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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를 담은 디자인

2014-12-19


개인의 취향을 중시해 이를 세심하게 반영하는 것은 디자인 영역에 있어 특별함이 아닌 필수적 요소가 됐다. 누구나 손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 주어진 제품에 자신의 의지를 가득 담은 자유로운 조작, 이를 통해 얻는 잔재미는 더 이상 대중에게 특별한 이슈는 아니다. 보다 얼마나 더, 어떻게 사용자와 즉각적이고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지가 단연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타인의 의지가 아닌 내 의지가 고스란히 담긴 다양한 디자인 시도들이 당신의 손길을 기다린다.

에디터 ㅣ 김미주 (mjkim@jungle.co.kr)

크리에이터라면 누구나 주머니에 쏙 넣고 싶은 디자인, 플룸(Ploom)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흡연자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원하든 원치 않든 한결같이 타인에게 특유의 냄새와 연기, 재까지 흩날리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이들 중 비흡연자를 의식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같은 이미지로 많은 고민을 거듭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진지하게 돌이켜 다시 생각한다. "정말 금연을 시작해야 하나?"

이 같은 불편한 고민들에 공감했던 스탠포드 디자인 대학 동기 제임스 몬 시스(James Monsees)와 아담 보엔(Adam Bowen)은 ‘디자인’에 힘을 싣고, ‘기능’을 접목해 새로운 디자인 제품을 탄생시켰다. 흡연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세심히 관찰하고 이에 대한 교감을 통해 어디에서 꺼내 놓아도 자신감 넘치는 디바이스 디자인. 취향을 그대로 반영해 6가지의 풍미를 담은 컬러별 캡슐에는 실제 담뱃잎을 블렌딩해 작은 공간에 담아냈다. 디자인을 통한 제품의 혁신은 디바이스 안에 담긴 사회적 인식마저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특히 필요에 의해 구매하는 접근방식에서, 누구나 갖고 싶은 디자인에 컬러캡슐을 끼워 넣는 방식은 개인작업을 실내에서 수행하는 크리에이터에게 냄새와 타고 남은 재의 흔적이 없고, 담배연기 대신 수증기를 배출할 뿐 아니라 마치 ‘보여주고 싶은 소품’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내가 원하는 블렌딩 취향을 담은 기술력, 미려한 디바이스 디자인이 만들어낸 시너지는 올해 레드닷 어워드(reddot award 2014)에서 제품 디자인 부문을 수상했다. 이는 이제, 담배에도 새로운 혁신과 디자인으로서의 가치를 마음껏 보여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전 하나에 나만의 방식을 담은 온오프 퍼니처, 오폰(Ofon)

내달 파리에서 열리는 2015 메종&오브제(maison&objet)는 오키 사토(Oki Sato)를 올해의 디자이너로 내세웠다. 오키 사토는 넨도(Nendo) 디자인 스튜디오의 수장으로, 일본 내에서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지도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도쿄와 밀라노에서 이끌고 있다. 유연한 디자인 사고와 가끔은 유레카를 외치고 싶을 만큼 창조적 디자인을 선보이는 그의 스튜디오에서 지난 2013년에 일본 가구기업 코쿠요(KOKUYO)를 위해 디자인한 가구 오폰은 사용자 경험을 토대로 간단한 조작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 그대로 가구를 조립하고 조합해 쉽게 인테리어를 완성하도록 돕는다. 동전으로 가구 내부의 레버를 돌려 조립하는 방식은 그동안 구조적 배치에만 소극적으로 자신의 의지를 반영했던 소비자에게 원하는 소재와 형태와 기능까지 다양화 할 수 있는 유연함을 보여준다. 다양한 유닛을 통해 수납 선반, 도어 수납장, 데스크, 파티션 기능을 하는 스크린까지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온오프(On/Off) 방식으로 떼었다 붙이며 공간의 크기와 효율에 따라 개체를 완성할 수 있다.

내 라이프스타일을 그대로 담은 텀블러

올 한해 가장 핫한 이슈로 꼽혔던 디자인 제품을 돌이켜 생각할 떄, 이 보틀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군더더기 없는 슬림한 라인에 자신이 원하는 레터링, 내용물이 바깥으로 훤히 보여 안에 들어있는 사용자의 용도에 따라 마치 다른 보틀을 사용하는 것 같은 새로운 기분까지 전달하는 투명보틀. 에코에 대한 인식과 개념이 일반화되고, 이를 통해 일회용품 사용이 사회 공공연히 지양되는 분위기가 탄력을 받으면서 다양한 디자인 텀블러들이 손에서 손으로 전파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 브랜드의 로고가 마치 디자인처럼 완제품이 익숙해진 시점에서, 투명보틀은 개인의 취향에 집중한다. 개인적으로 원하는 문구와 패턴, 내용물이 그대로 보이는 리버스(RIVERS)의 투명한 텀블러, ‘마이보틀’은 단순히 음료를 보관하는 텀블러의 역할에 나만의 컬러를 담아내는 디자인 요소를 가미했다. 투명하게 속이 그대로 비치는 물병, 이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의 소품을 스스로 연출하는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했다.

리버스의 마이보틀 프로젝트 중 일본의 디자이너 요리후지 분페이(Yorifuji Bunpei)가 디자인한 케냐를 배경으로 완성한 보틀, 디자이너가 완성한 패턴을 통해 구매와 동시에 그린벨트 운동에 기부하는 동시에, 보틀 표면에 특별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알리고, 다회활용 보틀을 사용하는 행위를 통해 사회적 가치에 참여하는 역할까지 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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