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9
처음 EON 디지털필름에서 영화 ‘국가대표’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과연 CG작업을 할 수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엄청난 규모와 아직 국내에 잘 소개 되어지지 않은 생소한 운동 종목인 스키점프를 촬영으로 보여주기 위한 고민. 장장 3년여의 준비 과정과 7개월간의 촬영, 엄청난 양의 사전조사가 아니었다면, 한국 스포츠 영화의 한 획을 그을 만한 영화 '국가대표'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에디터 | 이안나(anlee@jungle.co.kr), 자료제공 ㅣ EON 디지털필름스
<국가대표>
는 프리비쥬얼 작업 없이는 촬영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사전 시뮬레이션 작업으로 인해 많은 도움을 받은 영화다. 자료조사를 위해 독일에서의 소스촬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프리비쥬얼 작업이 진행되었다. 스키점프의 역동성과 특수성을 국내에서 최대 구현할 수 있도록 미리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 하였다. 작업은 모두 소프트이미지 xsi와 마야가 사용되었다. 프리비쥬얼 작업을 통해 '국가대표'는 비용, 시간, 안전 등 일석 삼조의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국가대표>
아무리 잘 만들어진 CG 장면이라도 관객들로 하여금 몰입을 떨어뜨리거나 거슬린다면 잘 된 작업이라고 말할 수 없다. 레퍼런스를 가지고 고민한 결과 모든 경기장은 100프로 3D 작업을 거친 가상의 경기장을 만들었다. 실제 경기장의 조명에 맞게 만들고 테스트를 시작하였다. 워낙 중요한 장면이라 빛의 강도가 커질수록 작업은 어려워졌다. 그래서 불필요한 라이트를 과감히 버리고 최소화하였다. 더군다나 정지한 자세로 촬영된 인물에게 시속 100킬로가 넘는 속도로 하강하는 느낌을 주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다. 바람에 펄럭이는 옷의 느낌, 헬멧에 지나가는 반사들, 조명들 사이를 지나가면서 생길 수 있는 그림자와 하이라이트 효과들을 첨가하였고 하체와 레일의 마찰로 인한 떨림도 하체부위을 중심으로 효과를 주어 생동감을 더했다.
지금까지의 미묘한 현실감을 구현해낼 수 있는 것은 천재 미술가의 이름을 딴 슈퍼컴퓨터 '피카소'였다. 대전 대덕특구 KISTI가 자체 설계 · 구축 · 운영 중인 세계 5위급의 ‘그래픽스 전용 슈퍼컴퓨터(별칭 : 피카소)’에 '랜더링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결과다. 피카소를 넌지시 보면서 느꼈다. 앞으로 헐리우드 못지않은 창조적인 장면이 계속 나오리라는 것을.
'국가대표'에 사용된 시각효과 vfx컷은 거의 1000컷 정도다. 방대한 양의 컷이 사용된 영화는 eon 디지털필름 사상 역대 최고다. 영화 후반부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장면들은 거의 대부분 크로마키 촬영을 통해 찍혔다. 한국분량은 독일에서 촬영되었는데 관중 소스를 합성해서 진행했다. 경기장면에 공을 들이다 보니 공간을 연출하는데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으며 크로마키 작업시 문제로 등장하는 노이즈 현상은 제약을 주지만, RED ONE 카메라로 찍은 소스는 노이즈가 현저히 적어 크로마키 작업시 생기는 문제들이 적게 발생했다.
스키점프는 상당히 멋있고 역동적인 스포츠 이다. 그만큼 위험한 스포츠다. 실제로 120미터 스키점프대에 올라서면 점프를 한다는 건 상상도 하기 힘들 정도로 공포감이 크다. 스턴트 맨이 할수 있는 것도 아니고 배우들은 더더욱 무리였다. 페이스 디스플레이스먼트(Face Displacement) 효과를 넣은 이 장면은 극적 감정의 맥을 끊지 않고 녹아 든 cg컷이라 자부하는 장면들이다. 이런 장면 모두는 실제 스키점프들이 대역을 맡아 촬영한 다음 나중에 얼굴과 상반신을 디지탈 이미지로 교체하는 작업을 통해 가능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