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9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기업은 튼실한 뿌리를 기반으로 큰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의연함을 보여준다. 방배동에 자리한 규빗종합건축은 그 표방하는 기업이념처럼 전통을 중시하고 창의적이면서 기본을 지키는 건축 집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 건축은 변화무쌍한 환경에 곧고 의연한 대처로 이어지고 창의성으로 무장한 건축의 빛깔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간다. 그 중심에 서서 규빗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이끌어가는 장본인이 바로 윤승지 대표건축가이다. 윤 대표는 지난 90년대부터 여러 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혀온 그 이기에 종교시설, 주거시설, 교육연구시설, 공공시설, 문화복지시설, 오피스 등의 설계에서 두각을 나타나게 된다. 특히 종교시설의 여러 지명현상에 당선되면서부터 10년 넘게 종교건축 설계에 탁월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5년 그가 설계한 영은교회로 제1회 국민일보 아름다운 교회 건축대상에 수상하는가 하면, 거창순복음교회로 제3회 국민일보 아름다운 교회건축대상을 연거푸 수상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규빗건축의 종교건축에 대한 새로운 면모는 교회가 자리한 주변 콘텍스트를 세세히 읽고, 기존 교회의 형태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교회건축의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려는 시도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국민일보, 한국경제신문을 비롯하여 시사타임즈, 기독교 연합신문, 기독교 호남신문 등 각종 언론매체에서 규빗건축의 윤 대표를 집중 조명하게 된 것이다.
글 | 김용삼 편집국장
교회건축의 정체성을 찾고 질서를 부여하다
“교회의 정체성은 종교적 특성을 반영되는 것입니다. 선교냐, 말씀이냐, 전도냐 등 어떤 것에 중점을 주는 것이냐에 따라 건축은 이것을 외형적으로 표출해 주는 것이죠.” 교회의 건축적인 정체성을 받아들여 맥락 속에 반영해 주는 것이라고 윤 대표는 확신에 차 말한다.
교육과 양육을 많이 하면, 세미나실 소그룹 미팅 공간 등을 위주로 공간을 구성하고, 말씀은 영상 음향 등 주변시설로, 친교와 커뮤니티는 만남을 중시하는 카페 쉼터 등으로 구성하는 것이다. 건축적인 요소의 쓰임새가 여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어떤 때는 빛이 어떤 때는 어둠이 어떤 때는 기계장치, 어떤 때는 뷰, 어떤 바람, 빛 등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이다.
고유의 정체성을 지닌 교회의 공간을 찾아내기 위해 건축가 윤승지는 실제적으로 목회자의 철학을 많이 반영한다. 교회의 전통과 문화 등도 있고 교회 구성원들의 가치, 교회의 지역적 위치와 특색 등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개념화하기 위해서 윤 대표는 기도와 말씀을 통해 주로 개념을 받는다. 늘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대화를 하고, “어떻게 하면 가장 말씀과 요구에 일치하는 것을 최대한 수용하는가?”라는 질문을 계속적으로 던진다. 예민하게 찾고, 머릿속에 담고 다니면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점차 좁혀나가는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거르고 머릿속에 스케치하면서 결국 하나로 귀결시킨다. 20가지면 10가지로 5가지로 걸려가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5가지로 축약되면 실제적으로 모형작업 등을 통해 구체화시킨다.
작업의 실 사례로 대전 주성천 교회의 경우는 뚜렷한 목회 철학이 없었기에 지역적 특색에서 찾고자 하였다. 나중에 건물을 지으면서 목회자님이 건축가의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반면에, 믿음의 방주로서의 성경적 상징이 굉장히 뚜렷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에 윤 대표는 방주적인 교회는 많이 지었지만 의도적인 방주를 하지 않고, 주변여건과 교회의 요구조건 등을 종합해 가면서 방주를 이끌어낸다고 밝힌다. 거창순복음교회 역시 실제적으로는 지역문화센터의 커뮤니티를 더 중시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러한 이미지가 현재의 방주 형태를 만들어 내었다는 것이다. 교회가 위치한 곳은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는 신개발지역이지만 교회 옆으로 하천이 흐르고 수려한 산들로 둘러싸인 연유로 개방된 창을 통해 자연환경을 끌어들이고 지역사회에 교회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고자 하였다. 교회의 사용공간과 문화비전센터의 두 영역이 서로 대비되고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방식을 추구함으로써 기존 교회의 틀에서 벗어난 21세기에 걸 맞는 새로운 교회 이미지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기존 50년대 이전의 교회는 그 틀이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교회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건축가 윤승지는 신도시 안에 교회를 짓는 경우 대부분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보니, 조소적 회화적 영향을 많이 줄려고 한다. 신도시는 아파트 밀집지역이니 아파트 건물들이 많고, 건물의 생경감, 독창성, 감성유발 요소가 작기 때문에 그런 요소들을 건물에 부여해서 아파트 건물 지역에서 독특성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거창순복음교회, 세곡교회, 왕십리감리교회 등과 같이 조각적이면서도 회화적인 건물로 감칠맛 나게 구현된다.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주민들이 아파트의 획일적 딱딱함 속에서 교회 건물을 보고 친근감을 느끼고 새로움을 느끼고 가보고 싶은 느낌을 지니게 된다. 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교회이자 좋은 건물로 각인시키는 셈이다. 또한 윤 대표는 기존 도심 주택밀집지역 안에 교회를 짓고자 할 경우 가급적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건물이 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한다. 그의 말인즉 건물 스케일 면에서 기존 건물에 차별적이 되지 않고, 성처럼 견고하지 않으면서, 열려있으면서 단순한 교회를 짓는다는 것이다(판교성현교회, 은성교회, 삼선교회). 되도록 오픈스페이스를 크게 갖게 하며, 1층을 열어서 공원화 정원화 등 쉼터를 많이 제공하는 것이 규빗건축의 설계 노하우이다. 규빗건축은 도심 다운타운에 교회를 지을 경우, 빌딩 숲 사이에 있는 교회의 고유성을 많이 찾고자 한다. 중세 때부터 내려오는 교회의 원형, 로마 공인 바실리카, 익숙한 삼각형 교회가 그것이고, 원형적인 모습들을 심어줌으로써 빌딩 숲 안에서의 차별화를 추억을 그리움을 심어주려고 하는 것이다(한밭제일교회, 대구서부교회, 고척교회). 열림, 화려함, 매끈함 보다는 텁텁하고, 무겁고, 정겹고, 토속적인 친근한 재료들을 많이 사용하여 기억 그리움 풍토적인 것으로 건물을 짓는 것이다. 규빗건축의 주성천교회와 예닮교회에서 잘 나타나듯 전원형 교회를 설계할 경우 자연환경을 최대한 반영해서 자연에 편입되는 건물로 디자인한다. 주변의 나무들, 공기, 바람, 햇빛, 새 등을 내부 안으로 끌어들이거나 내부와 소통시켜서 공간을 배치하며, 이런 자연적 요소들을 안으로 들어오기 위한 노력을 최대한 한다. 재료는 오브제로 형상들은 나무, 바람, 새, 물 등을 표출한다.
규빗건축의 여러 교회건축을 살펴보면 기존 교회건축과 상당히 차별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차별화될 곳은 장소성 구축에 무게를 두고, 차별화되지 말아야 할 곳에는 주변여건에 튀지 않고 없는 것을 투입시켜 전체적으로 풍성하고 윤택하게 접근한다고 밝힌다. 그의 말인즉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다.
콘텍스트와 아이덴티티로 엮어진 새로운 건축
“건축은 시대를 담는 그릇이자 문화적 산물, 필요의 산물입니다. 건축은 인간의 삶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인간의 시대와 속성을 떠날 수 없는 것이죠.” 건축에 대한 표현방식에 윤 대표는 “오늘날 건축은 감성적으로 표현되어야 하며, 도식적, 의도적, 수식적 이성보다는 감성적 요인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감성적이어야 유연한 사고를 제공할 수 있고, 유연한 발상을 제공하는 것이 건축의 몫인 셈이다. 또한 윤 대표는 “건축은 자연의 일부이기에 자연화 되어야 한다”고 밝힌다. 콘텍스트는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과 친화적이고, 자연에 귀속되어야 하며 인간의 인위적 빌딩이지만 결국은 자연에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사람마다 체취가 있듯 나름대로의 건축은 빌딩의 고유성 즉 아이덴티티를 지녀야 한다. 그 사람의 독특성이 있듯 건물도 이런 측면을 강조되어야 하는 것이다. 하나의 건물만이 지니는 건물의 체취에는 고유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건물은 하나의 영역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이덴티티가 질서를 부여한다. 아이덴티티와 콘텍스트는 대립적인 개념일 수 있지만, I와 C 두 개를 갖고 위계를 잡아간다. 도시의 위계라 할까? 건축은 도시의 한 부분이기에, 건물은 하나의 비트(bit)라고 생각한다. 기본단위 즉 기본요소인 것이다. 도시 안에서도 위계(hierarchy)가 있어야 한다. 이런 위계를 잡아가는데 콘텍스트를 지녀야 하며, 콘텍스트를 잡아가는데 있어서 개별 건축의 아이덴티티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인의 자유와 존중이 전제되지 않는 질서는 폭력이요 독재인 것처럼, 건축에 있어서도 콘텍스트는 개별 건축의 아이덴티티를 잘 살려주는 측면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 기능, 위계, 크기, 모양, 색깔 등에 따라 각각의 위치를 설정할 수 있는 것이다. 건물도 주변 여건에 따라 개별 건축물이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다. 곧 콘텍스트에서 개별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절제된 표현인 것이다. 질서 안에서 개별의 자유성이 고유하게 표현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농촌에서 교회건축은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것이다. 그 농촌을 대표하는 농촌 주민들이 쉼터 만남 등으로 활용될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마을 사람들이 “야 어디에 있는 교회”라고 인식의 출발이 될 수 있듯 대표성을 지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위계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건물인 셈이다. 핵심적인 건물로 위치적으로 표현되면서, 마을의 역사와 생활과 문화를 담는 그릇이어야 한다. 위계적으로 아이덴티티가 도드라지면서, 랜드마크가 되고 문화적 센터가 되는 교회는 획기적인 교회건물 디자인, 상징적인 디자인이 될 수 있다. 규모, 색깔, 아름다움, 예술성, 편리성 등에서 두각을 내야 한다. 콘텍스트에서 잘 조화된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제대로 발현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윤승지 대표는 교회건축의 전략적 입장을 언급한다. 콘텍스트와 아이덴티티의 두 가지를 다양하게 조합한 결과물이 바로 규빗건축이 구현하는 다양한 작품 속에서 오롯이 나타나고 있다. 윤 대표의 말처럼 시대를 담는 그릇이고, 그릇은 아이덴티티, 시대는 바로 콘텍스트인 것이다.
“건축디자인은 아이디어의 집합체입니다. 하느님의 집을 짓기 위해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을 때 하느님에게 영감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시대를 아우르고 콘텍스트를 고려하여 교회건축의 고유한 정체성을 만들어가기 위해 윤승지 대표는 교회건축의 방향성을 차분히 제시하고 있다. 믿음의 방주 위에 선 규빗종합건축의 발걸음은 교회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며 최고의 교회건축전문 건축사사무소로 자리 잡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