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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북촌 거리를 걷다 2

2011-09-30



북촌의 두 번째 이야기는 43년 된 목욕탕 중앙탕을 시작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북촌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북촌에는 많은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오랫동안 항상 그 자리에 머물던 곳에서, 깨끗해 보이기 위해 옛것에서 새것으로 바뀐 곳,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를 파는 곳, 여성들이 좋아하는 소품을 파는 곳 등…조용하던 북촌이 방송을 타고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그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다시 한 번 북촌의 다양한 간판에 적용된 글꼴에 대해 알아 보도록 하자.

글.사진 | 이호(산돌 폰트디자이너)

한상수자수박물관은 북촌 한옥마을의 100평 남짓한 한옥에서 전시, 샵, 교육실을 갖춘 소규모의 사립박물관이다. 주요 소장품은 국내외의 자수, 직물, 인염등 ‘중요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인 기능보유자 한상수 선생의 다양한 작품과 수집품을 볼 수 있다. 자수박물관 사인에는 전통과 어울리는 판본체 한글과 해서체 한자가 사용되고 있다. 또 입구에 있는 문화유산헌장에도 한글판본체를 사용하였고, 북촌의 전통을 계승하는 한옥에는 나무재질에 마노체와, 서울 남산체를 사용한 작은 사인을 볼 수 있다.

북촌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두 가지 코스가 중 A코스 거의 끝부분에 위치한 심영미 매듭공방, 40년 동안 전통 매듭을 짜고 있는 심영미 원장은 집안은 대대로 이어지는 매듭집안이라고 할 수 있다. 2년마다 일본과의 교류, 전통매듭을 현대화 하여 보급하는 등 매듭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매듭공방에는 여러 가지 한글이 쓰이고 있다. 나무재료 위에 소하체와 궁서체가 사용되고 있고, 회색배경 위에는 산돌성경체도 쓰이고 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 깔끔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북촌거리 입구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대승사’ 골목안쪽에 위치하고 있어 거리를 걷다보면 지나칠 정도로 소박한 느낌이 들었다. 대승사 사인에는 궁체한글과 흘림이 돋보이는 행서한자가 사용되고 있다. 궁체한글은 정갈하고 바른 느낌을, 행서한자는 자유로우면서 친근한 느낌을 주고 있다. 한옥집에 검정색 배경위에 하얀 글씨가 잘 어울리고 있다.

북촌에 위치한 노란색 벽과 재미난 사인이 돋보이는 금속공예방 만듦새. 이 곳은 다양한 금속을 만드는 공방으로 유료로 일반사람들도 반지를 만들 수 있다. 연인들에게는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장소이다. 한글 자소를 깔끔한 고딕형태로 자유롭게 표현한 ‘만듦새’의 한글이 톱 모양위에 표현되어 이 곳이 어떤 곳인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단순하면서도 깔끔하게 잘 표현된 사인이라는 느낌이다.

서민들의 삶과 염원이 담겨 있는 부적과 민화, 민속자료 등을 소장하고 있는 가회민화공방. 이 곳에서는 부적찍기, 기와탁본, 민화부채, 단청엽서만들기 등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있어 아이들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한다. 민화공방의 사인에는 SM 신명조체 한글과 정갈한 느낌의 해서체 한자를 사용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이 드는 사인이다.

디아(DIA)는 디지털(Digital)과 아날로그(Analog)의 합성어로, 수 많은 핸드폰으로 장식한 갤러리 입구가 우선 인상적이다. 이 곳은 이름과 어울리는 디지털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가 많은 곳이다. 갤러리 사인에 사용된 한글은 휴먼옛체와 산세리프류 영문을 사용하고 있다. 사인보다도 계단과 벽에 붙여 놓은 많은 핸드폰이 눈에 띄는 곳이다.

재동초등학교를 지나면 43년 된 목욕탕 중앙탕이 있다. 이제는 불혹(不惑)을 훌쩍 넘겨 버린 명물이 되어 북촌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중앙탕 사인에 적용된 한글은 헤드라인체 스타일로 굴림과 고딕으로 표현하고 있다. 간판이 빛 바래 오래되었지만, 무게감이 느껴지는 한글을 사용하여 오랜 시간을 버텨낸 듯 하다. 최근에는 복고가 유행하고 있어 일부러 한글을 유사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북촌은 현재 역사문화미관지구로서 제1종 일반주거지역 도시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현재 북촌 지역은 한옥으로만 이루어져 있던 1960년대와 달리, 1990년대 이후 급속하게 들어선 다세대가구 주택으로 한옥이 많이 사라졌지만, 가회동 31번지와, 33번지 일대 그리고 가회동 11번지 일대는 아직도 양호한 한옥들이 군집을 이룬 채 많이 남아 있어 옛 조선시대의 전통 가옥의 특징과 삶의 모습을 살펴 볼 수 가 있다. 두 번째 길을 여러분도 함께 걸어 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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