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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붙잡는 '시계'

2012-01-27


'시간'은 오랫동안 예술가들의 중요한 테마였습니다. 특히 '시간'을 담을 수 있는 훌륭한 캔버스인 '미디어아트'는 다른 어떤 예술 장르보다도 '시간성'을 물감 삼아 많은 작품들이 창작 되어지곤 했습니다. 하나의 장소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변화하는 모습들이나, 여러 공간의 각기 다른 시간들이 하나의 장소에서 모자이크 되는 모습 등은 우리가 무심하게 흘려 보기 쉬운 '시간'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곱씹게 하죠.

글 | 류임상 미디어아트채널 <앨리스온> 아트디렉터( nim2me@gmail.com)
에디터 | 길영화( yhkil@jungle.co.kr)

비디오나 컴퓨터를 이용하는 작품들, 다시 말해 '뉴미디어 아트'(개인적으로는 이러한 분류 방법을 그다지 신뢰하는 편은 아니지만) 작업들이 등장하면서 전통적으로 '공간예술' 이라고 구분되고 불리었던 미술에 '시간 예술'이 끼어들게 되었고, 이로 인해 보다 다양한 '예술적 사유'가 가능하게 되어졌는데요. 시간에 따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비디오 아트나 애니메이션, 그리고 움직임과 이미지의 변화 등을 담고 있는 작업들이 이와 같은 '시간성'을 가지고 있는 작업들이라 할 수 있겠죠.

오늘 소개해 드릴 작업인 'Last Clock'은 이러한 시간 예술이 스마트 디바이스에도 적용되어 소개 되고 있다는 좋은 예 입니다. 이 작업은 베를린의 디자인 에이전시 ART+COM의 아트 디렉터인 JUSSI ÄNGESLEVÄ 의 2002년도 작업 'Last Clock'을 아이패드용 앱아트로 만든 작업인데요. 아이패드라는 디바이스의 특성에 맞춰 작품이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 작업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관람객의 움직임을 순차적으로 기록하여 그 궤적을 둥그런 형태로 시간차를 두어 재생함으로 '시간의 궤적이 시간을 그리는' 독특한 시간성의 체험을 가져다 주는데요. 아래의 영상을 보면 그 이해가 더욱 빠르실 듯 합니다.

아이패드의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Last Clock'의 아름다움은 다양한 사용자들의 시도로 '자신만의 아트'를 만들 수 있다는데 더욱 큰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실제로도 다양한 장소, 시간대에서 독특한 이미지를 사용자들 스스로 생산하고 있지요.

사실 이 애플리케이션의 중요한 점은 이 앱의 예술적 성취도 보다 갤러리에서만 볼 수 있었던 미디어아트를 '내 것'으로 '구입' 할 수 있다는데 더 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작품의 판매가 잘 이루어 지지 않거나 애매했던 미디어 아트가 스마트 디바이스(스마트폰, 테블릿PC..)라는 새로운 컨텐츠 유통 구조를 만나 발전적으로 적응해 나가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예술을 갈망하는 예술가와, 관람자 모두에게 큰 기쁨이겠지요.

JUSSI ÄNGESLEVÄ가 참여한 또 다른 프로젝트들은 새로운 인터랙션 디자인 연구에서부터 피지컬 인스톨레이션, 건축적 미디어, 그리고 퍼블릭 공간에서의 수준 높은 설치 작업등을 아우릅니다. 다양한 공간과 소재를 활용한 그의 작업세계를 보시면 새로운 시대의 예술가들이 얼마나 다양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시간'은 멈추지 않습니다. 어쩌면 '계속 새로워지는' 시간의 속성에 많은 예술가들이 흥미를 가지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으로는 잡히지 않는 '시간'을 붙잡아 두려 하고, 마치 공기처럼 우리 주위에 떠다니는 시간들을 새롭게 환기 시켜주는 것, 그것이 '과학자'와는 다른 '예술가'들의 임무일 수 도 있겠네요. 물론 예술가들은, 그 임무를 즐겁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비디오, 컴퓨터, 스마트 디바이스, 인터넷 등 다양한 '캔버스'를 넘나 들면서 말이지요. 그들의 바쁜 행보, 잠깐이나마 훔쳐 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에 상상력에도 큰 도움이 될 테니 말이지요.


JUSSI ÄNGESLEVÄ 홈페이지 http://angesleva.iki.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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