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안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루벤스, 반 고흐 등 대가의 작품이 들어왔다. 보기만 해도 소유욕이 상승하는 이 가방은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아이디어다.
Louis Vuitton Masters - Da vinci
대문자 L과 V가 겹쳐진 로고와 꽃과 별 문양이 가득한 패턴이 그려진 갈색 가방. 한 때,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세 명 중 한 명은 들고 다녔던 이 가방은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모노그램 시리즈다.
루이비통은 2000년대 초반부터 현대 예술가와 협업한 가방 라인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것이 모노그램 가방에 붓으로 글씨를 흩날려 쓴 듯한 ‘모노그램 그라피티(Monogram Graffiti, 2001)’와 모노그램 패턴을 다양한 색으로 변화시킨 ‘모노그램 멀티컬러(Monogram Multicolor)’다.
이렇게 예술가와의 협업으로 브랜드의 고루한 이미지를 탈피했던 루이비통이 지난 4월 11일, 또 하나의 새로운 컬렉션을 발표했다. 과거 현대 예술계의 악동이라 불렸던(지금은 아닌) 제프 쿤스(Jeff Koons)와 협업한 ‘마스터스(Masters)’ 시리즈다.
Louis Vuitton Masters - Titian
Louis Vuitton Masters - Rubens
Louis Vuitton Masters - Fragonard
어디 한번 보자. 가방 형태는 전에 출시한 디자인과 별다르지 않다. 그러나 마스터스 컬렉션의 키포인트는 바로 고전 회화를 가방 속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티치아노의 〈마르스, 비너스와 큐피드〉, 루벤스의 〈호랑이 사냥〉, 프라고나르의 〈침대에 누워 작은 개와 노는 소녀〉, 반 고흐의 〈삼나무가 있는 밀밭〉 등 제목만 들어도 굉장한 작품들이 가방이 되었다.
가방에 적용된 회화는 제프 쿤스가 2013년에 발표한 〈게이징 볼(Gazing Ball)〉이라는 연작에서 사용한 작품이다. 즉, 마스터스 컬렉션은 거장의 작업인 동시에 제프 쿤스의 작업이다.
이 사실을 알려주듯 가방 중앙에는 원작을 그린 거장의 이름이 회화를 아슬하게 가리면서 크게 쓰여있다. 그리고 가방 양 하단에는 제프 쿤스의 이니셜인 J, K와 루이비통의 로고가 사인처럼 박혀있다.
Louis Vuitton Masters - Van gogh
Louis Vuitton Masters - Van gogh (Silk Scarf)
세계적인 브랜드와 예술가, 그보다 더 유명한 고전 예술의 만남인 만큼 마스터스 컬렉션 프로젝트는 약 일 년 동안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출시되는 제품의 수도 가방과 액세서리를 모두 합해 총 51개다. 또한, 제품 구매 시 원작자의 초상화와 전기가 담긴 책을 함께 제공하니, 쇼핑도 하고 미술사 공부도 할 수 있다.
제프 쿤스는 이번 협업이 자신의 작품을 길에 내놓을 기회라고 말했다. 걸어 다니는 예술작품,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술작품이라. 좋은 아이디어다. 그런데 이 가방을 사는 사람은 고전 회화를 좋아하는 걸까? 제프 쿤스를 좋아하는 걸까? 아님, 루이비통을 좋아하는 걸까? 궁금하다.
자료제공_ 루이비통(
kr.louisvuitt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