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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놀래거나, 웃거나, 감탄하거나

2005-11-03

광고는 기본적으로 소비자를 설득해서 아군을 만드는 과정이다. 소비자를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당의정과 같이 유혹할 수 있는 달콤한 사탕이 있어야 한다. 그 사탕의 재료를 무엇으로 쓸 것인가는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 우리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정보에 있어서나 브랜드에 있어서나 또 유행이나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국가를 초월해 모두 한날 한시에 서로 공감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당연히 기업은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는데, 그 커뮤니케이션의 언어는 세계의 공용어라는 영어가 아니라 비주얼 코드다.
따라서 글로벌 브랜드들의 광고에는 카피로 보여지는 메시지는 적고, 대신 비주얼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그 비주얼도 세계인인 공감할 수 있는 소재들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 소재들로는 주로 유머나 섹스 어필, 그리고 과장이나 휴머니즘을 자극하는 것들이 해당되는데, 이런 소재들은 아프리카나 유럽이나 아시아나 모두 큰 어려움 없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 크리에이티브는 시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시대 상황과 그 시대의 가치관과 문화 현상에 따라 어프로치하는 방법과 소재들이 다른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글로벌 시대라는 요즘은 어떨까?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카피는 줄고, 놀라움이 있거나 사람들을 웃게 하거나 아니면 가슴에 울림이 있는 광고들이 각광 받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유행 역시 잠깐일 것이다. 또 무엇인가 소비자의 마음을 붙들어 맬, 새롭고 맛있는 사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크리에이터들의 사명이자 숙명이며 의무일 것이다.

글/communications Of course 김원규 대표( wkkim@ofcourse.co.kr)

우리 생활 속에 흔히 있는 상황을 과장해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저런 문제점이 있을 때 이런 효과가 있는 제품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딱 맞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겨우내 커튼 속에 감춰진 발코니 창이나 구석진 곳의 유리 창에 뿌리기만 하면 저렇게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물론 이런 제품이 전혀 없는 상황이거나 이 제품만 유독 이런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리 세정제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치를 극대화시켜 보여줌으로써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과장되어 있지만 놀라운 감정에 앞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 웃음은 잠깐 보고 넘어가버리는 그런 사소한 피식거림이 아니라 바로 제품을 연상하고 제품의 기능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얼마나 광택이 나고 미끄러우면 머리에 헬멧을 쓰고 앉아 있겠는가?
이러한 과장의 어프로치는 제품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광고만 슬쩍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한번 더 보게 한다. 또한 실제 마트에서 세정제 구입을 하려 할 때도, 강한 리콜 현상으로 인해 이 제품에 손이 저절로 갈지도 모른다.

광고의 의도를 알아내는 데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일견 여자의 속옷 광고처럼 보이기도 하다. 비주얼의 앵글과 선정성으로 미루어 뭔가 섹스 어필로 제품을 팔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심이 간다. 그러나 브랜드를 보면 기절초풍할 정도다.
다름 아닌 제품은 구두 광택제이기 때문이다. 구두를 닦았더니 광이 나서 저런 역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 정도라면 어두운 시골길도 랜턴 없이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벌레들의 폐해를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그 작은 벌레들이 얼마나 귀찮고 무서우면 독수리로 보이고 험악한 곰으로 보일까? 그러나 카피에 명쾌한 답이 있다. ‘Fear not’이다. 괴로워하지도 말고 무서워하지도 말고 뿌리기만 하라는 이야기다. 하나의 작은 사물을 저렇게 크게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들에게는 해결해야만 하는 강박관념과 문제 해결에 대한 속 시원함을 가질 수 있게 해, 제품이 강한 흡입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번 칸 광고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광고이다. DHL은 그 어떤 곳이라도, 그 어떤 열악한 곳이라도 정확하게 배달한다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배달을 하려면 주소가 명확해야 하는데 광고에 나와 있는 주소들은 도대체 알 수가 없을 정도다.
주소가 아예 없는 것도 있고, 주소인 듯하지만 어떤 것이 진짜 주소인지 모를 숫자들이 나열되어 있는가 하면 정원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러나 이런 곳에도 한치의 오차 없이 배달한다고 하니, 주소가 명확한 집이야 누워서 떡 먹기 정도 아니겠는가?

냄새 없는 페인트를 알리는 광고인데 사람들의 콧수염에 페인트가 묻어 있는 게 인상적이다. 왜 저럴까? 저건 브랜드를 알리는 데 어떤 효과가 있을까? 등등의 의구심이 생길 것이다. 아마도 페인트 하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지독한 휘발성 냄새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도 냄새가 나지 않으니 거기에 코를 가까이 대보다가 결과적으로는 저렇게 묻어버렸을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 저런 미련한 사람은 없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광고가 더 재미있어지는 것 아니겠는가.

나이키 광고인데 얼굴을 반으로 나눠 평상시 모습과 필드에서의 모습을 합성해 놓았다. 필드에서는 이기기 위한 승부욕으로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나빠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그러지 않는가? 나이키를 입으면 저렇게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환호성을 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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