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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시대에 저항한 그녀들, 그들의 목소리

2017-08-28

 

 

 

베트남전쟁, 아시아 경제 개발 상황, 히피문화와 아폴로 11호 달 착륙 등 전지구적으로 문화의 격변기에 놓여 있었던 1960~70년대, 한국에는 김추자라는 시대를 앞서갔던 여성 가수가 있었다.  

 


 

김추자는 한국의 여성 가수 최초로 소울과 사이키델릭 스타일의 노래를 불렀다. 1969년 <늦기 전에>로 데뷔하여, <님은 먼곳에>, <거짓말이야>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시대를 앞서는 김추자 특유의 관능적인 음색, 의상, 퍼포먼스는 당대 독재정권과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체제의 반대급부에 존재하는 아이콘이었다. 전시장에서는 과거 활동 당시 의상과 사진, 영상, 미공개 음원 등을 만날 수 있다.

 

김추자 아카이브

김추자 아카이브


 

여기까지만 보면, 1960~70년대 한국의 대중문화 아이콘이었던 김추자의 음악을 추억하고, 그녀의 파격적인 시도를 엿보는 김추자 헌정 전시 내지는 한국의 대중음악사 전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베트남 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권의 대중문화를 소개한다. 폭력과 억압에 의해 퇴폐로 낙인찍힌 하위문화와 가부장적인 군부문화 속에서 소외되었던 여성과 타자들의 목소리에 주목한다.

 

전시실 1에서는 제인 진 카이젠, 김소영, 박찬경, 아라마이아니 등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제인 진 카이젠은 <몽키 하우스>를 통해 1960~70년대 동두천 미군부대 근처에 위치한 동명의 집창촌에서 일했던 여성들의 삶을 반추했고, 김소영은 <고려 아리랑>을 통해 고려극장이 배출한 디바 방 타마라(Bang Tamara)의 삶과 음악을 조명했다. 아라마이아니는 <상처 여미기>를 통해 태국 무슬림 커뮤니티 여성들과 함께 실크 천으로 무슬림의 절대신인 ‘알라’를 재현했다. 

 

제인 진 카이젠 <몽키 하우스>

제인 진 카이젠 <몽키 하우스>(2017)

 

김소영 <고려 아리랑>

김소영 <고려 아리랑>(2017)

 

아라마이아니 <상처 여미기>

아라마이아니 <상처 여미기>(2006)


 

프로젝트 갤러리 1은 김구림, 박서보, 선은경 등 1960~70년대 활동했던 작가의 작품들로 꾸며졌다. 변화하는 도시적 삶의 모습과 SF적 상상력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 팝적인 매끈함과 가벼움, 사이키델릭한 대중문화와 결합되며 기하학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이 대거 탄생했다. 

 

박서보 <유전질 No 6-69>(1969)

박서보 <유전질 No 6-69>(1969)

 

하종현 <도시계획백서>(1970)

하종현 <도시계획백서>(1970)


 

한편, 프로젝트 갤러리 2에 마련된 라이브 스트리밍 부스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이 주말마다 공연을 펼치는 ‘사이키델릭 필즈’가 진행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독재정권과 남성중심의 사회체제에서 소외되고 잊혀졌던 사람들의 목소리, 즉 여성들의 삶과 목소리, 젠더와 섹슈얼리티, 냉전과 독재라는 이야기에 귀 기울어보기를 바란다. 전시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10월 9일까지. 관람료는 무료.

 

 

에디터_ 추은희(ehchu@jungle.co.kr)

사진제공_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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