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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월드리포트

익스페리멘타 디자인 암스테르담 2008

김준수 네덜란드통신원 | 2008-11-18




지난 9 18일부터 11 2일까지 암스테르담에서는 드룩디자인의 창립자인 레니 라마커스(Renny Ramakers)를 필두로 암스테르담과 포르투갈 그리고 각종 문화 단체의 지원을 받아 익스페리멘타 디자인 암스테르담 (Experimenta Design Amsterdam 2008)을 기획했다. 익스페리멘타 디자인은 원래 리스본에서 1999년부터 매회 홀수년도에 열리던 리스본 익스페리멘타 디자인(Lisboa Experimenta Design) 비엔날레였다.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익스페리멘타 디자인 암스테르담은 짝수로 끝나는 해에 열리는 문화∙디자인∙건축 교류 행사로 거듭났다.


 


취재 | 김준수 네덜란드통신원(info@joons.co.kr)


 


이번 전시는 일방적인 작품의 노출이 아닌 시민과 교류하고 이야기하는 다양한 방식의 행사로, 디자이너 및 건축가 90여 명의 과감한 지원과 초대, 그리고 네덜란드에서 디자이너와 건축가의 현실적인 의견과 참여가 필요한 주제를 전시 대상으로 삼아 열린 대화를 하는 등 네덜란드다운 실질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한국의 디자이너 및 기업들이 해외의 물질적∙정신적 지지를 받아 초대 되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고 주목할 만 하다.


익스페리멘타 디자인은 개막 주간과 전시 기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개막 주간에는 이번 행사의 핵심인 4가지 익스페리멘타 행사만의 특별한 구성을 엿볼 수 있다. 시민과 소통하고 그들의 생활 속 쟁점을 알아가는 시간인 오픈 토크(Open Talks), 건축∙디자인∙예술 등 다양한 참여자의 암스테르담에 대한 솔직 담백한 대담과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는 암스테르담 컨퍼런스(Amsterdam Conference), 그리고 3파트로 나뉜 메인 전시의 오프닝 행사(Exhibitions Urban Interventions)와 익스페리멘타와 함께 오픈하는 상설전시(Parallel Events)의 소개로 구성된다.



근대 이후의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역사상 처음으로 전세계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지방에 거주하는 총 인구를 넘어 섰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인구는 도시라는 인공적인 공간 속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독창적인 적응 방법으로 생태를 형성해왔다. 이번 전시는 이들을 소비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 그리고 시민과 함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의 엔지니어링과 건축 그리고 디자인의 결과는 도시 생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인간 생태가 광범위해짐에 따라 필연적으로 분할된 분야 중 도시 계획과 건축 그리고 디자인은 바로 이 형태라는 열쇠를 쥐고, 인간 생태에 큰 영향을 주고 받게 되었다. 크리에이티브 분야 종사자들의 단계적인 교육을 통한 피상적 해결책의 사고(思考)가 불가피한 현실에서 시민들과의 소통과 그들의 경험담, 그리고 주장의 수렴은 크나큰 파급효과를 가진 도시 속 형태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큰 의미를 가진다. 이런 면에서 프로그램의 구성은 가능성의 확인과 참여자의 도전, 때로는 법을 어기는 실험도 해보고, 질문하며, 실험하는 방법을 통해 제품과 시장이 아닌 사람과 생각들에 더욱 무게를 둔다는 전시의 목표를 암시하고 있다.





프랑스의 마탈리 크라세, 론 아라드, 네덜란드의 도시 기획∙건축 회사인 렘쿨하스(Rem Koolhas)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및 건축가들은 그들의 업적 때문에 일반적으로 만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 전시 중 오픈 토크을 통해 학생 및 시민들은 그들에게 질문하고 대화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특히 전세계에서 모인 다양한 게스트들과 유능한 분야별 진행자는 이런 자리를 더욱 값지게 했다. “과연 디자이너와 예술가, 건축가들이 시민들의 생활과 안녕을 고려하고 있느냐?”, “당신들은 너무 급진적(Radical)이지 않느냐?”, “나는 당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암스테르담의 놀이터는 왜 저녁이 되면 철조망을 걸어 잠가야 할까?” 등 솔직한 담론이 이어졌다.





합리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네덜란드에서 이번 전시의 유치와 첫 행사라는 의미는 각별했기에 작품의 선택 또한 공정하고 신중했다. 먼 타지에서 만난 한국의 디자인스튜디오 낫싱디자인(Nothing Design)하늘 속 물고기(Fish in the Sky)’는 그래서 더욱 새롭고, 신선했다. 드룩 디자인은 왜 12개의 전시 작품 중 일본, 중국도 아닌 한국의 작품을 3점이나 뽑고 지원했을까? 세계적 큐레이터인 영국의 스캇 번햄(Scott Burnham)을 제 3자로서 초대, 전시의 기획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앞서 말한 낫싱디자인의 작품 외에 지리(Ji Lee)버블 프로젝트’, 이광호 “Urban Play @ Night”가 이번에 전시된 한국의 작품들이다.





암스테르담을 아름답고, 새롭게 꾸며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반 플레이(Urban Play) 개막식에서 드룩디자인의 레니 리마커스는 하늘 속 물고기를 본 시민의 이야기를 들어 연설했다. 새롭다는 느낌은 개념의 추상적인 자각을 의미하고, 개념의 새로움은 겉으로 시각화된 형태 이상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자신 있게 표현된 한국의 작품들은 시민들의 반응과 각종 분야의 미디어를 통해 비중 있게 소개 되었다. 준비 과정에 있어서 단순히 유명한 디자이너를 초대한 것이 아니라, 의미 있고 신선한 그래서 이번 행사에 더욱 어울리는 작품들을 공정하게 뽑았다는 스캇. 그의 이야기는 한국의 디자이너가 세계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준 셈이다.





네덜란드의 언론은 이민 문제에 의해 문화적, 정체성 혼란으로 각종 문제점을 앓고 있다고 종종 보도한다. 네덜란드는 작년에 청소년이 뽑은 살기 좋은 나라 2위에 선정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암스테르담의 몇몇 놀이터는 철창으로 가둬져 있고, 저녁 시간이 되면 문을 잠근다. 그들의 10대 음식점은 거의 모두 외국 음식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국인과 그들의 문화에 호의적이고 사랑한다. 과연 문제는 무엇일까?


8명의 각국에서 온 디자이너들은 암스테르담의 각종 숍을 이용해 그들의 문화를 이용한 하나의 집을 만들었다. 이번 전시 중 우리집에 놀러와요는 지역 방문객이 실제로 자신이 이용하고 구입하는 숍의 각종 물건들을 일관된 문화로 구성하면 어느 문화 계통의 물건인지 보기 쉽게 구성하였다.






주최측은 구체적인 구성 없이, 현안을 고려한 주제와 목표만을 제시해 작업을 수집∙검토했다. 결과적으로 세계곳곳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고, 그것은 작가에게 또 하나의 실험이 되었다. 이미 한국에도 방문해 활동한 적이 있는 그래피티 리서치 랩(Graffiti Research Lab)의 레이저 태그와 마티 귀셰(Martí Guixé), 스태판 사그마이스터(Sagmeister Inc.) 등의 전시는 이미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람들은 사그마이스터의 30만 개의 동전 작업을 바리게이트 없이 며칠간 거의 손대지 않았고, GPS가 달린 무빙 포레스트를 통해 그들 만의 그림과 구도를 만들었으며, 마티 귀셰의 작업에 수많은 그림과 주장을 남겼다.






익스페리맨타 디자인 암스테르담 2008의 메인 파트인 설치 작업들은 세계 각국의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참여로 더욱 열기가 더해졌다.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한발 물러나 시민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주최측은 탈 전형적인 것, 특히 불법을 행하기도 했고 시민들의 반달리즘(Vandalism)을 그대로 방치하기도 함으로써 많은 관심을 얻었고, 많은 질문과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번 행사는 외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했던 문제점과 정체성 등을, 긍정적인 부분과 함께 결국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필연적인 하나의 삶이라고 생각하게 해준 좋은 전시이자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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