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2회를 맞은 쇼몽 국제 그래픽과 포스터 페스티벌 (Festival International de l'Affiche et du Graphisme de Chaumont)이 5월 21일부터 6월5일 까지 열렸다. 기회가 되어 가족과 함께 하루 나들이를 나섰는데 15일간 열리는 축제 행사 중 le Style Olivetti전시를 방문하는 것으로 쇼몽과 윙크를 했다.

글, 사진│ 김윤정 프랑스 통신원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먼저 Champagne-Ardenne 지방에 속하는 쇼몽(Chaumont)이라는 도시는 이름이 대머리 산(Calvus Mons 혹은 Mont Chauve)에서 나온 10세기에 세워진 오래된 도시로 파리에서 동남쪽, TER(Transport Express Regional)기차로 2시간 반 걸리는 곳에 위치한 작은 도시이다. Suize강과 Marne강 협곡이 지나가는 이 작은 도시에 그래픽 축제가 열리기 시작한 것은 국회의원이면서 동시에 열정적인 포스터 수집가였던 Gustave Dutailly(1846-1906)가 약 5000여 점의 개인소장 포스터들을 쇼몽시에 기부하면서부터이다.

1990년, 쇼몽 포스터 축제 (Festival d'affiches de Chaumont)라는 단순한 이름으로 첫 회를 시작했고 Raymond Savignac(1907-2002)의 회고전 때 만든 포스터 '윙크 이미지'를 발췌한 것을 지금까지 페스티벌의 로고로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쇼몽 도시 곳곳에서 다양한 전시, 공연, 행사와 시각 디자인 분야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토론과 강의 그리고 공모전등을 하면서 매년 오월이면 찾아오는 국제 그래픽 페스티벌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하는 행사와 전시 중, 책과 포스터의 집(les silos, Maison du Livre et de l'affiche)에서 'le Style Olivetti'전시가 있었다. Olivetti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첫 번째 타자기 제조회사다. Camillo Olivetti에 의해 1908년도에 만들어진 이 회사는 회사가 커지고 발전하는 동안 제품의 컨셉에서부터 제품광고와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들(공장, 판매지점 등)에까지 항상 디자인과 함께 했다. 이탈리아 텔레콤이 이 회사를 사들이기 전까지 20세기(1930-1990)를 지나온 그들은 손으로(필체로) 직접 글을 쓰던 당시 사람들에게 손보다 더 효과적이고 빠른 기계가 있음을 설득 해야 했고 이어서 Valentine(1969)이라는 첫 번째 휴대용 타자기로 집, 사무실과 바캉스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문서작성이 가능함을 각종 포스터와 책자와 함께 소개하고 알렸다. 이번 전시는 바로 이때 사용된 포스터들과 책자들을 투시적으로 볼 수 있던 자리였다.

전시된 작품들은 시간의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때가 타고 빛 바랜 낡은 포스터들과 책자들이다. 빛이 바래서 색상들이 파스텔 톤을 띄고, 타자기의 원리에서 고안한 듯한 구멍들로 모여있는 반 투명한 전시 판넬이 천장에 매달려 포스터들을 돋보이게 하고, 그 위에 아크릴 판을 덧대어 전체적으로 수수한 지방의 건물과 함께 부드러운 전시장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컬렉션으로 사랑받는 모델 lettra35와 Valentine이 함께 소개되고 있었다.
작품들은 다량의 Olivetti 그래픽물을 제작했던 Giovanni Pintori(1912-99), 제품 디자이너 Marcello Nizzoli (1887-69), logo디자인을 했던 Walter Ballmer(1923-), I love NY으로 유명한 Milton Glaser(1929-), Herbert Bayer(1900-85), 상징적인 이미지로 포스터를 만들기 시작한 프랑스 그래피스트 Raymond Savignac(1907-2002), Paul Rand (1914-96), 로맨틱 일러스트레이터 Jean-Michel Folon(1934-), Enzo Mari(1932-), 그리고 Valentine 제품 디자이너 Ettore Sottsass(1917-2007)등 모두 주옥 같은 작품을 남긴 디자이너들의 것이다. 또 행사 프로그램 중, 최근에 알려지기 시작한 인도 정통 음악과 재즈를 접목한 Orgezza의 콘서트도 있었는데, 관심 있는 분들은 이곳에서 들어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