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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하루 만에 다녀오는 창의도시 배낭여행

2011-11-30


2011년 11월 16일부터 12월 9일까지, ‘유네스코 창의도시’전이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과 디자인갤러리에서 열린다. 유네스코가 지난 2004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사업의 결과물들을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하고 개방적인 아이디어가 도시와 시민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인지 그 청사진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는 세계 각 도시가 지니고 있는 문화적 자산과 잠재력을 문학, 영화, 음악, 공예와 민속예술, 디자인, 미디어아트, 음식 등 7가지 주제 중 하나와 융합시켜 문화산업의 창의적, 사회적, 경제적 가능성을 도시차원에서 가늠해 보고자 시작된 사업이다. 국내에서는 서울과 이천이 각각 디자인과 공예와 민속예술 창의도시로 선정되어 있다.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자료제공 | 서울디자인재단

이번 전시는 현재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된 29개 도시를 ‘배낭여행’의 컨셉으로 소개한다. 첫 번째 여행지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디자인 도시다. 서울을 비롯하여 비롯하여 부에노스 아이레스(아르헨티나), 베를린(독일), 몬트리올(캐나다), 나고야, 고베(일본), 선전, 상하이(중국), 생테티엔(프랑스), 그라츠(오스트리아) 등 10개 도시로 구성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디자인 서울’을 시작으로 베를린 교통의 상징인 ‘암펠만’, 몬트리올이 자랑하는 건축 랜드마크, 나고야의 ‘모노즈쿠리(혼신의 힘을 쏟아 최고의 제품 만들기)’ 정신으로 구성된 디자인 콜렉션, 일본의 관문으로 전통을 계승한 디자인 르네상스 고베, 지속가능 한 디자인을 모토로 한 생테티엔의 건강디자인, 그라츠의 아이디어가 넘치는 제품 디자인, 그리고 중국의 두 도시 선전과 상하이의 디자인 등 각 도시를 대표하는 상상력 넘치는 디자인 제품들을 통해 정책 혹은 스토리로 연결된 도시와 디자인의 창조적 융합을 엿볼 수 있다.

다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에든버러(영국), 멜버른(호주), 아이오와 시티(미국), 더블린(아일랜드), 레이캬비크(아이슬란드) 5개 도시로 이루어진 문학 도시로 이어진다. 문학은 인류의 오랜 유산으로 즐거움과 배움, 그리고 도덕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게 해준 수단이다. 전시는 각 도시가 대표하는 책과 작가의 이야기, 그리고 문학이 만들어지는 과정 속 도시 환경과의 연결고리를 탐구한다. 또한 문학 도시들이 보내온 작가들의 책은 원서로 직접 읽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세 번째 여행지는 영화 도시다. 영화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매력적인 문화산업으로 대규모 인력과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발전 가능성도 큰 분야다. 여기에 선정된 브래드퍼드(영국)와 시드니(호주)는 서로 다른 독특함을 지닌 영화 도시다. 일년 내내 영화 축제가 열리는 브래드퍼드는 영화가 시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도시로 매년 70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사진, 영화, 텔레비전을 다루는 최초의 국립미디어박물관도 이곳에 있다. 반면에 자연과 첨단의 두 얼굴을 모두 가진 시드니는 영화에 대한 도시의 균형 잡힌 지원이 인상적이다. 그 때문인지 시드니는 세계적 블록버스터들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영화와 관련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조화가 도시 성장의 기반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미디어아트 도시로는 유일하게 리옹(프랑스)이 선정되어 있다. 미디어아트는 비교적 최근에 개념이 잡힌 문화예술로 융합과 혼성을 기본으로 게임, 영화, 음악 등 다른 분야와의 교류를 통해 지속적으로 가능성을 확장해 가는 분야다. 전시에서는 리옹의 대표적인 미디어아트 축제인 ‘뉘 소노르(Nuit Sonores)를 소개하는 영상물이 펼쳐진다.

음악 도시에서는 클래식, 팝, 재즈,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여기에는 플라멩코를 필두로 한 월드 뮤직의 발상지인 세비야(스페인), 모차르트와 바그너 등 전설적인 클래식 작곡가들의 활동 무대였던 볼로냐(이탈리아), 장르의 제약 언제 어디서든 음악이 흘러나오는 글래스고(영국), 음악기관과 축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겐트(벨기에)가 포함되어 있다. 식도락가들을 위한 여행지도 준비되어있다. 바로 음식 도시로 포파얀(콜롬비아), 청두(중국), 외스터순드(스웨덴)가 각 지역의 음식 이야기와 개성 넘치는 상차림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는 공예와 민속예술 도시가 기다린다. 세계 최고 도자기 축제 개최지인 이천(한국)의 도자기를 비롯, 산타페(미국)의 인디언 전통 공예, 나일강의 영향을 받은 아스완(이집트)의 누비안 공예품, 화려한 무사 문화를 계승한 가나자와(일본)의 가가 스타일이 전시장을 풍성하게 가꾸고 있다.

UN의 보고에 따르면 다가올 2050년에는 세계 인구의 70%가 도시에서 거주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가속화되는 도시집중화는 사회, 문화적 중심으로 지금보다 더욱 확대된 도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시대의 건설과 기능을 앞세운 하드 시티가 아닌 자연, 문화가 중심이 되는 소프트 시티로의 전환으로 이야기 될 수 있다. 점점 다양해지는 도시들의 조화를 위해서 유연한 사회환경과 지속가능 한 경제 구조를 갖춘 소프트 시티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유네스코가 창의도시를 선정하여 도시를 기반으로 한 문화적 교류를 모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다. 세계 각국 창의도시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다 자세히 느껴보고 싶다면 직접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찾아가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유네스코 창의도시전( www.unescoseoul.or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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