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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금속배경위의 놓인 제품 촬영하기

2004-05-04



SK텔레텍의 상징, 은빛 이동전화기!
온갖 첨단 기능을 갖춘 이 이동전화기가 화살촉으로 달린 금속 화살이 사이버틱한 금속 배경 위를 날아갑니다.
이 모습을 첨단 느낌이 나도록 아주 샤프하게 담아내는 것, 이것이 제 임무였습니다.

대형 소프트 박스를 이용하여 배경 전체를 커버하도록 한 다음, 화이트 보드로 소프트 박스의 광원 부분을 조금씩 가려 나가는 방법으로 배경의 톤을 다듬었습니다.
배경의 밝은 부분과 알미늄 파이프의 하이라이트 부분의 컨트라스트를 높이기 위해 허니컴 스포트 하나를 화살촉의 왼쪽 위에서 하이라이트에만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추가했습니다.

다음은 화살촉 부분인 이동전화기.
가급적이면 함께 촬영하려 했지만 이렇게 되면 화살에 비해 화살촉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별도로 촬영했습니다. 물론 조명은 화살 촬영과 동일한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원래 시안은 화살의 날개 부분이 로켓처럼 금속 날개였지만, 실제 화살처럼 새깃털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디자이너의 의견을 좇아 깃털 날개를 가진 화살을 촬영했습니다.
결과도 썩 만족스러웠지요.


하지만 결국은 금속날개를 달아 다시 촬영해야 했습니다. 촬영시안과 똑같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지요. 요즈음에는 촬영시안들이 실제 최종원고에 가깝게 사진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시안과 똑같지 않다며 재촬영을 요구받는 이런 해프닝들이 종종 벌어지곤 합니다. “시안과 똑같이 해달라”는 겁니다.
광고사진.
얼핏 아주 화려하고 퍽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그리 만만한 분야가 아닌 것만은 틀림 없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작가의 개성이나 의도를 반영하기가 극히 힘든 분야이지요.
물론 광고사진 역시 분야에 따라 상황이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만, 적어도 제가 몸담고 있는 인쇄 광고 분야에서 만큼은 확실히 그렇습니다.
광고주와 디자이너, 그리고 소비자들을 모두 고려하여 치밀하게 계산된 시안에 맞추어 촬영을 이끌어야 하니 말입니다.
촬영된 사진 자체가 원본 그대로 매체를 타는 일도 거의 없고, 발표는 대부분 정교한 수정과 합성 과정을 거친 다음입니다.
가끔은 잡지나 출판 쪽 사진일을 하시는 분들이 부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 분야에서는 그래도 사진가의 의도가 제법 많은 부분 반영될 수 있고, 촬영된 사진 그대로 매체를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그 분야에 몸담고 계신 분들은 ‘모르는 소리’라고 하실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 사진일임에는 분명하지만 분야에 따라서 그 특성이 확연히 구분되기에 사진가의 적성과 성향에 따라 어울리는 분야가 있게 마련입니다.
요즘 광고사진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제게 문의해 오시는 분들을 부쩍 많이 접하게 되는데,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아침 10시30분에 예정되어있던 촬영이 이런저런 이유로 연기되어 저녁 8시가 넘도록 기다리고 있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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