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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아름다움(BEAUTY)은 자기 보상이다. 광고 속 숨은 욕망찾기

2005-06-28

하루에도 수많은 브랜드가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그 중에 몇 개가 살아 남을까. 즐거움을 기대하는 맥주의 광고를 고독한 위스키 광고처럼 해서 실패를 하고, 한가한 주부라는 소리를 듣는 것을 싫어하는 주부들에게 편리성만 강조한 가전제품이 외면당한다.
가족을 생각하라는 보험회사의 당연한 메시지가 통하지 않고 논리적인 설득력을 가진 정치인이 떨어진다. 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바로 소비자의 잠재되어 있는 심리를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다.
“귀부인에게는 구두를 판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아름다운 발을 팔아야 한다.” 심층심리 연구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Dichter가 이미 이야기 한 말이다. 아이보리 비누의 조사 결과 그는 비누가 물리적인 깨끗함 뿐 아니라 심리적으로 깨끗해지고 싶은 동기가 있음을 밝히고 ‘마음의 걱정까지 씻어내세요’ 라는 슬로건을 쓰도록 해 크게 효과를 보기도 했다.
사물에 대한 의미를 알게 됨으로써 우리가 인간의 마음을 보다 더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그의 용기와 통찰에 감사를 표현하면서 이제 그가 발견한 제품에 숨어 있는 제각각의 의미를 차례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하자.

심층심리학자 디히터는 특히 아름다움이란 심리적 욕구부분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고 흥미 있는 것은 이 아름다움이란 미(美)의 가치가 시대에 따라 많이 변하였음을 발견한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태도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Ⅰ. 아름다움은 성으로부터 자유로워 졌다
Ⅱ. 아름다움은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Ⅲ. 아름다움은 사회적 수용을 의미한다
Ⅳ. 아름다움은 자기 보상의 의미를 가진다
Ⅴ. 아름다움의 정도는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하는 것으로 측정된다

과거에는 여성의 아름다움은 곧 남성에 대한 파워를 의미하기도 했다. ‘美’는 전적으로 성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아름다운 여성은 성욕의 대상이었다. 다른 성을 유혹하는 것은 모든 인간에게 불변의 소망이다.
그러나 오늘 날 여성들은 사랑을 남성과 여성간의 변치 않는 정력적인 관계로 여기기보다는, 처음 만난 이 후 지속적으로 동료 또는 친구상태로 유지하는 과정이라 여기고 있다.
결국 아름다움은 큐피드의 화살을 가능한 한 오래 지속케 하려는 목적 보다는 다소 제한적이며 평화스러운 상태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여성들은 보다 부드럽고 순수한 성(sex)을 원하되 환상적이면서 묘하고 시적인 분위기를 좋아한다. 다시 말하면 여성은 과거 세대들 보다 성적 상징 면에서 보다 미묘하고 수동적인 입장이 되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광고는 그림이나 카피, 슬로건등에서 이러한 미묘한 요소들을 보여주거나 환상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주의를 끌 수 있을 것이다.

미의 최고 의미였던 성으로부터의 탈출로 인해 생긴 진공상태는 더욱 완벽한 인간으로서의 매력을 얻고자 하는 현대 여성들의 욕구에 의해 대신 채워졌다. “단지 아름답다는 것은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기본일 뿐이다. 미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는 구시대적 발상이다.
현대의 여성들은 균형 잡힌 개성을 갖길 원한다”라고 어느 여대생은 말한다. 이렇게 미의 중요성에 대해 평가절하 하는 것은 대게 남성의 삶 속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한 태도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제 여성들은 남성들과 대등한 ‘동반자’가 되길 원한다.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충고나 지도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성들은 자신들이 가진 아름다움 하나만으로는 이런 역할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만약 그녀의 남편이나 애인이 그녀의 지성 때문이 아니라, 그녀의 아름다운 눈 때문에 그녀의 조언에 따른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녀는 매우 성을 낼지도 모른다.
따라서 효과적인 화장품 마케팅이나 광고는 항상 자기의 화장품들이 여성들의 개성을 마무리해 준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여성의 신체적 아름다움은 물론 여성이 가지고 있는 지적, 도덕적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여성에게는 자기 개인의 아름다움만을 극도로 추구한다는 것은 별로 바람직한 희망사항이 아니다. 미인선발 대회의 우승자조차도 특별한 재능이 요구되며 하나의 전문 인력이 되라는 사회적 요구에 따르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기도 하다.
여성들이 매력있고 아름다운 용모를 원하는 것은 그것이 그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여성이란 사회적으로 수용되어지는 여성이다. 아름다움이란 그것을 통해 어떤 환상적인 것을 얻는다기 보다 모든 여성들이 자기 일생에서 원하는 기본적인 것을 얻는데 있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다.

대다수 여성들은 매우 행복한 기분이거나 아니면 아주 기분이 쳐져 있을 때의 극단적인 감정 상황에 있을 때 미용용품을 구입한다. 행복한 느낌일 때는 그 개방적인 기분 때문에 관대해지게 마련이다. 행복감을 느낌으로 자신에게 보상을 하는 것이다. “내가 화장품 가게에 가는 것은 트리트먼트 제품(treatment)때문이 아니라 대우 받는 느낌(treat) 때문이다”라고 40대 초반의 여성은 말했다. 한편 행복한 느낌이 아닌 반대의 경우에는, 자기의 축축해진 기분과 싸워 자신을 가능한 한 매력적으로 보이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보상’과 ‘행복감’, 이 둘은 화장품의 완벽한 소구 동기이다. 여성들은 종종 양심의 가책일 정도로 시간이나 돈을 쓸데없이 많이 쓰는 일에 대해, 그들이 하고 싶은 데로 하도록 도덕적으로 허용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자기들의 행동이 자신에게 탐닉하고 보상하는 행위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면서 자기의 개방적인 기분과 맞는 광고가 나올 때 이들은 그것에 호감적이게 된다. 무의식적으로 여성들은 화장품이 가진 유익한 효과를 인식하고 있다. 광고의 목적은 이러한 잠재의식을 불러내는 것이다.
"매일매일 인생의 새 출발을 하세요" 같은 메시지는 이런 면에서 강력한 소구력을 가질 것이다.

“여성들은 아름다움을 핸드백이나 모자처럼 하나의 악세사리로 생각한다”라고 말하는 미용전문가도 있다. 이런 태도는,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는 과정을 마치 빵을 잘 구워내는 과정과 비슷하게 생각한다고 할 수 있다. 자기 확신이란 실제로 아름답게 되는 그 결과를 이야기하기보다 다른 사람을 효과적으로 잘 보살피는 지식에서 나오는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광고에서도 중요하다.
“당신도 아름다울 수 있다”라는 메시지는 별로 효과가 없을 수 있다.
“당신도 당신에 대해 최선을 다 할 수 있다”라는 말이 더 나을 수 있다. 이런 격려는 그녀를 띄워주기도 하고 자기 확신을 주기도 하며 제품에 대한 충성심과 감사를 표시하게 할 것이다. 아름다움은 미 그 자체에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간의 행동, 능력 그리고 다른 사람이나 자연과의 관계 등 모든 것의 혼합체를 말한다.
따라서 외부로 표출되어지는 모습보다 미를 창조하는 내면의 조화로움이 더 중요한 것이다. 즉, 아름다움이란 내부로부터 오는 것이며 건강, 마음의 안정, 사랑의 감정 그리고 내면의 행복 등을 통해 표출되는 것이다. 미란 더 이상 피상적이지 않고, 보다 깊숙한 데서 오는 것이다.

여자들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화장품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심리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은 사회적 품위 때문이 아니라 활력을 얻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화장을 한다. 혼자 집에 있더라도 화장은 할 것이며 세상에 나 혼자 존재한다 하더라도 나는 화장을 할 것이다.” “혼자 있을 때도 화장을 하는 이유는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이 더 매력적이고 잘 가꿔졌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들은 화장품이 개인의 일상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한다.

화장품은 자기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화장품은 실제적이건 상상적이건 개인의 열등감을 제거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자신의 이상과 비교할 때 불완전하다고 느끼는 여성들은 화장품을 이용해 자신의 외모를 개선시키려 할 것이다.
이렇듯 화장품은 자신의 불완전성과 열등감을 제거 시켜주는 일종의 보상이다. 화장품은 우리 자신을 개선시키고 자기의 이상적 이미지에 다다르게 하고 자신을 고양시켜준다. 화장품 광고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물론 예쁘고 귀여워야 하겠지만, 그들의 외관과 미에 비슷하게나마 도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게 제시되어서는 안 되는 수도 있다.

재능있는 마케터나 광고인이라면 여성 소비자들이 달성 가능한 이상 또는 희망하는 자화상을 만들어 나가는데 도움을 주며 그들의 제품이 그런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단계적으로 제시한다. 그들은 “당신은 머리를 감지 않았군요. 자 어떤 모습인가 보세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역시 오늘 아침 머리를 감으셨군요. 당신이 보듯이 이렇게 자연스러운 멋진 모습을 우리제품은 드린답니다”라고 말한다. 어쨌든 화장품은 심리적 의미가 많은 제품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기 머리카락이 매우 특별한 타입이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 이들은 오랫동안 경험하면서 자기머리의 장점과 약점을 알게 된다.
“내 머리는 기름기가 많아 이 샴푸는 안돼”, “내 머리는 다루기 쉽지 않아” 따라서 삼푸를 고를 때는 자기 머리에 맞는지 안 맞는 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사람마다 머리에 관한한 이상형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것은 자기 엄마나, 친척, 영화배우, 혹은 친구들을 보면서 생길 수도 있다.

어린 꼬마 때 친구들이 어떤 애 머리를 보고 “저 애와 같은 머리였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말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한편 머리카락은 남성이나 여성 모두에게 있어 성적인 상징물이다. 넘실거리는 머리를 가진 남성은 젊음과 남자다움의 상징이다. 여성이건 남성이건 상대를 애무하는 대신 자기 머리카락을 쓰다듬기도 한다. 모발제품 속에는 이러한 욕망이 숨어있다.

여성들에게 머리를 감는 일은 작은 이벤트이다. 이들은 이 일을 어떤 의식으로 여긴다. 그들은 세심한 준비를 하고 특별한 시간을 비워두어 그 시간만큼은 방해받지 않기를 원한다. 그 행위에는 자아몰입의 심리가 들어있다.
머리감기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샴푸한 후 몇 시간인데 헤어핀을 벗고 빗으로 빗은 후이다. 그녀의 노력이 성공적으로 되었는지 열심히 관찰하는 때가 바로 이 때이다.
그녀는 거울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서 손으로 머리카락을 끌어올리며 얼마나 보송보송한지, 부드러운지 또는 곱슬거리는 지를 가늠한다. 머리살갗의 깨끗한 느낌은 머리감기에서 또 하나의 중요하고도 즐거운 기준이다. 머리 결이 얼마나 윤기가 나느냐 또한 성공의 기준이 된다. 이때가 자기가 사용한 제품이 좋은가 나쁜가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때이다. 그 제품을 계속 사용할지 다른 것으로 바꿀지의 여부가 가려지는 것이다.

머리염색의 기본적인 동기는 -흰머리를 없애고 젊게 보이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새로운 개성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여성은 자기가 금색으로 염색하거나 아니면 갈색이나 붉은색으로 했을 경우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를 궁금하게 여긴다.
젊은 여성일수로 머리 염색에 더 적극적이다. 머리염색을 위해서는 아직도 전문적인 충고를 받는다. 미용실에서 주로 조언을 받으며 아니면 약국에서 얻는다.
많은 여성들이 다양한 머리염색약에 대해 실망을 해왔다. 기대한 만큼의 약효가 나오지 않는데다가 광고한 결과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에겐 염색이 잘못되었을 경우 가족들과 친구들의 조롱과 야유를 받는 다는 두려움이 있다. 염색하려고 하는 여성의 절반은 자기머리의 자연스러운 색을 강조하고 싶어서이고 다음으로는 더 짙거나 옅게 하려는 의도이며 나머지는 흰머리를 커버하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입술을 주로 자신의 성격이나 개성을 나타내는 징표로 여긴다. 입술 모양은 두 번째로 중요한 미학적인 부분이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들이 희망하는 입술모양인 따뜻함, 관대함, 친근함, 그리고 유머의 속성을 지닌 입술과 자신들이 지닌 입술모양을 비교해 보곤 한다. 매일매일 여성들은 이상적인 자신과 거울 속에 있는 실제의 자신 사이의 차이를 느낀다.
립스틱은 이러한 이상적인 욕망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다른 화장품은 안 쓰고 오직 립스틱만 한다는 여성도 있고 그 어떤 화장품보다 립스틱이 가장 활력을 준다고 하는 여성도 있다.

또한 립스틱에 대한 태도는 양면성을 가진다. 입술이 자기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것과 동시에 그것은 마음속의 희망과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덮어주는 역할도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의 진심을 보호하고 자아의 노출을 막으려는 욕망이 있는 것이다. 이렇듯 립스틱은 감성적인 분위기나 무드를 만들어내는 심리적 역할을 한다.
여성이 립스틱에서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것은 첫째로 농도 또는 명암으로서 자기에 맞는 농도를 찾는 일이다. 다음은 부드러운 질감이다. 또한 성능이 오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립스틱은 무언가 부적절한 관계의 징표이기도 하다. 결혼한 남자가 비행 소녀와 키스할 때 가장 심하지만 결혼한 커플인 경우는 반대이다. 그것은 범죄의 상징적인 증거가 되는 살인자의 손가락에 묻어있는 피와 같다.

그것은 무의식적으로 여성의 월경을 생각나게 하고 이는 남성이 키스를 할 때 좋지 않은 느낌을 가지게 한다. 따라서 입술을 문지르거나 남성에게 립스틱을 묻히는 것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누군가를 더럽히는 것과 같아 보일 수 있다.
소녀가 그녀의 입술을 조심스럽게 그려 넣고 있을 때는 그것은 남성에게 “나는 혼자 있고 싶어요”고 말하는 것과 같다. 남성의 입장에서는 그녀의 입술을 지저분하게 한다는 것에 두려움과 비난에 대한 염려로 당황하게 되고 일종의 모욕감도 느낀다.
많은 소녀들은 자기의 입술이 언제나 촉촉하고 빨갛게 보이길 원한다. 그래서 습관적으로 자기 입술을 물거나 핥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향수는 꽃과 관련이 깊다. 꽃가루를 운반해서 수정시키는 일을 하는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꽃 봉우리는 냄새를 발산한다. 대부분의 향수는 원래 이러한 향기로운 기름이나 꽃으로부터 추출되었었다. 이렇듯 향수는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서 비법으로 만들어져 사용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향수의 기본적인 목적은 성적 매력인 것이다. 냄새로 성적인 매력을 끌려는 최초의 시도는 땀을 흘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점점 세련되고 문명적인 방법으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 향수의 향과 브랜드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성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대부분의 현대 여성은 향수를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는 향수의 원래 목적이 너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향수를 뿌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현대의 향수 제조와 판매에서 매우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여성들이 쓰는 향수는 원래의 기본적인 생물학적 냄새를 대신하는 거의 제2의 성격이다.
원래는 고대에 더 달콤하고 진한 형태의 향수가 사용되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다 가볍고, 신선하고, 자연스러운 향의 향수를 선호하게 되었다. 생물학적으로 코는 동물들의 진화과정 속에서 점점 더 둔해졌다. 그러나 사람의 경우는 냄새를 구별하는 능력이 더 발달되고 정교해졌다.

여성의 성격과 향수의 유형과는 연관이 깊다. 프랑스 향수 전문가는 여자의 손수건에 뿌려진 향수의 냄새에서 그 여자의 성격을 알아낼 수 있다고 했다. 여성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향수 냄새를 맡고 자신을 인식해주면 매우 즐거워한다.
그러한 인식은 그 향수가 자기 개인을 나타내고 그녀의 성격과 잘 조화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다른 사람과는 다른 것을 쓰고 있으며 그것에 대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향수를 사용하는 심리학적인 이유는 몸의 냄새를 없애는 것뿐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으로부터 호의적인 관심을 끌게 하는 향이자 만족스럽고 더 즐거운 후각으로 자신을 포장하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어떤 냄새로 인해 독특하고 미묘한 심리적 반응을 했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습기 차거나 비 오는 냄새를 맡으며 우리는 파리를 떠올리거나 비 오는 날 방문했던 다른 도시가 생각난다. 마찬가지로 어떤 향수냄새는 그 향수를 사용하는 사람을 기억나게 하기도 한다.

왜 우리는 비누를 사용하는가? 단순히 깨끗해지기 위해서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방법으로도 깨끗해 질 수도 있다. 다른 이유를 찾아보자.
비누는 우리 몸에 직접 닿는 몇 안 되는 제품 중 하나이다. 새로운 비누를 보여주면 사람들은 맨 먼저 손으로 비누를 쓰다듬는다. 그들은 비누가 피부에 닿을 때의 느낌이 어떤지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비누는 건조 할 때 매우 부드럽고 젖었을 때 매끈매끈 한데 우리는 이러한 부드러운 느낌을 좋아한다. 우리는 유리 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들은 창유리나 부드러운 거울에 코를 대고 누르기 좋아한다. 우리는 또 아기 피부 만지기를 좋아한다. 그 촉감이 매우 부드럽기 때문이다. 파이프 애연가들은 즐겨하는 파이프의 부드러운 대롱을 쓰다듬기를 좋아한다. 남자들은 면도 후에 피부의 부드러움에 만족해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부드러움이란 것에 이토록 끌리는 것일까? 우리의 손은 매우 감각적인 기계와 같아서 물건이라는 것을 접촉했을 때, 우리에게 기쁨이나 고통 등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물건들을 만지고 싶은 욕망은 전 세계의 박물관에서 사람들이 값나가는 전시품을 만지지 못하도록 하는 표지를 만들어야 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다. 우리가 물건이나 사람을 만질 때, 우리는 만진 것에 대해 더욱 친근함을 느낀다. 만지는 일 없이 보기만 한다면 이런 친근감은 떨어진다.

특히 손바닥은 우리에게 가장 자극적인 즐거움을 준다. 그것은 사람이 자기생존이나 발전을 위해서 어떤 물체를 향해 손을 뻗거나 손에 쥐려는 생물학적인 이유에서 일 것이다. 새로 태어난 아기가 가장 먼저 하는 일 중에 하나가 손바닥으로 물건을 쥐는 일이다. 어른들이 비누를 단단히 잡으려 하는 것은 그러한 심리에 해당한다.

한편 비누의 향기와 색깔도 중요한 요소이다. 자기에게 맞는 냄새의 비누를 선호한다.
“욕조에 앉아서 비누 향기가 나의 몸 전체에 스며들게 하는 것은 큰 기쁨이죠”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흰색 비누를 좋아한다. 흰색은 순수한 의미와 연관되기 때문이다.
색깔 있는 비누는 불순물질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올리브기름이 손바닥에 좋다는 광고를 본 경우에만 색깔 있는 비누를 받아들일 것이다.

글ㅣ신강균(한세대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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