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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길 위에서 얻는 여유와 아름다움

2010-06-14


프로덕트 디자이너 마신영은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린다. 센트럴 파크와 덕수궁 돌담길로 산책을 나서고, 두 도시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사람과 세상을 만나는 그의 일상. 디자이너가 길 위에서 얻는 여유와 아름다움은 보석 같은 크리에이티브로 재탄생한다.

에디터 │ 이지영 (jylee@jungle.co.kr)
글, 사진 │ 마신영(www.artmasy.com)

하이라인(High Line)은 과거에 뉴욕 맨해튼의 미트패킹과 첼시지역으로 이어지던 고가철도를 공원으로 재정비한 구조물입니다. 하이라인을 따라 걸을 때마다, 버려진 옛 것을 이토록 아름답게 바꾸어 놓은 프로젝트에 감탄하곤 합니다. 하이라인 위에는 강을 바라보며 쉴 수 있도록 벤치가 설치되어 있어 사람들이 앉아서 책을 읽거나 일광욕을 즐기기도 하지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때는 해질 무렵으로 혼자 하이라인에 올라가 허드슨 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 있게 생각할 시간을 갖습니다.

가끔 길을 걷다 보면, 수없이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서도 왠지 말을 걸어 보고 싶은 충동이 드는 사람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겁도 나고 나의 호기심이 지나친 게 아닐까 걱정도 했었는데, 다행히 제가 만난 사람들은 스스럼없이 발걸음을 멈추고 낯선 사람인 저와의 대화에 동참해 주더군요. 저는 잠깐이나마 소소한 얘기들을 나눈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서 그들에게 보내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만난 이들 중에는 이제 어느 골목을 돌아서 마주쳤을 때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친구 사이가 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디스커버리 채널(Discovery Channel)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과 경험해 보지 못했던 세계가 얼마나 많고 다양한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를 특히 좋아하는데,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Bear Grylls’가 자연 속에서 극한 상황에 처했을 때 지식과 경험을 발휘해 어떻게든 살아남는 모습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그 밖에도 인간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만한 다양한 주제를 멋진 영상으로 선보이는 디스커버리 채널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됩니다.

날씨가 좋을 때면 덕수궁 돌담길을 걷곤 합니다. 시청역에서 내려 고궁을 따라 나무 그늘 사이로 산책을 하다 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마음도 한층 여유로워 집니다. 만약 좋은 전시가 있다면 서울시립미술관에 들러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고 정동극장에서 공연을 볼 수도 있겠죠. 계절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돌담길은 연인이 같이 걸으면 헤어진다는 속설도 있지만, 저는 오히려 함께 걷다 보면 좋은 추억을 더 많이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뉴욕엔 크고 작은 공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센트럴 파크(Central Park)와 브라이언트 파크(Bryant Park)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원입니다. 센트럴 파크에서 열리는 무료 공연과 다양한 행사들도 공원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요소중의 하나이지요. 친구들과 함께 넓은 잔디밭에 누워 하늘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가끔은 갑갑하게 느껴지는 도시 안에서 자유를 느끼게 해줍니다. 또한 브라이언트 파크는 미드타운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바로 뒤편으로 뉴욕 시립도서관도 위치하고 있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종종 찾는 장소입니다.

마이클 부블레(Michael Buble)는 캐나다 출신의 팝-재즈 보컬리스트입니다.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죠. 가장 좋아하는 앨범인 It’s Time에 수록된 ‘Try a little tenderness’와 라이브 앨범 Michael Buble Meets Madison Square Garden의 ‘Song for you’는 언제 들어도 감동적입니다.

‘Fuerzabruta’라는 공연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없애고 관객들도 함께 퍼포먼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든 공연인데, 신선한 음악과 에너지가 넘치는 무대가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관객들의 머리 위로 펼쳐지는 투명한 구조물 안에서 물장난을 치면서 뛰어다니는 퍼포머들의 신명난 퍼포먼스를 보면서 저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게 되더군요. 정말이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드는 공연으로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눈 앞에 펼쳐지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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