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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재미있는 영화 사이트 이야기(2)

정글통신원 | 2005-06-21




1회에서 언급했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영화 사이트 사업에 뛰어들고 싶어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본거지로 일컬어지는 헐리웃이라는 공간은 많은 젊은이들의 눈에 평생을 바쳐도 좋을 무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내 많은 웹 에이전시는 열악한 작업환경이라는 난제에 직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지원자가 넘쳐난다. 그러나 지원자의 수와 제작되는 영화 사이트의 수는 무관하다. 때문에 한정된 수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뛰어난 기술이 요구되어 진다.


좋은 사이트를 위한 좋은 디자이너


미국의 네티즌으로부터 좋은 호응을 이끌어낸 ‘브릿짓 존슨의 다이어리’의 웹 제작진이었던


‘빅스페이스쉽’측에 의하면, 지원자의 수가 급증하는데 반해 실질적인 능력을 갖춘 디자이너를 찾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영화 사이트를 잘 만들 수 있는 좋은 디자이너란 어떤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할까?



사실, 뚜렷한 자격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학력이나 전공은 무관하며, 심지어는 경력이 무관할 때도 있다. 단, 창의적인 감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기대해 볼만 하다. 틀에 얽매이지 않고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야 하는 일이 바로 영화 사이트 제작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만드느냐에 따라 그 작업 형태를 달리하는 디자인 업무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영화 사이트 작업은 제한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하지만, 일반인들과 달리 디자인 관련 종사자라면 그 ‘자유’가 주는 개방적인 업무 형태가 얼마나 극심한 공포를 일으키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아무리 좋은 경력과 실력을 겸비한 디자이너라고 해도, 영화 사이트를 제작하게 되면 ‘그리드 작업’이라는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경력이 미흡하고 실력이 입증되지 않은 디자이너라도 클라이언트에게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사진7.8  007 Die Another Dayb by Montasa

이렇듯 경력과 무관하게 창의적인 감각이란 영화 사이트를 만드는 디자이너의 자질을 판가름 짖는 기준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창의성이 디자이너의 주무기라 하더라도 일반적인 웹 사이트와 영화 사이트는 굉장한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기업사이트나 포탈사이트보다 더 많은 크리에이티브적 요소가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하는 제한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해당 영화의 마케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추측하는 능력이다.



어느 정도 인정받는 웹 에이전시의 디자이너라면 영화 대본의 첫 30페이지만 훑어보고도 단 몇 시간 안에 세 가지의 다른 기획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어떤 마케팅이 언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지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어야 클라이언트의 입맛에 맞는 시안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영화 사이트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면 음악에 대한 감각이 남달라야 한다. 일반 사이트와는 달리 BGM이 항상 곁들여져 있어야 하는데, 각 페이지마다 잘 어울리는 음악이나 소리를 매치할 줄 아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면, 좋은 사이트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영화 사이트, user가 정답이다.


창의력과 마케팅을 읽을 줄 아는 능력, 게다가 음악을 선택할 줄 아는 안목을 구비한 디자이너가 좋은 영화 사이트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치자. 그렇다면 좋은 영화 사이트란 과연 어떤 것이며,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정답을 말하자면, 좋은 영화 사이트를 만드는 정석은 없다. 하지만 디자인의 양과 질을 벗어나 좋은 영화 사이트란 유저와 함께 호흡하고 감성을 나누는 공간이어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자명한 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업계가 바로 헐리웃이다. 심지어 전문적인 입장에서 영화 사이트를 살펴보면, 유용성이 희박하고 유저의 동기 부여를 무시하는 사이트도 의외로 많다.



아무리 큰 제작비를 들여도 유저의 관심을 끓지 못하면 그것은 죽은 사이트나 다름없는데도 불구하고, 아직 헐리웃은 전문가나 실력있는 디자이너들의 비평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클라이언트들은 눈에 보이는 결과물에 만족할 뿐, 영화 사이트가 유저들과 어떤 호흡을 이뤄내고 있는지는 관심 밖이다. 또한 문화 컨텐츠인 영화의 이미지를 순식간에 종식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는데, 영화 상영이 끝나면 관련 사이트를 운영자 없이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진3.Two Weeks Notice by Montasa


사진4.The Emperor’s Club by Montasa

그렇다면 지금, 미국 네티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사이트는 어떤 것인가? 


‘스타워즈’와 ‘터미네이터3’ 사이트는 영화 상영이 종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네티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독특한 인터페이스가 유저의 흥미를 유발시키며, DVD와 유사한 컨텐츠를 구성, 웨비소드(웹 상에서 이뤄지는 에피소드)도 구현할 뿐 아니라, 스토리보드를 스케치한 페이지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하게 만든다.



블록버스터급의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네티즌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영화 사이트의 경우에는 ‘브리짓 존슨의 일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영화 스토리를 알리는 것 외에 마케팅의 타겟을 정확히 짚어, 대중 속의 ‘브릿짓 존슨’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담아,  재미있는 사이트로 이끌어냈다.



최근 헐리웃에서 주목하고 있는 회사는 런던의 하이리스이다. 헐리웃의 대표적인 개봉작에는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독립영화 부문에서 수 많은 혁신적인 사이트들을 개발해 네티즌을 매료시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이리스의 작품들이 유니크한 멋을 풍길 수 있었던 것은 클라이언트가 독립 영화사이기에 디자이너의 의견을 수용하는데 훨씬 관대했던 것이 큰 몫을 했다. 또한 독립 영화답게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해야만 하는 부분이 있어서 기존의 영화 사이트에 식상해했던 네티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데 손색이 없다.



사실 하이리스가 제작한 사이트의 디자인 수준이 뛰어난가 하는 질문에 다른 웹 에이전시의 디자이너들은 명확한 언급을 피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중요한 것은 네티즌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영화 사이트는 유저만이 느낄 수 있다. 이에 디자이너의 몫은 더 세련된 페이지를 구성하거나 테크니컬한 요소를 가미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시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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