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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세계의 어린이들을 사로잡다, 딕 부르너

김준수 통신원 | 2008-06-10




아동용 의류나 생활용품, 문구류, 동화책 등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 미피(miffy, Nijntje). 둥글둥글 단순한 형태와 두꺼운 선 그리고 명시도 높은 색감으로 기억에 오래 남는 이 토끼는 널리 알려져 있는 캐릭터이지만 네덜란드의 그래픽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딕 부르너(Dick Bruna)가 창조한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미피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네덜란드 유트레히트(Utrecht)에 위치한 딕 부르너 하우스(Dick Bruna Huis)를 찾았다.



 


취재ㅣ 김준수 네덜란드통신원


자료제공ㅣ centraal museum, dick bruna huis, Utrecht and Mercis B.V.




딕 부르너는 1927 년 8 월 23 유트레히트의 비교적 유복한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당시 독일군 점령 기간 동안 집에서 떨어진 강가의 외딴 집에서 지내야 했는데,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던 그 기간 동안 그는 주변의 종이 조각들을 이용해 종종 그림을 그리곤 했다. 2차 세계대전 중임에도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끊임없는 사랑과 남부럽지 않은 가정환경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그의 그림책 속 행복한 가정은, 유년기 시절의 기억이 소재가 되고 있다.


 


이후 중학교 과정을 전쟁의 혼란 속에서 제대로 끝마치지 못한 그는 예술, 특히 그림에 대한 열망을 가졌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1868년부터 시작한 가업인 출판사(A.W. Bruna & Zoon)를 그가 이어가길 바랬다. 전쟁 후 그는 17세가 되던 해 아버지의 바람이었던 출판, 무역을 배우기 위해 런던으로 떠났다가 1년 후 다시 파리로 가게 된다. 파리의 수많은 박물관과 예술작품 특히 마티스(Matisse), 피카소(Picasso)와의 만남은 딕 부르너의 예술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는 계기가 되었고, 예술가가 되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더욱 확고히 한다.






딕 부르너가 태어났을 때, 네덜란드에서는 선구적인 디자인운동 중 하나인 데 스타일(De Stijl) 운동이 한창이었고, 그가 살았던 유트레히트에는 많은 실험적인 작품들이 나오고 있던 시기였다. 디자이너에게는 적청 의자로 유명한 리트벨트, 건축에서 유명한 그의 슈레더 하우스 또한 1927년 딕 부르너가 살던 마을에 지어졌다. 그가 파리에 머물던 시절, 파리에는 20세기 회화의 혁명 중 하나인 표현주의 작가 마티스와 피카소의 작품이 절정기에 있었다.


20세기 초는 모더니즘부터 표현주의, 전위예술 등 수많은 예술적 변화가 꿈틀대고 있던 당시 이미 낭만주의와 현실세계의 표면적 서술인 사실주의에 대한 회의가 들기 시작했던 그들은, 의식의 묘사에서부터 화려한 색상을 이용한 작가 자신의 감각 표현까지, 빛의 파장이 인간 심연의 감각을 자극하기 쉬운 원색들을 많이 사용했다. 딕 부르너는 이후 이들의 영향을 받아 자신만의 표현기법과 색상을 개발하여 굵고 단순한 선과 형태, 밝고 선명한 원색들을 이용한 자신만의 표현기법을 완성했다.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온 그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예술 공부를 하고, 형제 프리츠(Frits)가 출판업을 이어가게 된다. 이후 그는 그의 재능으로 가업인 출판 일을 도울 수 있었고 초창기 주로 했던 작업은 블랙 베어(Zwart Beertjes) 시리즈와 출판사의 광고를 위한 포스터 디자인을 맡아서 하는 것이었다.


미피는 1955, 딕 부르너가 가족 휴가를 갔을 때 큰딸을 재우기 위해 자신의 어릴 적 토끼 이야기를 하다 생각한 캐릭터이다. 행복하고, 재미있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는 그가 자신의 아이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거친 질감의 캔버스 위에 얇은 붓으로 옮겨 그린 그만의 두꺼운 선과 색종이를 이용해 표현한 채도 높은 색상과 입체감은 미피 그림책의 특징이다. 어린이들은 채도가 높은 단순한 색상에 끌리고, 오래도록 기억한다. 어린 나이에 반복적으로 읽기 좋은 작은 사이즈와 꼭 필요한 생활 속 이야기들은 그의 그림책을 세계 최고의 아동용 책으로 만들어냈다.






딕 부르너 하우스는 2006 2월에, 유트레히트의 디자인 아이콘 중 하나인 미피와 딕 부르너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유트레히트 중앙박물관 바로 앞에 위치, 전 생애에 걸친 작품, 사진, 습작 들을 전시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과 작업을 찾아 여행을 다녔던 그가, 마침 그의 재능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찾고 그의 아이와 손자를 위한 이야기가 세계적인 작품이 되기까지, 전통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 그리고 독창적인 딕 부르너의 스타일이 되기까지, 딕 부르너 하우스는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전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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