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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나무가 펼쳐진 놀이동산, 어린이도서관

2009-01-29

시끌 시끌 부옇게 황토의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즐거운 하교길을 향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그때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모르지만 암튼 신나던 때였다. 그저 앞만 보고 달린 기억이 전부인 것 같다. 부옇게 밀려드는 흙먼지 속에 아이들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거기에서 정신 없이 웃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고심하던 차에 하교길의 동네아이들을 보고 어린 시절 하교길의 그림이 떠올랐다. 그때의 기억을 디자인 테마로 접근하기로 하였다. 또한 교회라는 특성을 감안하여 “에덴동산”이라는 느낌과도 상통하는 디자인으로 깊게 접근하였으며, 이를 숲이라는 개념과 자연 속의 꽃, 나비, 나무 등으로 디자인 요소로 반영하였다. 교회라는 종교적 색채를 배제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도서관에 놀이체험 공간을 더하였다. 도서관은 공간이 협소하고 교회 내부에 부설로 이루어진 공간으로 하나의 실이다. 두 벽면은 책장으로 수납하는 공간이고 한 벽면은 교육공간이며 나머지의 벽면은 디자인 콘셉트인 나무의 형태를 주출입구와 함께 디자인하여 이곳이 숲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 중앙 홀에는 서고를 수납하는 책장이 있고 아이들이 책을 볼 수 있는 공간과 놀이 공간이 함께 공존한다. 벽면을 유리로 투명하게 하여 아이들의 안전과 동선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복도의 나무 사이로 자연광이 비치는데 지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숲을 거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바닥으로 비치는 나무의 그림자는 흐르는 시냇물처럼 보이고 복도와 도서관을 가로지르는 두 개의 공간으로 느끼게 한다.

2층으로 올라오면 우측으로 나무의 형태가 보인다. 여기서 벽체를 숲속의 아름드리나무가 중첩된 형태로 묘사하였고 나무와 나무 사이를 유리라는 투명한 소재로 하여 안과 밖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로 하였다. 천장은 하늘을 표현하였는데 구름의 형태를 곡선의 느낌으로 하고, 오후 햇살과 저녁노을을 상징하는 색상으로 인공조명 LED를 사용하여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였다. 복도의 벽체를 나무 형태로 하였고 가지 사이의 공간을 스테인드글라스의 효과를 주었다. 자연적인 소재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한 것은 아이들을 삭막한 도시의 풍경에서 자연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줌으로써, 자연과 좀더 가까이 공존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완성하였다.


취재 | 조현진 기자, 사진 | 김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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