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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느리지만 멈추지 않겠다, 신예작가 이상훈

2005-11-09


이슈 피플의 성공 풀 스토리는 새로운 자극이 되고 활력이 된다. 하지만, 때로는 비슷한 좌표에 서 있는 사람들의 존재가 더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우탕카라는 이름으로 활동의 기지개를 펴고 있는 이상훈씨를 소개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아직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진 않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만한 성과를 내기 위한 과정에 있다.
그가 어떤 생각과 작품으로 만화계란 좌표평면에 ‘우탕카’라는 점을 찍게 되었는지 만나보자.

취재 | 김유진 기자 (midi@yoondesign.co.kr)

그는 애니메이션과 만화 사이에 존재한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애니메이션으로 밥 먹고, 만화로 꿈을 먹고 사는 사람이다.
이상훈씨는 1998년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에 뛰어든 후 셀 애니메이션 동화와 교육용 애니메이션 제작 등으로 6년간의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03년 프리랜서로 전향한 그는 모바일을 통해 선보인 TV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애니메이션 작업과 왑(Wap)디자인을 해왔다.

프리랜서로 작업했던 애니메이션


습작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작업에 익숙한 그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 연재만화의 형식을 선택했다. 이는 일러스트, 캐릭터, 애니메이션, 단편 카툰 등 다양한 형식 실험을 거쳐 얻어낸 결과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 2004년 완성한 <금지된 신의 문명> 이다.

<금지된 신의 문명> 이 다루는 내용은 심오하다. 신과 공존한 세계를 통한 인간에 대한 존재에 대한 고찰이랄까.
처음에 만화를 그리기 시작할 때에는 둥글둥글한 만화 분위기였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날카롭고 길쭉한 선과 날렵한 마무리는 내용에서 언급한 존재론적인 고민을 더 심오하게 만든다.
그림체 뿐만 아니라 분위기 역시 만화가 권가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는 그는, 짧고 임펙트 있는 대사를 쓰되, 되도록이면 그림으로 많은 것을 설명하겠다는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는 TV 다큐 프로그램에서 아프리카의 어느 종족이 사냥을 하기 전 ‘우탕카’라고 외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본 이 후로, 닉네임을 우탕카로 붙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고등학교 시절, 교회를 다니면서 신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로 그는 신과 사람, 고대사회와 외계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 <신의 기둥> <신의 지문> <문명의 기둥> 과 같은 책에서 만난 수메르나 이집트 신들의 세계는 이상훈으로 하여금 만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그 무엇’을 만들었다.
<금지된 신의 문명> <신들의 고향> 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름인 ‘길가메쉬’는 바로 이런 관심을 나타내는 증거이다. 성경보다 오래되었다는 인류 최초의 기록으로 알려진 ‘길가메쉬 서사시’에서 연원한 이 이름은 수메르 왕의 이름인 동시에 이 두 작품의 소재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탕카의 세계는 인터넷 상에서도 존재한다. 올해 7월에 문을 연 홈페이지 (www.utangka.com)
가 그곳이다. 언젠가는 외계인과 지구에서 공존하게 될 것이란 생각을 표현한 메인페이지의 썰렁한 유머와 단편 카툰, 모바일 애니메이션 등의 작업으로 그의 세계를 하나둘 엿볼 수 있다.

서른 두 살의 나이, ‘아직’이란 말이 그를 수식하는 것처럼 이상훈씨의 첫걸음은 조금 늦은 편이었지만, 그는 이렇게 그만의 방식대로 천천히 전진하고 있다.
보는 사람들이 조금은 적더라도 메시지가 있는 만화, 다큐멘터리 같은 만화를 계속 그리고 싶다는 그의 고집스런 바람에 마침표가 없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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