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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문화를 낳는 기술

2010-02-08


지난 2월 6일, KT&G 상상마당에서 열 두 번째 열린포럼이 개최됐다. ‘기술은 문화를 어떻게 변화시키나’라는 주제로 아이폰이 촉발시킨 디지털 패러다임의 변화를 살펴보았던 자리다.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미디어아트 연구소 박영욱 교수, 파펑크스튜디오의 박훈규 디자이너가 패널로 참여한 이날 열린포럼은 전에 없는 열기로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가며 진행됐다.

에디터 | 정윤희(yhjung@jungle.co.kr)

일부 전문가만을 위한 포럼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모여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담론을 이끌어내는 ‘열린’ 포럼을 지향해 온 상상마당의 열린포럼이 어느덧 12회를 맞았다. 예술과 일상을 넘나드는 폭넓은 주제로 한번쯤 짚어보아야 할 이슈를 공론화시키고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마련해 온 것. 2010년에 열릴 열린포럼의 대주제를 ‘문화생태계의 변화와 징후’로 설정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보면 이번 포럼의 부제가 ‘아이폰을 통해 본 디지털 패러다임’이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12회 열린포럼은 출시 한 달 만에 24만대의 판매고를 달성한 아이폰과 최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는 트위터 열풍에 주목하고, 이 같은 기술 패러다임이 문화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그 변화에 대해 논의하고자 했다. 참석한 세 패널의 근황을 빌어 대중 속에 자리한 기술을 짚어 본 뒤 박영욱 교수의 발제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박영욱 교수는 발제문에서 “축음기 발명은 단순히 음악의 대중화를 가져온 것뿐만 아니라 음악에 대한 본질적인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며 “아이폰으로 대두된 증강현실 기술 역시 축음기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톤을 이어받은 박훈규 디자이너는 직접 자신의 하루를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주며 디자이너, 혹은 아티스트의 일상에 얼마나 많은 ‘기술’들이 사용되고 있는지를 확인시켰다. 단순한 툴로써의 기술과 창조적인 인식의 변화를 유발시키는 기술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었던 것. 실제 프로젝트 진행 시 아이폰 덕을 톡톡히 보았다는 박훈규 디자이너는 “분명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인데, 이 기술을 어떻게 다르게 사용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블랙베리와 아이폰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는 “정보 공유 범위와 회전속도가 굉장히 빨라지고 있다”며 “기술의 발전이 정치, 즉 민주주의 질과 양에까지 변화를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이 외에도 기술에 따른 창조사의 변화, 기술 발전으로 인한 문화적 혜택 등에 대한 패널 각자의 체험 사례와 문제점에 대한 토론이 이어지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까지 계속됐다. ‘문화가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을 수용함으로써 변화하고 있다’는데 대한 사례 열거 식의 당연한 이야기로 점철될 수 있었던 포럼은 기술 자체의 진화는 물론, 기술로 인해 변화한 문화조차 수용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이 역시 당연한 이야기이긴 하나 눈 앞의 화려한 기술과 각종 신드롬에 가려져 지나치기 쉬운 문제점을 공론화시켰다는 점에서 열 두 번째 열린포럼 역시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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