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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라스베이거스 연가

월간사진 | 2015-05-11


도심 속 일상 풍경을 비일상적으로 포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네덜란드 사진가 마르튼 본 사이크(Maarten Van Schaik)가 라스베이거스의 거리를 거닐다 마주친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했다.

기사제공 ㅣ 월간사진
 

누구에게나 왠지 특별하게 느껴지는 도시가 있기 마련이다. 네덜란드 사진가 마르튼 본 사이크(Maarten Van Schaik)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는 거대한 모래 사막에 건설된 신기루 같은 도시를 거닐며, 주변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일상적 사물과 공간을 한 편의 추상화처럼 포착한다. 라스베이거스의 강렬한 태양 덕분일까. 그의 사진 속에는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선명한 컬러와 음영의 구분이 확연한 강렬하면서도 모호한 이미지가 남아 있다.

사진에 매력을 느끼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회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엄마는 나를 미술관으로 이끌었고, 자연스럽게 화가를 꿈꾸며 미대에 진학했다. 대학 입학 첫 해, 핀홀 카메라를 직접 만들어 볼 기회가 생겼는데 그 후, 사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Mirage(신기루)’와 ‘Postcards from the other side of the fence(저 너머로부터 날아온 엽서)’ 시리즈 제작 계기는?
나의 뮤즈는 사람이 아닌 도시다. 특히 라스베이거스는 신기루 같다. 사막 한가운데 인위적으로 만든 도시라는 사실만으로도 묘한 매력을 풍긴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일확천금을 꿈꾼다. 인간의 헛된 꿈이 신기루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도시 자체가 품고 있는 모든 것이 흥미로웠고, 그 오묘한 장소를 나만의 관점으로 포착한 것이 시리즈다. 라스베이거스에 매료된 이후 2년에 한 번씩 방문해서 촬영했는데 는 2014년 마무리했다. 반면 시리즈는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지 않은 2013년에 완성했다. 구글 스트리트 뷰를 네덜란드에서 재촬영한 독특한 형태로 내가 현장에 없는 상태에서도 그곳을 느낄 수 있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 신기했다. 이 작업을 통해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곳에 대한 인간의 갈망을 표현하고 싶었다.

평소 촬영 방식이 궁금하다.
관심을 끄는 것을 찾기 위해 거리를 끝도 없이 걷는다. 하지만 내 시선을 사로잡는 사물이나 상황은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대부분은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것들이다. 사진의 미학은 그 자체가 거짓이라는 것에 있다. 외견상 하찮아 보이는 것들도 특별하게 보이도록 하는 능력을 사진은 갖고 있다. 촬영시 당신의 마음을 지배하는 생각은? 현실 같지 않은, 그래서 호기심이 생기는 장면을 발견하면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결국 현실 속에 존재하는 추상적인 이미지가 내 작업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물체와 장소는 지루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사진을 통해서라면 오히려 독특한 느낌을 부여 받게 된다.

당신의 사진은 비비드한 컬러와 음영의 조화가 돋보인다. 특별히 선호하는 촬영 시간이 있나?
해가 막 떴을 때와 그 후 두 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사진 중 일부는 정오에 촬영된 컷도 있다. 사진가는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끊임없이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찾고, 관찰하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야 한다.

사진을 시작한 이래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나?
가끔 흑백으로 작업하거나, 사진 위에 페인팅을 하고 그 이미지를 다시 촬영하는 등 색다른 시도를 한다. 대부분 실패를 하지만 가끔 뜻밖의 결과물을 얻는다. 평소 스타일과 거리가 먼 작업을 시도하면 처음에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작업 과정 자체가 예술가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원동력이 된다.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아티스트는?
프렌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트렌트 파르케(Trent Parke),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윌리암 이글스톤(William Eggleston), 마크 스테인메츠(Mark Steinmetz),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 등의 화가, 사진가, 영화감독.

누구나 사진을 찍는 시대다. 사진가로서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대중이 사진을 즐긴다는 것은 기꺼이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문제는 대부분의 사진이 유사하다는 점이다. 독창성에 초점을 맞춰 작업하고, 무엇을 찍든 남들과 다른 이미지를 완성해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나에게도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다.



▼ 사진가 Maarten Van Schaik의 또 다른 작품들

<Car Nudes>
자동차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기록하고 싶어 완성한 시리즈다. 자동차를 ‘누드’라고 가정하고 촬영에 임했다. 나름대로 해석한 ‘지극히 평범한 오브제를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의 결과물이다.

<Modern Men>
관람자가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왜 그곳에 서 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증을 품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작가 자신의 모습을 타인에게 투영시킨 시리즈다.

<Las Vegas>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주한 일상을 환상적이면서 기묘한 분위기로 포착한 작업. 시리즈와 연결 선상에 있다.

Maarten Van Schaik
네덜란드 The Gerrit Rietveld Academy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2015년 , 2013년 (Museum Diepenheim), 2010년 (Zwitserleven headquarters)외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을 열었다. De Nederlandsche Bank, Ministery of BUZA, ING Collection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으며 그의 홈페이지 ( www.maartenvanschaik.nl)를 통해서는 세계 어디서나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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