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무늬 없는 무지 티셔츠가 가장 세련되다지만, 도화지마냥 창작욕을 불러일으키는 그 새하얀 여백을 그냥 놔둘 수 없었는지 아티스트들이 일제히 붓을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6월의 특별한 티셔츠 이야기.

취재 | 이상현 기자 (shlee@jungle.co.kr)

gap
오랫동안 예술분야를 지원해 온 갭은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이 디자인한 리미티드 에디션 ‘갭 아티스트 에디션스 티셔츠’를 출시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 휘트니 미술관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과 아트 프로덕션 펀드(Art Production Fund)와의 긴밀한 파트너 십을 통해 척 클로즈(Chuck Close), 제프 쿤(Jeff Koons) 등 총 13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였으며, 이들은 모두 미국을 대표하는 컨템포러리 아트 전시관 ‘휘트니 비엔날레’ 참가 작가들이다.

아티스트 개개인의 개성이 묻어나는 ‘갭 아티스트 에디션스 티셔츠’는 전세계적으로 선별된 갭 매장에서 한정 수량으로 출시되며 휘트니 미술관을 비롯한 미국 유수의 뮤지엄들과 파리의 유명 편집매장 콜레트 (Colette)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6월초, 일부 갭 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가격 4만 3천원이다.

series
시리즈에서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과 연계, ‘움직이는 갤러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유명 다큐멘터리 포토그래퍼(노순택, 구성수, 성남훈, M.G Ryu, Jin Tiger 총 5인)의 사진을 프린트한 티셔츠를 선보인다. 레코드판을 연상시키는 재미있는 패키지와 다양한 선물용 스티커를 동봉해 선물용 아이템으로도 손색이 없다. 가격은 5만원대.

Shepard Fairey Vs. Marc Jacobs
민주당 대선 후보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의 대결이 팽팽하게 당겨진 지금, 이들을 지지하는 내용의 티셔츠가 공개됐다. 재미있는 점은, 둘의 대결만큼이나 이 티셔츠를 제작한 지지자들의 이름도 쟁쟁하다는 것. 오바마의 티셔츠는 전설적인 스트리트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가, 힐러리의 티셔츠는 루이비통의 마크 제이콥스가 각각 만들었다. 해당 작가의 홈페이지를 통해 구입 가능한데, 티셔츠 판매로는 일단 오바마의 지지율이 더 높다는 소식이다.

LG패션
LG패션의 HAZZYS와 TNGT에서도 콜라보레이션 티셔츠를 선보였다. 먼저 작년 김중화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 티셔츠로 큰 호응을 얻었던 헤지스에서 그 여세를 몰아 김중화 작가의 감성이 돋보이는 시그니쳐 일러스트 라인을 선보인다. 작가 김중화는 이명세 감독의 영화 ‘형사’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비롯, 국내 유수의 라이센스지 등에서 감각적인 일러스트를 선보이고 있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다.

TNGT는 그래픽 아티스트와의 만나 ‘해피바이러스’ 티셔츠를 야심차게 내놓았다. 체리필터, 전재덕, 김진표 등 국내 가수들의 앨범 자켓 디자인을 제작했던 그래픽 아티스트 목영교씨와 ‘밀양’, ‘파이란’, ‘시월애’ 등의 영화 제목을 디자인한 타이포그라피 작가 박우혁씨가 제품 디자인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한편 TNGT의 전속모델로 잘 알려진 쿠보타 히로유키가 직접 디자인한 제품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iammine
“신선한 디자인을 목표로, 정체성 있는 티셔츠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아이엠마인(http://www.iammineshop.co.kr). 2006년부터 시작, 어느덧 30여 명 작가들과 연을 맺으며 점점 더 예쁜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 여름은 박미리 작가의 팝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티셔츠가 눈에 띈다(사진 가운데). 나이, 학력, 성별에 상관없이 아이엠마인의 색깔과 어울리는 지원자라면, 누구나 이 티셔츠를 통해 사람들에게 작품을 공개할 수 있다. 그리고 아이엠마인은 여전히 꼴라보레이션할 아티스트 여러분을 찾고 있다. 일러스트, 그래픽, 사진 등의 작업을 보내보자. yoonju8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