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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사람보다 더 큰 힘은 없다

2003-10-28

국내에서 ‘문화콘텐츠산업’의 역사는 짧다. ‘문화콘텐츠’가 아니라 ‘콘텐츠 산업’의 역사가 짧다는 말은, 문화 콘텐츠 분야가 ‘산업’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문화콘텐츠가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마인드가 보편화되지 않았던 때에, 콘텐츠 시장에서 일하는 것은 소위 배고픈 직업에 속했다. ‘예술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는 말은 과거 국내 콘텐츠산업을 얘기할 때 종종 인용됐다. 국산 영화는 ‘작가주의’를 중심으로 한 예술성 위주의 작품들이 주류를 차지했고, 애니메이션 업계에는 기획과 창작이 아닌 하청 작업을 위한 단순 노무직을 수행하는 기술직 종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공연과 음반 사업은 시스템이 갖춰지 않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었으며 리스크가 높을 뿐 아니라 수지를 맞추기조차 쉽지 않았다. 출판업계는 -현재에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영세했다. 게임의 경우, 지역 ‘게임룸’을 중심으로 하는 아케이드 게임이 주류였으며 외산 게임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90년대 말, 헐리우드 영화 ‘쥬라기공원’의 산업적 파급효과가 알려지면서 콘텐츠산업에 대한 인식의 재고가 있었다. 세계적으로 ‘콘텐츠산업’이 제 4의 산업으로 부각되었고, 정부는 잘 하면 황금알을 낳는 이 사업의 고부가가치에 주목하고 지원에 나섰다. 그리하여 콘텐츠 수입국이었던 기존 위상에서 탈피하고자 창작·기획 분야의 육성이 이루어졌다. 시장에 많은 돈이 들어오면서 제작이 여느 때 없이 활발해지고 산업 규모도 커졌다. 무엇보다 새로운 산업 환경에 맞는 신규 전문 인력의 수혈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무엇 보다 인재 고용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업계 전체가 상당히 열악하는 점이다.
애니메이터들의 초봉은 현재 100만원 미만선이다. 보수가 적다보니 여성 인력이 대부분이
고 고급 인력이 공급되기가 힘들다. 캐릭터 전문 디자이너 역시 다른 분야 디자이너보다 품을 보는 눈이나 비즈니스적인 마인드가 있어야 하는 등 필요 사양은 많은데 그에 알맞은 처우를 해줄 수 없는 형편이다.

과거 조선 기술을 보유한 몇 안 되는 국가가 세계의 패권을 차지했듯이, 문화콘텐츠산업의 잠재력이 부각되고 있는 현 시장에서 애니메이션 제작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대단히 자랑스러워할만 한 일이다. 그러나, 주로 하청을 위주로 해왔기 때문에 제작 인력은 상당한 수준을 갖춘 반면 창작 애니메이션 시장을 이끌만한 전문 마케터와 기획 인력이 상당히 부족하다. 작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마케팅 인력이 투입되어 체계적인 프로모션이 진행되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작품이 방영 시점부터 약 3개월, 즉 라이선싱이 주로 이루어지는 시기에만 작품에 투입되는 계약직의 형태로 고용이 상당히 불안정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활동하는 전문 마케팅 인력은 그리 많지 않다. 마케터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맥이다. 적어도 팀장급 이상은 될만큼 업계에 오래 있어서 경험이 많고 발이 넓어야 한다. 따라서 공채는 거의 없고 라이선싱 유관 업계나 대기업 마케팅 부서에서 스카웃해오는 사례가 많다.

콘텐츠 기획 인력 역시 넉넉하지 못하다. 주로 업계에서 컨셉을 정해 요구하는 대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사례가 많고 드라마나 영화에 비해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시나리오 작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른 플롯과 특성을 가진 것이 애니메이션이고 이 분야만 전문으로 하는 작가가 필요하다. 문제는, 몇 년씩 공을 들여 글을 쓰고 퇴고를 거쳐 시나리오를 만들어오면, 그것을 토대로 작품을 만들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시장 육성이 우선이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TV 방영료의 일괄 지원만 이루어져도 업체 입장에서는 제작비 부담이 한결 가뿐해질 것이고 재투자와 통해 업계 전반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다.


□ 기획 인력
문화콘텐츠 사업을 기획하고 총괄 운영 및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사업에 관한 전체적인 컨셉을 정의하고 계획하는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사업(비즈니스) 기획자, 콘텐츠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에 관한 기획, 총괄 업무를 하는 문화콘텐츠(상품)기획자로 나눌 수 있다. One Source Multi Use의 산업적 특성에 대한 이해와 매체 및 장르별 특성에 대한 이해, 사업적 마인드 등의 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 개발 인력
구체적인 문화콘텐츠 관련 산출물의 제작 단계에서 소요되는 인력이다. 제작 기획 업무 담당자, 작품 기획자, 창작 및 시나리오 개발을 담당하는 내용개발자, 산출물의 설계를 담당하는 설계자, raw data, 콘텐츠, 경험 환경, 서비스 등 구체적인 산출물을 low technology 혹은 high technology의 기술을 이용하여 제작하는 매체제작자, 개발결과물의 평가를 담당하는 평가자 등의 전문 인력이 포함된다.

□ 기술 인력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문화콘텐츠 산업의 활성화에 따라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인력군이다. 첨단 기술 적용 디자이너 혹은 첨단기술 적용을 위한 연구개발자, 개발 작업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개발자, 하드웨어 기기 및 인터페이스 기기 개발자, 등의 전문인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특히 컴퓨터를 포함한 최첨단의 정보통신 기술들을 개발단계에서 응용하는 방법에 관한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인력은 고도의 전문성과 창의성, 예술성이 요구되는 전문인력이다.

□ 비즈니스 인력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수행하는데 핵심적으로 필요한 인력으로서, 기획, 개발, 시장의 단계들에서 발생하는 업무를 지원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문화콘텐츠 산업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비즈니스 인력의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비즈니스 인력은 비즈니스 업무 인력과 지원 인력으로 나눌 수 있다. 비즈니스 업무 인력은 비즈니스 기획, 문화콘텐츠 상품의 개발, 마케팅, CP, 관리, 중개, 유통, 서비스제공 등 사업 업무를 직접 담당하는 인력이다. 지원인력은 비즈니스 업무 및 개발산출물의 활용과 관리를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들로서 법, 재정, 회계, 인사, 행정, 경영, 인적자원관리와 교육, 시스템 관리 등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포함된다.

문화콘텐츠 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가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특집 기사를 위해 업체를 취재할 때 마다 물었던 한결같은 질문이다.
대다수의 업체들이 ‘교육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모두들 유관 대학 및 업체를 대상으로한 문화콘텐츠 전문 강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 내 커리큘럼 개발과 교제 발행을 지원해야한다고도 했다. 또, 콘텐츠 전문 채용 사이트를 구축해야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이 모든 의견들이 현재 문화콘텐츠진흥원 인력양성팀에서 진행 중이거나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 애니메이션, 음악, 만화, 모바일콘텐츠, 라이선싱 등 문화콘텐츠 관련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 사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해부터다.

2005년까지 잡혀있는 연도별 사업중점방향을 보면, 2002년은 인프라 구축 및 사업추진방향 설정시기, 그야 말로 준비 단계다. 올해에는 중장기 인력양성 방향을 설정함과 아울러 지난 해 시작한 신규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Q. 문화콘텐츠 전문 인력 양성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부분은 무엇인가?

A. 현재 업체에서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부분이 ‘전문인력을 자체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인프라’ 부족이다. 업체가 대부분 영세해서 직접적으로 교육프로그램이나 커리큘럼을 운영하면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된다. 때문에 업계 인력 대부분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고, 이직이라든지 인력 채용부분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부분을 대한 국가적인 지원 차원에서 인력 양성 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또 한 가지, 현재 제작인력 공급의 수준은 매우 높은 반면 비즈니스 마케터와 기획·시나리오 작가 등 기획 인력에 대한 공급은 상당히 부족하다. 따라서 제작 기법을 향상시키기위한 인력양성사업보다는 비즈니스 마케터, 프로듀서, 기획자 양성하기 위한 교육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장개척을 비롯해서 마케팅, 해외 수출 계약, 법률적인 지원 등에 대한 커리큘럼을 편성하여 변호사, 라이선싱 에이전트 등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준전문가 위주로 강의진을 구성했다. 특강 중심의 강의가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하고 사용할 수 있는 실무 중심의 강의를 지향하고 있다.


Q. 2002년 사업 경과는 어떠한가?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A. 사업의 방침은 기본적으로 ‘위탁’이다. 주로 전문 기관에게 ‘위탁’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교육 사업의 경우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보다 신중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지원 사업의 대부분 위탁 업체에게 맡겼지만, 교육 사업만은 작년에 직접 운용했다. 시행 착오는 물론 있었다. 교육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와 잘못된 커리큘럼의 문제, 의도는 좋았는데 강사가 제대로 우리의 의도를 전달하지 못했다던지 하는 일들을 겪었다. 올해부터는 위탁 업체를 선정, 그러한 시행착오를 개선했다.
작년에 비하면 운영상이나 커리큘럼 상의 진보가 있었다고 보고, 내년부터는 전체적인 틀을 다시 잡을려고 한다. 현재의 것을 최대한 반영을 하면서 연계성을 갖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Q. 고용 불안을 해소하고 인력 채용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A. 온라인 상시 채용관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작년에 오프라인 상에서 채용박람회를 했는데, 애초 예상과 달리 관심도도 낮고 참여율이 상당히 부진했다. 원인을 분석하다가, 오프라인 상의 일시적인 행사성 이벤트성 채용행사보다는 문화콘텐츠 인력구조와 산업구조를 이해하는 온라인 채용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사업안이 나왔다.

위탁 사업자로 리쿠르트사가 선정됐고, 현재 기본적인 사이트 시안까지 나온 상태다.
11월에 개발이 완료되고 한달 동안 시범운영될 예정이며, 그 때쯤 이벤트성으로 온라인채용박람회를 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구인업체 5천개와 구직자 1만 5천명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DB만 넣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채용의사를 가진 업체를 유치할 것이며, 산업팀과 협회의 협조를 얻어 추진 중이다. 채용 성사율 20%라는 한다는 조건으로 리크루트사를 위탁 업체로 선정했다. 적은비용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채용박람회도 준비 중이다.



Q. 취업난이 심각한 데, 신규 인력은 어떻게 끌어안을 생각인가?

A. 국내 마케터의 경우 대부분 경력이 중시되어 신규 인력에 대한 수요가 없다. 반면, 해외 수출관련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해외 시장에 대한 정보 수집과, 수출 거래선 등을 확보할 우수 인력이 필요한데, 이 분야에 신규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졸업예정자와 미취업자, 중소기업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일정 기간 해외에 나가서 프로젝트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있다. 각자에게 프로젝트를 줘서 일정 기간 연구해서 발표하도록 한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개인은 업체의 요구를 수시로 받아 프로젝트에 반영하도록 하고, 그 결과물을 업체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후 프로그램에 참석한 개인은 업체에 취업할 수도 있다.


Q. 1년 반 동안 인력 양성 사업을 진행하면서 느낀 점?

A. 14년 이상 인력 채용부터 인력 개발까지 인력 양성에 관한 한 안해본 것 없이 다 해봤다.
문화콘텐츠 분야의 경우 정석적인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개념의 접근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산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시장을 이해하지 못하면 인력 양성 툴이나 기법이 적용이 안 되더라는 얘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업계의 소리를 지속적으로 듣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로듀서·마케터 교육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관하고 있는데, 과정을 모니터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업계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다.

주는 사람 입장에서 현재의 사업 체계가 만들어져 있다면, 이제는 받는 사람들의 니즈(needs)를 파악하는 절차가 있어야할 것 같다. 인력양성종합계획 단계에도 니즈 조사 단계가 있다. 한번하고 그칠 것이 아니라 가능하면 1년에 한번, 2년에 한번 정도는 업체의 니즈를 반영하고 계속적으로 수정해 나갈 방침이다.

☞ Interviewer : 강주연 기자 ( tomato@east-media.com)


기사제공:월간 <라이선스> 2003. 10



해외 마케팅팀과, 국내 마케팅팀, 그리고 디자이너팀과 홍보팀으로 사업이 운영되고 있고 따라서 이 분야에 인재가 필요하다.
해외 마케팅은 기본적으로는 해외의 좋은 프로퍼티를 국내에 도입하고 국내 프로퍼티를 해외에 진출 시키는 일인데, 해외 바이어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한 만큼 어학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국내 마케팅의 경우, 주임이나 대리급 정도의 라이선싱 유관 업체 출신을 주로 채용한다. 국내 업체와의 미팅을 통해 프로퍼티 PR과 계약 업무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업체에 발이 넓어야 하고 기본적인 영업 능력이 있어야 한다.

디자인팀 쪽은 해외 라이선서를 대리로 제품 감수 및 프로퍼티 관리를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영어 실력을 필요로 한다. 사실 디자인 능력과 어학능력을 모두 갖춘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그래서 디자인팀의 경우 외주를 주고 있고, 무수히 많은 프로퍼티를 일일이 홍보해야하는 홍보팀 역시 외주가 원칙이다.

사실, 얼마 전부터 채용 광고를 내고 있는 데 원하는 인재를 구하기가 참 힘이 든다. 몇 군데 대학에 원서를 보내고 리크루트에 광고를 냈지만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고 성과가 별로 없었다. 경력직의 경우에는 라이선싱 유관 업계에서 찾아야 하는 데, 업계 동정이나 이직 사항 등을 알만한 네트워크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전문 잡지나 정부 주체로 마련됐으면 좋겠다.
또, 라이선싱 유관 분야에 대한 교육 사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원서를 들고 대학을 방문하면, 라이선싱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아카데미와 교제 개발을 활성화하고 상품 기획부터 제품군별 감수까지 실제 라이선싱에 필요한 실무 과정을 커리큘럼에 포함시켜야 한다. 대학 뿐만 아니라 업체들을 대상으로 국내외 관련 강좌와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


‘2002년 캐릭터산업백서(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2003)’에서 발표한 ‘캐릭터 교육 관련 대학 현황표’에 따르면 전국 관련 학과는 전문대학과 종합대학의 애니메이션, 디자인, 만화, 멀티미디어학과를 포함하여 총 104개이다. 이와 같은 데이터에 따라 매년 배출되는 한해 졸업생은 조사된 바는 없지만-학과 당 정원을 30명으로 계산할 때- 대략 3천명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문화콘텐츠진흥원에서 조사한 또 다른 통계자료 ‘[표1]문화콘텐츠 관련 정규교육기관 현황’에 따르면 전국 문화콘텐츠 관련 학과 수는 366개에 달한다.
이중 가장 많은 부분이 애니메이션/만화 분야로 128개 기관으로 집계되고 있다. 주로 기술직에 종사할 인력을 배출하는 것으로 보이는 2년제가 50개 기관으로 다른 장르에 비해 수치가 가장 높다.

반면, 방송 분야는 4년제와 대학원만 개설되어있어 고학력화가 두드러진다. 이는 방송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의 필요 사양이 높아서라기 보다, 처우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 [표 1]을 보면, 4년제 이상의 고학력 교육 기관은 전체 366개 가운데 258개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대학원만도 80개로 20%나 된다.




기존 라이선시의 경우, 제조에 노하우를 가진 사람들이 일반 제품들을 팔다가 라이선싱을 할 경우 장점이 많다는 것을 파악하고 사업에 뛰어든 사례가 많았다.
최근 들어 그런 판도가 바뀌고 있는데, 유통이나 마케팅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이 분야 사업성을 보고 라이선싱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제조의 경우 최근에는 대부분 OEM으로 진행한다. 직접 제조하기 보다 제품을 해외에서 소싱하여 들여오다보니, 제작 노하우는 별로 필요하지 않는 편이다. 예전에는 물통만 만들던 사람이 필통도 하고 스케치북도 한다. 그래서 이 분야에 실제 사업을 주도하는 것은 개발이나 기획, 그리고 영업 인력이다.

라이선스 상품은 사이클이 빨라서 항상 앞서 나가야 한다. 정보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인맥이 필요하다. 퀄리티 높은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상담으로 연결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인맥 뿐 아니라 시장을 몸소 체험하면서 느낀 경험이 모두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자산이 되는 만큼 경력자 위주로 채용되는 편이다.

라이선시로서의 기획·개발 인력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라이선스 상품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한다. 라이선스 상품은 프로퍼티의 인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제품 카테고리를 무엇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에 대한 판단력이 중요한다. 따라서 상품 기획력이 있어야하고 프로퍼티를 보는 안목도 있어야 한다. 예전에는 애니메이션 프로퍼티가 우세했지만 현재는 게임 프로퍼티가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갈 수 있을 정도로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트렌트를 읽어낼 줄 아는 사람이 유리하다. 또, 해외 프로퍼티가 많다보니까 아무래도 어학능력이 요구된다. 에이전트가 많은 부분을 대행하기는 하지만,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필요할 때가 있다.

디자인 인력의 경우, 다른 산업 디자인들과 다른 점은 창조 작업에 비해 ‘상품 기획’ 부분의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유능한 라이선시 디자이너는 라이선서가 빨리 컨펌할 수 있도록 하는 능력, 즉 협상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라이선시 디자이너들 중에서는 전공이 미술이 아닌 사람도 많다. 크리에이티브 능력보다는 마케팅 능력이 더 필요한 것이 라이선싱 분야 디자이너들이다.

사업 현황 및 경과를 보면 ‘프로듀서·마케터 교육과정’‘특성화 교육 지원’, ‘사이버 아카데미’로 크게 세 가지 분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프로듀서·마케터 교육과정’ 은 국산 문화콘텐츠의 해외 유통을 주도한 전문 마케터와 기획에서 배급까지 전 과정에 정통한 디렉터급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개설된 과정으로 CEO와 중간 관리자 두 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CEO 과정은 12주 72시간, 중간관리자는 4개월 108시간으로 이론식 수업이 아닌 업계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해 실무 강좌 중심으로 편성됐다. 매년 4월과 8월 두 차례 실시되는 이 과정은, 현재까지 총 3회 동안 CEO 127명과 중간관리자 92명이 참석했다.

‘특성화 교육 지원’ 은 문화콘텐츠 관련 특성화 교육 기관에 필요한 기초 장비 및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에 따라 지난 해 진흥원은 콘텐츠 관련 특성화 고교, 2년제 이상의 대학, 대학원 등 정규 교육 기관을 대상으로 1개교당 2억원 내외의 특성화학과에 필요한 기초 장비 지원을 실시했다. 그리고 특성화 프로그램개발 지원을 위해 장르별 2~4종 이하, 1종당 1,200만원 내외로 표준교재개발을 지원했다. 이 외에도 5,000만원 내외의 산학협동 프로젝트 및 인턴쉽 지원, 3,000만원 내외의 워크샵 및 세미나 개최지원이 이루어졌다.
지방문화산업인력의 경쟁력 강화 및 지역 문화 산업의 특성화 활성화 유도를 위해 각 지방의 문화콘텐츠 관련 중점육성분야 및 지방 인력의 교육 수요에 기반을 둔 교육과정에 대해 지원 역시 실시됐다. 지원범위는 총 10개 교육프로그램 내외, 편당 3천만원 내외이다. 또한 산업계의 수요는 높으나 국내에서 아직 도입되지 못한 선진 트렌드 및 최신 기술 등에 관한 문화콘텐츠 분야의 해외 전문가 초청 단기 워크샵 및 세미나 프로그램에 총 5개 프로그램 내외로 프로그램당 5천만원 내외의 지원이 이루어지는 다각화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 한가지, ‘사이버 아카데미’를 위한 사이버 커리큘럼 개발도 현재 진행 중이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완성한 ‘문화콘텐츠 산업인력양상을 위한 온라인 교육 기획, 설계 보고서’에 의해 총 52개 과목이 편성됐다. 특이할 만한 것은 커리큘럼 안에 마케팅·경영·회계 등 경영 과목이 포함돼 있다는 것. 이것은 콘텐츠 산업 분야의 기획, 마케팅, 배급 등 비즈니스 분야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 따라 구성된 것이다. 또한, 장르별로 ‘기본-심화-응용’의 단계적 과정을 적용하여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많은 수의 고학력 인재가 매년 배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뽑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이유는 분명하다.

한 가지는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실제 업체에서 요구하는 필요 사양을 채워주지 못 한다는 것이다. 소양이 갖춰지지 않은 신규 인력을 채용할 경우, 업계에서는 1년 여의 교육 기간과 그에 따른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이유로 신규 인력보다는 경력자를 절대적으로 선호하고 있다.
둘째, 요구하는 인력의 특수성 때문이다. ‘예술’이 아닌 ‘산업’ 개념의 콘텐츠로 산업이 재편되면서 전통적인 제작 중심 인력 보다는 기획, 마케팅, 유통을 포함한 시장 인력, 콘텐츠 제작 및 활용을 지원하는 기술(R&D) 분야의 인력 수요가 증가했다. 그런데 콘텐츠 특화 마케팅은 기존 마케팅 인력을 끌어들이기에는 다른 점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또,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아 개개인의 노하우는 있으되 안정적인 사업 툴(tool)이나 객관화된 성공 전례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대다수 업계들은 인재 채용 요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인맥’과 ‘시장 경험’을 꼽고 있다. 비즈니스에 정석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개인의 정보력과 역량에 의존해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유독 콘텐츠 업계에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편, 현재 추진 중에 있는 주목할 만한 사업은 온라인 상시 채용관 구축이다. 인력양성팀은 최근 문화 산업 전 영역에 걸친 온라인 인력 Pool 구축을 통해 구인자와 구직자 간의 지속적인 접촉을 유도하고 채용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인력양성팀 측은 단순 구식 사이트에서 나아가 구인자, 구직자 뿐만 아니라 업계간의 자발적인 교류를 통한 상호 편익 제공 및 교육, 산업 정보 제공 등을 제공할 넓은 의미의 인력 양성 연계 시스템으로서의 사이트를 구상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의 필요성은 지난 해 12월에 있었던 채용박람회의 성과 부진에서 제기됐다. 프리랜서가 많고 프로젝트베이스 위주의 부정기적 인력 수요가 발생하는 문화 산업의 인력 구조상, 일시적인 이벤트성 채용 행사는 효과는 미미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해 11월에 개발이 완료되고 12월경에 본격적으로 오픈될 예정인 이 사이트의 의미는 바로 문화콘텐츠 특화 사이트라는 점에 있다. 이에 따라, 다른 분야에 비해 전문성과 경력이 중요시 되는 콘텐츠 시장에서 꼭 필요한 인재 수급의 핵심 네트워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오랫동안 쿼터제에 의존하여 아슬아슬하게 명목을 유지해왔던 국산 영화가 최근 극장가를 승승장구하며 헐리우드영화를 앞지르고 해외에서도 각광받고 있는 것은 이 분야에 ‘우수한 인재’가 대거 투입되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과연, 산업을 일으키는 데 ‘사람’ 만한 자원은 없다. 상품 기획부터 제작, 마케팅의 모든 과정을 관할하고, 산업의 수준 즉 그 후진성과 선진성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전문 인력’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문화콘텐츠산업은 아직 국내에서 새롭고 낯선 분야다. 또한, 트렌드와 산업 환경에 민감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을 필요로 한다. 교육 활성화를 위해 업체와 대학의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학은 학문의 위한 학문이 아닌, 실무와 산업 환경에 맞는 커리큘럼을 가지고 업체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업체 재교육 역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실무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과 상설 아카데미 활성화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 경험을 쌓은 내부의 전문가들의 노하우가 좀더 널리 공유되고, 해외 성공 사례에 대한 스터디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는, 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교육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한편, 처우개선과 고용 안정의 문제 역시 중요하다. 우수 인력공급과 산업 발전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즉 우수 인력이 공급되면 해당 산업이 살아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콘텐츠 산업이 잘 되면 우수 인력이 모여들게 마련이다.
결국 대다수 구직자들이 원하는 것은 사회적 안정과 비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수 인력 공급을 위한 가장 원천적인 방법은, 콘텐츠 산업 자체에 대한 지원이라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선호되는 업종으로 정착해야 이 분야 전문가를 자청하는 인재가 늘고, 그것은 다시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은 아니다. 일이년 만으로도 부족하다. 인력양성은 적어도 5년 10년 정도의 비전을 가지고 대단한 인내와 일관성 있게 진행되어야 할 숙원 사업이고, 이를 위해 업계 전체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 강주연 기자 ( tomato@east-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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