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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상대의 기분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백색가전’을 만들다

정글통신원 | 2005-12-27






마치 숲을 거닐고 있는 듯 풍부한 자연 한가운데 광대한 부지에 위치한 중앙연구소.
작은 개울을 건너, 큰 나무들이 둘러싸인 곳에 디자인 본부가 있다.
이른바 ‘백색 가전’이라고 하는 말이 생겨난 것도 1950년대. 전기밥통, 세탁기, 냉장고 등, 당시 동경의 가정용 전기제품이 모두 흰색이었기에 붙여진 이름인데, 현재는 다양한 컬러와 함께 다기능•고품질이 우선시 되고 있지만, 예전부터 이어진 통칭은 변함이 없다.


히타치 제작소 홈 솔루션 디자인부의 사토 타카시씨는, 흰색 가전의 왕도•냉장고에 종사한 후, 올해 10월부터 PC 디자인으로 옮겼다. 가전과 정보 기기와는 일견 동떨어진 영역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디자인의 본질에는 차이는 없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되는 무렵에 누구나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몹시 강하다. 그래서 AV나 정보계는 디자이너 안에서도 인기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가전제품이라고 하는 것은 디자이너에게 그리 인기가 있는 분야가 아니지만, 그 어느 분야든 일정기간 관여한 다음, 한번 더 PC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면서 디자인할 수 있게 된 것이 지금은 기쁘게 생각한다.”


이전에는 냉장고 관련 디자인이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제품인지 몰랐다고 하는 사토씨. 현실은 외관 디자인 외에도 내부 부품의 섬세한 위치 관계나 용도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상상 이상으로 충실한 디자인 워크였다고 말한다.
“냉장고를 사서 바꾸는 것은 일반적으로 10년에 한 번 정도라고 생각된다. 새로 구입할 때에는 지금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에 대한 불만을 당연히 없애고 싶고, 보다 큰 용량과 새로운 기능, 새로운 디자인 등 손님의 체크 항목의 폭이 넓다. 예를 들어 휴대 전화나 PC 등 AV정보계의 상품은, 스펙과 디자인을 포함한 이미지로 선택되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비교하면 냉장고는 유저의 눈이 날카롭다. 실제로 몇 번이나 손잡이를 만져보고 내부를 차분히 검토하고, 조금이라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있으면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설계자와의 면밀한 커뮤니케이션을 빠뜨릴 수 없다. 내부의 레이아웃은 실제의 식재나 용기를 CAD로 그려 선반의 두께를 플러스하면서 쌓아 올리며 세밀하게 검증한다. 냉기의 흐름이나 단열 효과 등도, 협의하면서 신중하게 채워 간다.
또 의외이지만, 방대한 수의 특허나 의장 등록에도 골치를 썩인다.
“정면의 도어를 위로부터 지탱하는 경첩의 커버나, 야채실의 패트병 케이스에 붙이는 리브의 형상 등…도처가 특허인데 PC보다 가전제품이 더 엄격한 편이다. 타사 메이커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게 체크하는 것 또한 디자인 작업의 하나이다. 디자이너가 권리나 특허에 대해서도 지식과 책임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


어릴 때부터 손으로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는 자신 있고, 공부는 서투른 편이었다.
그는 유치원 때엔, 목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어묵의 판을 사용해 놀면서, 물건을 만드는 일이라고 하면 목수가 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다고. 그러던 중 건축가를 동경하게 되었는데 수학이나 물리에 약해서 체념해 버리고, 고교생 무렵, 디자인이라고 하는 분야가 있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미술계 예비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것이, 고교 2학년 때. 학교에서도 담임선생님에게, “사토는 자고 있든지 그림을 그리고 있든지 할 것이다”라고 할 만큼 열정의 나날을 보내고, 카나자와 미술 공예 대학의 제품디자인과에 진학했다.


무엇인가 스스로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중 의자를 만났다. 제로로부터 완성시켜 피드백하고 다시 만들고 하며 의자 제작에 빠져 갔다.
“대학에서 대학원을 거치며 계속 가구 만들기만 했었다. 그림을 그리는 디자인작업은 끝없이 이어지고, 목공 작업도 즐거웠다.”
취직을 생각했던 것도, 물론 가구 메이커였지만, 마침 불황의 한가운데, 원래 호기심 왕성한 성격으로, 다양한 것들을 해 보고 싶다, 라고 가전 메이커를 생각하고 있을 때 우연히 졸업생 명부를 보게 되었는데, 히타치에는 대학선배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과 관련 회사이니까 공예 대학과는 지금까지 인연이 없는 것을 보곤 왠지 도전정신이 생겼다고 한다.


“의자는, 모든 각도로부터의 아름다움을 고집해 디자인하지만, 냉장고는 형태로서 6면이고 보이는 쪽은  거의 정면뿐이다. 그렇지만 냉장고는 내부를 유용하게 쓰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신선했다.”
핸드메이드 의자도 대량생산 가전에서도, 디자인 감각은 변함없이 활용되고 있다.


“가전제품도 동일, 처음에는 손으로 그리는 스케치이다. 다음에 PC로 소프트를 사용하고, 디자인 팀에서 선별한다. 점수를 5점 정도로 좁힌 뒤, 모델 보드(표면에 종이가 쳐 있는 스틸렌의 얇은 판)로, 냉장고 모델을 하루 정도면 만든다. 그 상태로 손잡이의 형상이나 위치, 스케일감 등을 확인한다. 이 단계에서 영업팀이나 설계 담당에도 보이고, 형태의 방향성을 확인하고 나서, 리얼한 모형을 외부에 의뢰한다, 라는 것이 일련의 흐름이다.”
그는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다른 프로덕트, 예를 들어 차나 휴대 전화의 형상을 관찰하여 힌트를 얻을 때도 있다. 이 요소를 큰 것에 사용해 보면 어떻게 될까, 등을 생각하며 스케치를 한다. 새로운 컨셉이 완성되면, 가까이 있는 타제품 담당의 여러 멤버와 함께 관찰하며 논의하는 것이, 좋은 자극이 되고 있다”


입사 전엔 사실, 히타치의 디자인이 유치하다고 생각한적도 있다. 그것을 바꾸고 싶고, 과거의 사례에 사로 잡히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의 조류를 낳고 싶었다.
뛰어난 디자인을 제안하는 것만이, 디자이너의 역할은 아니다, 라고 의식하게 된 것은, 최초로 PC를 담당하고 있었던 시기의 후반 정도로부터였다.
“자신이 어떻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더라도, 설계 담당자를 시작해 주위를 설득할 수 없으면 제품화 될 수가 없다. 기업내에서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지만, 괴로운 일이다.”


디자인화와 모형 제작에만 국한되지 않고, 개발 현장에 입회하기도 한다. 극단적인 케이스이지만, 다른 디자이너와 함께 반년간, 공장 가까운 기숙사에 묵으며, 개발자의 옆에서 구조를 검토하면서 디자인한 적도 있다.
“어떻게 하면 상대가 납득 할지, 어떻게 하면 상대의 기분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며 제작에 힘썼다. 모형이나 스케치 이외에, 영업 설명의 포인트나 설계의 가능성 등, 상대에게 있어서 메리트가 있는 정보를 알기 쉽게 전하면, 부드럽게 진행되는 것 같다”


데스크탑 PC, 「프리우스•에어」를 개발했을 때의 일이다.
사내 프리젠테이션에 하나의 업적을 남겼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반응도 좋았다.
“그때까지 「은파소」라고 하고 있던 제품이 많은 가운데, 좀 더 유저와 친근한 PC로 하자, 라고 하는 컨셉 아래, 이미지화 한 제품 팜플렛을 같이 제출했다. 디자인 본부에서 제안할 때는 통상, 파워 포인트나 자료, 모형으로 선보이지만, 실물의 팜플렛 형식에서, 사회 배경이나 제품의 메리트, GUI 이미지 등을 전부 포함시켜 게재했다. 그럼으로 인해, 제품화 되었을 당시를 리얼하게 제시할 수 있어 공통된 이미지를 가지기 쉽게 하고자 한 것이다. 모형과 팜플렛을 동시에 보는 것으로, 문제점이나 개선점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게 된다. 이 때는, 최초로 만든 모형과 거의 똑같이 제품화되었으므로, 효과가 있었다고 실감하고 있다.”


 제안한 심플한 디자인에 대해서, 더 매장에서 눈에 띄는 형태와 눈길을 끄는 색으로 하면 좋겠다고 의견을 주는 영업 담당자에게 보다 매력적인 어필 포인트를 나타내었고, 새로운 기능에 필요한 개발 부분을 클리어로 하고 싶은 설계 담당에는,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명시했다. 이렇듯, 각방면으로 어프로치 하는 수단을, 경험을 통해 얻어 왔다.
“일은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긴 시간 들이지 말고 낭비 없게 한다,라는 신조로 일해왔다. 극단적인 이야기로, 크리에이티브가 아닌 부분의 일은 가능한 한 빨리 끝내고, 디자인에 시간을 들이고 싶어서다.”
편리한 상품이란, 예를 들어 칼라 견본.
냉장고는 외관에는 그다지 차이가 없고, 칼라도 흰색과 실버와 브라운계가 주류이지만, 검토되는 색은 무한하다.
“냉장고 이외에도 PC, 에어콘, 세탁기 등, 디자인 본부가 지금까지 발주한 모든 칼라견본을 모두 파일링 한 오리지널 견본을 만들었다. 실버만도 명도나 채도 차이로 수 십 가지 있으므로 정리하고 있지 않으면 모르기 떄문이다. “


향후, 그는 비즈니스로서는 인 하우스의 디자이너가 하기 힘들었던 일을, 하나씩 개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프레젠테이션의 방법 하나에서도, 디자이너의 역할을 바꾸어 가고 싶다고 한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 뿐만 아니고, 컨셉을 수립해 상품 기획, 제품화에 이르는 마지막 공정까지 관여하는 입장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디자이너는 비교적 일의 진행방식에서는 자유로운 부분이 있지요. 하지만 업무상 조금 용서되는 부분이 있어도, 일과 프라이빗을 분명히 구별해서 진행하고 싶다. 학생 시절을 거쳐 성장하면서 가전제품을 보는 시점이나 디자인도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단지 열심히 자신을 표현하고 싶었던 시기를 거치고, 지금은 어떻게 더 잘 전할 수 있을지를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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