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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김종건의 필묵생활 첫 이야기, 한글멋짓 전

2009-11-03


이제 ‘캘리그래피’는 디자이너들만 쓰는 용어가 아니다. 이 용어를 만든 장본인이자 국내 최초의 캘리그래피 전문 회사 ‘필묵’을 세우고 한글 디자인의 우수성을 알려온 김종건. 어린 시절부터 붓과 먹을 곁에 두고 자연스럽게 ‘필묵생활’을 해온 그가 첫 번째 전시 한글멋짓 전을 열었다.

에디터 │ 이지영(jylee@jungle.co.kr)

김종건의 ‘필묵생활’은 생활이 곧 자신의 작업 활동임을 드러내는 이름이다. 이는 옛 선비의 생활이 그랬던 것처럼 붓과 먹을 곁에 두고 자연에 거스르지 않는 작업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명칭이다. 이러한 필묵생활 전시 중 첫 번째인 ‘한글멋짓 전(The First Exhibition of Kim zhongkun's Philmuk Living)’이 지난 10월 7일부터 19일까지 서교동에 위치한 더갤러리에서 열렸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서예를 재해석한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그 동안의 작업 활동이 생활 영역에서 어떻게 수용되었는지를 보여주었다.

캘리그래퍼 김종건은 어린 시절부터 줄곧 붓을 잡았고 대학에서 서예를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국내 최초 캘리그래피 전문 회사 ‘필묵’을 창업해 다양한 캘리그래피 로고타입과 한글디자인 상품을 만들었다. 그는 ‘캘리그래피’라는 용어를 만든 장본인으로서 수강생 3천여 명을 배출했을 뿐 아니라 삼성, LG, 행남자기, 광화문 글판 및 여러 전시에 이르는 다채로운 활동으로 한글 디자인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왔다. 또한 손글씨 영역이 단지 ‘아날로그적 감성’이라는 면을 강조할 뿐, 그 이외에 실험적인 부분에서는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활발한 실험을 준비해왔다. ‘한글멋짓 전’에서는 손글씨 영역 안에서 한글의 문자 조형이 어떻게 실험되며 다양한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고자 했다.

전시는 크게 ‘실험’과 ‘수용’이라는 2개의 장으로 나뉘는데, 현 시대의 실험적 디자인 형식과 내용을 전개하고 시장이 그것을 수용하게끔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장 ‘실험’에서는 ‘시장 정향적 작업(market oriented works)’에서 벗어나 자신의 창작과 표현 의지를 유연하게 드러낸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 영역의 작품들로 그가 어떻게 작업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실험을 시도해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일반 생활 영역에 다양하게 수용된 작업들을 보여줬다. 이는 그의 한글 문자 조형에 대한 지속적인 실험활동이 어떻게 ‘시장의 법칙’에 유연하게 수용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의미는 김종건이 필묵을 중심으로 제품• 상품에서 보여줬던 예술적인 이미지를 감상용 작품에도 큰 여과 없이 자연스럽게 담아냈다는 데 있다. 이로써 실용과 예술, 제품과 작품 간의 결합 및 넘나듦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가는 이번 전시로 서예 기반의 작업들이 더욱 유연하게 시장에 유입되기를 바라는 동시에 ‘시스템 편입’이 아닌 ‘시스템 유발’ 형태의 시너지 효과를 지닌 한글 문자 조형 실험들이 활발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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