), 사유의 계단(나를 흔들 문장과 대사들 전시 프로젝트)을 계획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무사이의 생각과 구조가 지역마다 조용히 퍼져 나간다면 더할 나위 기쁠 것 같습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
사진제공_ 무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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